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스마트폰 좀 덜 똑똑해지면 안되겠니? 아침 알림 27개에 지쳐서 내린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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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라스트 아날로거', 88년생 호돌이 친구 이소호가 Z세대의 감각 속으로 들어가 본다.
스마트폰이 쓸데없이 스마트해졌다.
결국 나는 테크 유튜버의 덤폰 리뷰를 스마트폰으로 보며 대리만족했다.
'스마트폰을 덤폰으로 만드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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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라스트 아날로거’, 88년생 호돌이 친구 이소호가 Z세대의 감각 속으로 들어가 본다. 그들은 짧고 빠르고 감각적인 언어와 문화를 만들었다. 기존 세대의 기준을 뒤흔드는 혁명 세대이기도 하다. ‘힙한 타인’이면서도 함께 살아갈 세대를 제대로 마주하기 위해 그들에 대한 체험기를 시인의 필체로 작성한다.

직구 사이트를 뒤졌다. 라이트폰, 품절. 노키아 2660 플립, 품절. 펑크트, 역시 품절. 검색창에 'dumbphone'을 넣을 때마다 회색 글씨가 나를 반겼다. Sold Out. Out of Stock. 나 같은 사람이 많구나 싶었다. 위안이 되면서도 씁쓸했다.
스마트폰이 쓸데없이 스마트해졌다. 아침에 눈을 뜨면 알림이 스물일곱 개. 읽지도 않을 뉴스, 누가 내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렀다는 소식, 친구도 아닌 사람의 스토리 업데이트. 나는 그것들을 하나씩 지우며 하루를 시작한다. 아직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이미 지쳐 있었다.
디지털 디톡스가 필요했다. 그래서 덤폰을 찾기 시작했다. 전화와 문자만 되는, 그 단순한 기계. 실제로 젠지들 사이에서 '알고리즘의 감옥'에서 탈출하기 위해 메인 폰으로 쓰게 됐다는 노키아 2660.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살 수 없었다.
결국 나는 테크 유튜버의 덤폰 리뷰를 스마트폰으로 보며 대리만족했다. 라이트폰의 전자잉크 화면이 얼마나 눈에 편한지, 펑크트가 얼마나 미니멀한지. 유튜버는 행복해 보였다. 나는 침대에 누워 그 영상을 보다가 추천 알고리즘에 이끌려 다음 영상으로, 또 다음 영상으로 넘어갔다. 아이러니했다.
그러다 궁여지책을 발견했다.

'스마트폰을 덤폰으로 만드는 법'.
새 폰을 사는 대신 기존 아이폰이나 갤럭시를 덤폰처럼 만드는 흐름이었다. 2026년 젠지들 사이에서 '디지털 미니멀리즘'의 정석으로 통한다는 구체적인 방법들. 바로 활용하시길 바란다며 누군가 온라인에 친절하게 정리해둔 가이드를 내가 직접 사용해보았다.
우선 쓸데 없는 모든 알람은 다 끄고 시작한다.
1. 흑백 모드 설정
뇌가 스마트폰에 중독되는 가장 큰 이유는 화려한 원색 아이콘이 주는 도파민이다. 설정에서 흑백 모드를 켜라. 인스타그램의 사진도, 유튜브의 썸네일도 죄다 흑백으로 변하면 뇌는 즉각적으로 흥미를 잃는다. 맛없어 보이는 음식처럼 스마트폰을 보기 싫게 만드는 전략이다.
나는 바로 설정했다. 화면이 흑백으로 바뀌었다. 갑자기 내 폰이 그냥 '전화기'로 보이기 시작했다.
2. 홈 화면에서 '유혹의 아이콘' 유배 보내기
배경화면에 있는 앱들을 싹 지우고, 메모장이나 시계 같은 하나만 딱 두세요. 앱을 찾으려면 직접 타이핑해야 합니다. 무의식적으로 화면을 스와이프하다가 특정 앱에 빨려 들어가는 '무지성 클릭'을 원천 봉쇄합니다.
효과가 있었다. 폰을 켤 때마다 덩그러니 텅 빈 배경화면이 나를 맞았다. 뭔가 허전했지만, 뭔가 깨끗했다. 앱 하나만 켜려고 해도 검색창에 직접 타이핑해야 했다. 그 몇 초의 시간은 생각보다 강력했다. "정말 열 거니?" 하고 되묻는 것처럼 귀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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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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