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창고형 약국 개점 기념 '영수증 연계 판촉' 논란
상가 스템프 투어에 약국도 포함…두쫀쿠 내세운 마케팅도

전자랜드가 용산 전자랜드 인근에 문을 여는 대형 창고형 약국 '메디킹덤약국' 개점을 기념해 연계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약사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약국 이용을 전제로 제3자가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보건복지부 유권해석과 충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자랜드는 5일 서울 용산구 전자랜드 용산본점 인근에 오는 7일 800평 규모 창고형 약국 메디킹덤약국이 새롭게 문을 연다고 밝혔다. 창고형 약국은 의약품과 건강, 뷰티 등 생활 밀착형 품목을 대형 공간에 집약해 고객이 매장을 둘러보며 비교·선택할 수 있도록 한 새로운 운영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전자랜드는 개점 기념으로 약국과 연계한 판촉 행사도 함께 진행한다. 2월 5일부터 9일까지 메디킹덤약국에서 제품을 구매한 영수증을 지참해 전자랜드 용산본점을 방문하면 카페 아메리카노 쿠폰을 증정한다.
행사 기간 전자랜드 용산본점에서 마사지기와 안마의자 등 건강·뷰티 행사 모델을 구매한 고객에게는 최대 10만원 상당의 전자랜드 포인트를 제공하고, 정수기 행사 모델 구매 고객에게는 5만원권 백화점 상품권을 지급하는 연계 프로모션도 실시한다.
또 2월 7일부터 8일까지 이틀간 메디킹덤약국과 전자랜드 용산본점을 함께 체험하는 참여형 이벤트도 마련했다. 메디킹덤약국 내 지정 코너를 포함해 전자랜드 키보드 체험존, 휴대폰존, 생활가전존 등 총 4개 공간에서 제품을 체험하고 스탬프를 모으면 선착순 400명에게 '두쫀쿠'로 불리는 두바이 쫀득 쿠키를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문제는 이 같은 프로모션 구조가 약사법상 '부당한 고객유인 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약사법은 약국이 의약품 판매와 관련해 금품이나 그 밖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해 소비자를 유인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보건복지부는 그 주체가 제3자이더라도 약국 이용을 전제로 혜택이 제공되는 경우 부당한 고객유인으로 볼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유지해왔다.
이번 행사에서 아메리카노 쿠폰 증정은 메디킹덤약국 구매 영수증 지참이 조건으로 설정돼 있다. 약국 이용 사실 자체가 혜택 제공의 전제가 되는 구조로, 제공 주체가 전자랜드라 하더라도 약국과의 연계성이 명확하다는 지적이다. 정수기 구매 시 백화점 상품권을 지급하는 행사 역시 약국 개점과 연계된 판촉으로 홍보되고 있어, 약국 이용을 매개로 한 경제적 이익 제공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특히 전자랜드 측이 제시한 '약국 구매 영수증'의 범위가 일반의약품인지, 전문의약품인지, 또는 건강기능식품 등 비의약품을 포함하는지 명확히 구분돼 있지 않다는 점도 논란을 키우는 대목이다. 행사 내용에서는 약국에서 '제품을 구매한 영수증'으로만 표현돼 있어, 처방 조제에 따른 전문의약품 구매 영수증까지 포함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약사법상 전문의약품은 의사의 처방에 따라 조제·판매되는 품목으로, 이를 전제로 한 혜택 제공은 환자의 의약품 선택이나 조제 약국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엄격한 판단이 요구된다. 실제로 행정 현장에서는 영수증 혜택 제공 시 '일반의약품·건강기능식품에 한정한다'는 문구를 명확히 하지 않은 경우, 제도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이유로 문제 삼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번 프로모션의 경우 구매 품목과 무관하게 약국 이용 사실 자체를 조건으로 혜택을 제공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어, 일반의약품 여부와 관계없이 약사법상 부당한 고객유인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체험형 스탬프 이벤트 역시 논란 대상이다. 경품 금액이 크지 않더라도, 약국 내 지정 코너 방문이 스탬프 완주의 필수 조건으로 포함될 경우 약국 방문을 사실상 강제하는 고객유인 행위로 판단될 수 있다는 것이 약사업계의 시각이다. 실제로 지자체 행정사례에서는 경품의 액수와 관계없이 약국 방문을 조건으로 한 이벤트 자체를 문제 삼은 경우가 적지 않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프로모션이 약사법상 부당한 고객유인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정연 법률사무소 박정일 변호사는 "약사법 제47조 제2항은 약국개설자가 의약품 판매와 관련해 현상품이나 사은품 등 경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행위를 명확히 금지하고 있다"며 "경품 제공 주체가 제3자라고 하더라도, 약국 구매 영수증을 조건으로 혜택을 제공한다면 약국과 해당 사업자가 공동으로 고객유인 행위를 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약국 내 지정 코너 방문을 포함한 스탬프 이벤트 역시 약국 방문 자체를 조건으로 경품을 제공하는 구조라면 부당한 고객유인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며 "경품의 금액이나 종류가 크지 않더라도 약국 이용을 전제로 한다는 점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약사법 제47조 제2항을 위반할 경우 약사법 제95조에 따라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될 수 있고, 약사법 제76조에 따라 업무정지 등 행정처분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 구매 영수증의 범위를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으로 구분하지 않은 채 포괄적으로 설정한 점은 행정 판단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대형마트가 창고형약국 도입을 적극 검토하는 상황에서 약국과 비약국 시설 간 연계 판촉을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는지를 두고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향후 지자체의 행정 판단이나 복지부 해석 여부에 따라 제도적 쟁점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