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조절 못한 암세포, 스스로 늙어죽었다

최원석 기자(choi.wonseok@mk.co.kr) 2026. 2. 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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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에게 스트레스를 줘 증식을 스스로 멈추게 하는 새로운 암 치료 전략이 나왔다.

기존에 과학계는 암세포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연구해 왔으나, 이번 연구는 기존의 상식을 완전히 뒤집은 결과다.

채영찬 UNIST 생명과학과 교수팀은 대장암 세포의 복제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단백질을 찾고, 이를 통해 암세포 증식을 멈추는 방법을 찾았다고 5일 밝혔다.

암세포의 스트레스를 폭주시키는 방법이기 때문에, 이미 생긴 암세포 치료는 물론 사전 예방 효과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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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찬 UNIST 생명과학과 교수
새로운 암 치료 전략 제시해
암세포 스트레스 폭주시켜
스스로 증식 멈추고 사멸까지
채영찬 UNIST 생명과학과 교수팀이 암세포의 복제 스트레스를 임계점 이상으로 폭주시키는 새로운 암 치료 전략을 발견했다. [사진=픽사베이]
암세포에게 스트레스를 줘 증식을 스스로 멈추게 하는 새로운 암 치료 전략이 나왔다. 기존에 과학계는 암세포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연구해 왔으나, 이번 연구는 기존의 상식을 완전히 뒤집은 결과다.

채영찬 UNIST 생명과학과 교수팀은 대장암 세포의 복제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단백질을 찾고, 이를 통해 암세포 증식을 멈추는 방법을 찾았다고 5일 밝혔다.

정상세포는 일정 수준이 되면 복제를 멈추는 반면, 암세포는 끝없이 증식한다. 성장과 분열의 속도도 정상세포보다 200배가량 빠르다. 암이 몸에서 빨리 퍼지고 다른 기관으로 전이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분열이 빠르다보니 암세포는 복제 스트레스를 받는다. 암세포가 분열하려면 내부 DNA도 같은 속도로 복제되어야 하는데,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이 속도 차 때문에 분열된 암세포는 일부 유전자 결함이나 변이를 갖게 된다.

적당한 복제 스트레스는 암세포 입장에서 도움이 된다.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켜 암세포가 진화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과학계는 지금까지 복제 스트레스를 최소한으로 줄여 암을 치료하는 방법을 찾는 데 골몰했다. 다만 복제 스트레스가 어떻게 조절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채 교수는 완전히 다른 방법을 고안해 암세포의 복제 스트레스가 임계점을 넘어 폭주시키는 방법을 찾았다. 암세포에 있는 ‘NSMF 단백질’이 복제 스트레스를 조절한다는 점을 발견하고, 이 단백질을 억제했다. NSMF 단백질은 원래 신경세포에 관여하는 정도로만 알려져 있었으나, 암 세포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채 교수가 처음 규명했다.

스트레스를 조절하지 못한 암세포는 빠르게 노화했다. 이후 스스로 분열을 멈추고 사멸했다. 약물이나 방사선 치료를 하지 않아도 암세포를 없앨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열린 것이다.

동물실험 결과, NSMF 단백질 발현을 억제한 쥐는 대장암 발생 빈도가 줄어들었고, 암에 걸려도 성장이 억제돼 생존 기간이 정상 쥐 대비 33.5% 늘어났다.

NSMF 단백질을 억제해도 정상 세포에는 아무련 영향이 없었다. 정상 세포는 분열이 빠르지 않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조절할 필요가 없고, NSMF 단백질이 없더라도 생존에 무리가 없다. 이는 이번 연구 결과가 실제 항암제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아직 NSMF 단백질을 저해하는 약물은 없다. 채 교수는 향후 약물 형태의 저해제를 만드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채 교수는 “아직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면서도 “이번 연구에서 다룬 대장암 뿐만 아니라 다른 암종에도 같은 결과를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암세포의 스트레스를 폭주시키는 방법이기 때문에, 이미 생긴 암세포 치료는 물론 사전 예방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채 교수는 “NSMF 저해제가 개발된다면 암세포가 스스로 늙어 죽게 만드는 새로운 항암 전략이 될 것”이라고 했다.

채영찬 UNIST 생명과학과 교수, 신경진 박사, 이유진 박사. [사진=U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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