암세포 생존 돕는 단백질 없애자 대장암 증식 멈췄다

임정우 기자 2026. 2. 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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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를 영구 노화 상태로 만들어 증식을 멈추게 하는 새로운 항암 전략이 나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채영찬 생명과학과 교수팀이 'NSMF'라는 단백질이 대장암 세포의 복제 스트레스를 조절해 암세포 노화를 막고 증식을 가속화한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NSMF 단백질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암세포 증식을 멈추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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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왼쪽부터 UNIST 채영찬 교수, 신경진 박사, 이유진 박사. UNIST 제공.

암세포를 영구 노화 상태로 만들어 증식을 멈추게 하는 새로운 항암 전략이 나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채영찬 생명과학과 교수팀이 'NSMF'라는 단백질이 대장암 세포의 복제 스트레스를 조절해 암세포 노화를 막고 증식을 가속화한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NSMF 단백질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암세포 증식을 멈추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뉴클레익 애시드 리서치(Nucleic Acids Research)'에 지난 1월 14일 게재됐다.

암세포는 정상 세포보다 훨씬 빠르게 분열한다. 암세포의 DNA 복제 속도는 암세포의 분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암세포가 빨리 분열하려 할수록 DNA 복제 과정에서 오류가 생기고 엉키는 '복제 스트레스'가 발생한다.

복제 스트레스가 일정 수준 이하면 DNA 돌연변이가 누적되며 암이 더 악성으로 진화한다. 스트레스가 임계점을 넘으면 DNA가 파괴돼 암세포가 죽거나 분열을 멈추는 노화 상태에 빠진다.

문제는 암세포가 복제 스트레스를 적정 수준으로 조절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임계점을 넘지 않고 계속 증식한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대장암 세포가 NSMF 단백질을 스트레스 조절 인자로 활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NSMF는 복제 스트레스가 높아지면 암세포의 DNA가 손상되지 않도록 보호하고 복제를 돕는 신호 전달 체계를 활성화해 암세포의 생존을 돕는다. NSMF는 원래 뇌 신경 발달을 조절하는 단백질로만 알려져 있다.

연구팀이 대장암 환자의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복제 스트레스 수치가 높을수록 NSMF 발현량도 높았다. 세포 실험에서 대장암 세포의 NSMF 생산을 억제하자, 암세포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복제 스트레스를 받아 스스로 분열을 멈추고 노화 상태에 빠졌다. 암세포 DNA 복제 속도가 느려지고 빈번하게 멈췄으며, 암세포 속 DNA 이중 가닥이 끊어졌다.

동물실험에서도 유효성이 입증됐다. 선천적으로 대장암에 잘 걸리는 쥐의 NSMF 발현을 억제하자, 대장암 발생 빈도가 줄고 암이 생기더라도 성장이 억제돼 생존 기간이 대조군 대비 33.5% 늘어났다.

정상적인 장 조직에서는 아무런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다. 비정상적으로 높은 복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암세포와 달리 정상 세포는 NSMF 없이도 스트레스를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NSMF를 표적으로 삼으면 정상 세포 손상 없이 암세포만 타격하는 항암 전략을 취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뇌 신경 발달 인자로 알려졌던 NSMF가 대장암 세포의 복제 스트레스를 관리한다는 새로운 기능을 밝혀냈다. 채영찬 교수 "NSMF 저해제가 개발된다면 암세포가 스스로 늙어 죽게 만드는 새로운 항암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정우 기자 jjw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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