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정진석 소환 통보...김태효 김주현 등 수사 어디쯤
최상목, 헌법재판관 미임명 직무유기로 재판에
김주현 이원모 등 헌법재판관 인사검증 소홀로
'안가 회동' 이완규 전 법제처장 위증 피의자로
김태효 정보사 무인기 공작 수사 좁혀질지 관심

내란 특검(조은석 특별검사)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3일 대통령실 PC 초기화를 지시한 의혹을 받는 정진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에 소환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할 것을 요구하고 날짜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란 특검은 지난해 12월 한덕수 전 총리와 최상목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직무 유기 혐의로, 정 전 실장과 김주현 전 민정수석을 직권 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따라서 정 전 실장과 최 전 부총리, 김 전 수석도 조만간 법정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총리와 최 전 부총리는 국회가 추천한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검증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또 제대로 된 인사 검증 절차 없이 함상훈, 이완규를 헌법재판관 후보로 지명한 혐의로 한 전 총리와 김 전 수석, 정 전 실장, 이원모 전 공직기강비서관 등도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아울러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도 내란 중요임무 종사, 직권남용,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특검은 그가 김건희 여사로부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디올백 관련 사건과 관련해 수사 무마 등 부정한 청탁을 받아 실행하려고 한 혐의도 공소장에 기재했다.
이 밖에도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안가 회동'과 관련해 이완규 전 법제처장을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한 전 총리의 재판에서 허위 증언을 했다며 최 전 부총리를 위증 혐의로 각각 기소했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불법 계엄 선포를 사전에 알았거나 감지했을 가능성이 높은 인물들인데 이런 중요한 사안으로가 아니라 곁가지에 불과한 사안으로 법정에 서게 된다. 이 밖에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은 특검 수사에서 완전히 비껴 서 있었다. 하지만 조금씩 포위망이 좁혀지고 있다.
특검 "정진석과 윤재순 증거 인멸 가능성" 주목했지만...
정진석 전 실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이뤄지기 앞뒤 시점에 윤재순 전 대통령실 총무비서관과 함께 대통령실 PC 초기화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그가 지난해 4월 정권 교체에 대비해 윤 전 비서관이 마련한 PC 초기화 작업인 이른바 '플랜 B' 계획을 보고받고 승인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이런 조치가 비상계엄 관련 증거를 은폐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정 전 실장 등을 공용전자기록 손상 및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직권남용 등 혐의 피의자로 입건했다.
내란 특검팀은 비상계엄 관련 수사에 대비해 대통령실 차원에서 증거를 인멸하려 했을 가능성을 놓고 수사했지만, 대통령기록물 분량이 방대한 탓에 수사기한 안에 끝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뒤 사건은 경찰로 이첩됐고, 특수본은 전날 윤 전 비서관을 피의자로 불러 조사했다.
지근 거리에서 보좌했던 정 전 실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불법 비상계엄 선포를 준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을 리가 없다는 것이 평범한 시민들의 생각인데 그를 수사하는 데도 이렇게 더디다. 더욱이 당장 경찰이 수사하고 있는 내용이 대통령실 PC 폐기 계획 같은 부차적인 범죄 혐의다.

정보사 무인기 공작 수사망 김태효까지 좁혀질까
김태효 전 차장은 무인기 침투 사건을 수사 중인 군경합동조사 태스크포스(TF)가 핵심 인물들을 잇달아 소환하며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어 그까지 수사망이 좁혀질지 주목된다. 이 사건의 핵심 피의자와 국군정보사령부의 연결 고리가 나오고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이 연루된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정보사와 밀접하게 접촉했던 김 전 차장의 역할까지 등장하면서 의구심이 증폭되는 모양새다.
군경합동조사 TF는 무인기 제작 업체인 에스텔엔지니어링의 대북전담 이사를 맡고 있는 김모 씨, 무인기를 북한으로 날려 보냈다고 주장한 대학원생이자 에스텔엔지니어링 이사였던 오모 씨, 무인기 제작에 관여한 장모 씨를 항공안전법과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출국금지하고 압수수색과 소환 조사를 통해 확보한 증거물과 진술을 분석 중이다.
오씨는 무인기 침투 사건이 알려진 후 언론 인터뷰를 자청해 자신이 무인기를 직접 날렸고, 그 목적은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능 오염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인기 성능 등을 종합할 때 기체에 장착된 장비로 방사능 오염 수치를 측정해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씨가 정보사 공작의 협조자였다는 점과 피의자들이 대통령실에서 근무한 이력이 확인되면서 의문은 더 커졌다.
최근 정보사는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오씨를 공작 협조자로 포섭한 사실을 인정하고, 공작 담당 부서가 '가장 신문사' 운용을 위해 공작 지원금 1300만원을 지급했다고 보고했다. 실제로 오씨는 지난해 4월 정보사로부터 받은 지원금을 활용해 인터넷 매체인 '엔케이모니터'와 '글로벌인사이트'를 설립했다.
오씨가 설립한 두 매체는 공작 기반을 만들기 위해 정보사 소속 '기반조성단'의 초대 단장을 지낸 오아무개 대령이 오씨와 접촉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오 대령은 2023년 6월 김태효 전 차장이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북파공작 부대(HID)를 방문했을때 부대장을 맡고 있던 인물이다.
오 대령이 HID 속초부대장을 맡고 있던 때 특수대대장이었던 또 다른 오아무개 중령은 2022년 8월 국가정보원으로 파견됐다가 6개월 후 국가안보실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오 대령과 오 중령, 오씨가 서로 연결점을 갖고 군 당국 및 대통령실과 이어지는 통로가 형성돼 있던 셈이다. 다만 정보사 측은 오씨를 공작 협조자로 활용한 것은 맞지만 무인기 침투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 선후배인 오씨와 장씨는 2022년 당시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대변인실에서 언론 모니터링 등을 담당하는 계약직으로 근무했다. 오씨의 경우 2015년부터 보수성향 단체인 한국대학생포럼에서도 활동했고, 2018년에는 포럼 회장을 지냈다.
위 대학에 주소지를 둔 에스텔엔지니어링이 설립된 시기도 공교롭다. 해당 업체는 2023년 9월22일 설립됐는데, 드론작전사령부가 창설된 지 3주 뒤다. 드론사는 2022년 북한의 무인기 도발 이후 윤 전 대통령이 대응 방안을 지시하면서 창설된 조직이다.
이 사건과 별개로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 장관 등이 비상계엄 선포의 요건을 조성하려고 평양에 무인기를 띄웠다는 일반이적 혐의 사건 재판도 계속되고 있다. 4일 5차 공판기일이 진행돼 군사상 기밀을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한 인정 신문이 끝난 뒤에 비공개 증인 신문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조태용 전 국정원장은 이날 처음으로 정식 공판 기일이 시작됐다. 앞서 재판부는 특검법상 1심 선고를 기소일로부터 6개월 안에 끝내야 하는 만큼, 빠른 재판 진행을 예고해 다음달부터는 최대 주 4회까지 재판을 진행해 다음달 말과 4월 초 사이에 변론을 종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전 원장 측은 계엄이 내란이라는 점을 인식했다는 전제를 깔고 상상에 가까운 주장으로 기소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당시 상황은 이미 언론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파되고 있었다면서 즉각 보고가 미흡했던 사정이 있더라도 직무를 유기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진관 재판부 "박성재, 국무위원 서명 받자고 제안" 인정
박성재 전 장관은 지난달 26일 처음 재판에 출석했다. 그는 12·3 내란에 가담하고 김건희 씨의 수사 관련 청탁을 들어준 혐의를 받는다. 당연히 박 전 장관 변호인들은 비상계엄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공소 사실을 전부 부인했다. 반면 특검 검사는 윤 전 대통령의 구두 지시를 메모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로 명을 받들었다고 반박했다.
한 전 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이진관 재판부는 박 전 장관을 계엄 직전 국무위원 서명을 제안한 인물로 이미 판단한 바 있다. 이 부장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박성재와 이상민의 논의에 따라 피고인(한 전 총리)이 국무위원들에게 지시한 서명은 비상계엄 선포에 관하여 절차상 요구되는 국무회의 부서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특검은 또 김건희씨 수사 무마에 대해 박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정치적 공동체 관계를 형성했다고 판단했는데 박 전 장관 측은 "(특검은) 피고인을 윤석열·김건희 부부와 정치적 공동체라는 해괴한 개념으로 묶어 윤석열의 내란 행위와 관련된 범죄 결사체로 연결시키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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