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의 시선] 지옥도 경험한 케빈 켐바오, 이유는 ‘턴오버에 의한 실점’

손동환 2026. 2. 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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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켐바오(195cm, F)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원인은 ‘턴오버’였다.

농구는 공격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다. 그리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 주득점원이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가 되면, 공격은 자동적으로 풀린다”고 하는 사령탑이 많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수비에 집중하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백업 자원들도 ‘수비’부터 생각한다.

사실 기자도 ‘공격’에 집중했다. ‘누가 어시스트했고, 누가 득점했다’가 기사의 90% 이상을 차지했다(사실 100%에 가깝다). 그래서 관점을 살짝 바꿔봤다. 핵심 수비수의 행동을 기사에 담아봤다. 기사의 카테고리를 ‘수비수의 시선’으로 선택한 이유다.  

# INTRO

고양 소노의 코칭스태프와 사무국은 2024~2025시즌 초반부터 “켐바오가 온다면, 우리 팀 경기력이 달라질 거다. 켐바오가 올 때까지, 우리는 버텨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그 정도로, 켐바오의 기량을 기대했다.

켐바오는 2024~2025 정규리그 23경기에 나섰고, 평균 16.9점 6.3리바운드(공격 1.7) 3.9어시스트 1.3스틸을 기록했다. 켐바오가 볼 핸들링과 슈팅, 돌파와 리바운드, 패스 등 다양한 역할을 해내면서, 소노의 경기력도 달라졌다. 2025~2026시즌에도 다크 호스로 분류됐다.

켐바오의 공격은 분명 강하다. 그렇지만 켐바오는 여느 아시아쿼터처럼 한국식 수비(?)에 녹아들지 못했다. 복잡한 로테이션과 수많은 약속에 혼동했다. 또, 소노가 확실한 빅맨을 보유하지 못해, 켐바오의 수비 부담은 더 크다.

그리고 소노는 지난 4일 고양소노아레나에서 부산 KCC를 상대했다. 켐바오는 수비 진영에서도 많은 에너지를 써야 했다. 송교창(199cm, F)과 장재석(202cm, C) 등 KCC 프론트 코트 자원들을 상대해야 했기 때문이다.

# Part.1 : 나쁘지 않은 시작

손창환 소노 감독은 경기 전 “ 우리는 여러 수비 전술을 준비했다. 상황에 맞게 빠르게 바꿀 거다”라며 ‘팀 수비 전략’을 밝혔다.

사령탑의 이야기를 요약하면, 켐바오도 달라질 상황에 빠르게 녹아들어야 한다. 수비 순발력이 중요하다. 특히, 허훈(180cm, G)이나 허웅(185cm, G)을 압박해야 할 때, 판단 속도를 빠르게 해야 했다.

켐바오는 우선 송교창(199cm, F)한테 강하게 붙었다. 그러나 장재석(202cm, C)의 스크린을 빠져나가지 못할 때, 장재석에게 붙었다. 강지훈(202cm, C)과는 바꿔막기를 했다.

켐바오는 다행히 수비 진영에서 많은 에너지를 쏟지 않았다. KCC가 허훈과 허웅을 주로 활용했고, 송교창은 볼 없는 지역에 계속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켐바오는 수비 진영에서 절약한 힘을 공격 진영에서 활용할 수 있었다.

힘을 아낀 켐바오는 네이던 나이트(203cm, C)에게 향했다. 숀 롱(208cm, C)을 같이 막기 위해서였다. 켐바오와 나이트의 협력수비가 숀 롱의 골밑 공격을 막았다.

하지만 켐바오는 KCC의 볼 없는 스크린을 빠져나가지 못했다. 송교창에게 림 근처를 허용했다. 뒤늦게 쫓아갔으나, 파울 자유투를 내줬다. 송교창에게 2점을 허용했다.

그리고 KCC가 1쿼터 종료 4분 전부터 윤기찬(194cm, F)을 투입했다. 켐바오의 수비 부담이 확 줄었다. 켐바오는 더 강하게 수비했다. 윤기찬에게 3점을 내주기는 했지만, 윤기찬을 3점 라인과 먼 곳으로 밀어냈다.

# Part.2 : 한 번의 실수

소노는 31-23으로 2쿼터를 시작했다. 켐바오는 윌리엄 나바로(193cm, F)와 매치업됐다. 이 또한 약속된 매치업. 그렇지만 켐바오는 나바로한테 코너 점퍼를 너무 쉽게 허용했다. 손창환 소노 감독도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하지만 이정현(187cm, G)이 턴오버를 범한 후, 소노의 수비 진영이 망가졌다. 켐바오도 매치업을 찾지 못했다. KCC의 얼리 오펜스와 하이 앤드 로우 게임에 실점. 2쿼터 시작 2분 25초 만에 35-32로 쫓겼다. 손창환 소노 감독이 첫 번째 타임 아웃을 써야 했다.

켐바오는 수비 리바운드를 잘 잡았다. 하지만 자신의 반대편에서 이뤄지는 2대2를 잘 포착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숀 롱에게 컷인 덩크를 허용했다.

또, 켐바오는 볼 없는 스크린에 벗겨졌다. 매치업인 윤기찬에게 3점 기회를 놓쳤다. 그리고 수비 로테이션 도중 자신의 방향을 헷갈렸다. 켐바오의 평소 수비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다만, 켐바오는 실수를 만회하려고 했다. 늦게라도 비어있는 선수에게 다가갔다. 그 후 필사적으로 컨테스트(블록슛을 위해 손을 뻗는 동작). 상대 슈터를 어떻게든 위협했다.

그렇지만 켐바오는 2쿼터 마지막 공격 때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턴오버로 허훈(180cm, G)에게 볼을 내준 것. 이를 챙긴 허훈이 오른쪽 윙에서 버저비터. 소노는 57-54로 전반전을 마쳤다. 고양소노아레나도 갑자기 가라앉았다. 켐바오의 실수 하나가 소노에 너무 큰 손실을 안겼다.

# Part.3 : 턴오버에 의한 실점

켐바오는 3쿼터 첫 수비 또한 잘 해내지 못했다. 송교창을 동반한 2대2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스크린에 송교창을 잃었음에도, 송교창을 쫓아가지 못한 것. 이로 인해, 소노는 송교창한테 돌파와 어시스트 패스를 너무 쉽게 허용했다.

켐바오의 멘탈이 완전히 나간 듯했다. 이는 공격 진영에서도 그랬다. KCC의 강한 손질에 턴오버를 연달아 범했고, 켐바오의 턴오버는 실점으로 이어졌다. 소노는 3쿼터 시작 3분 만에 62-63으로 역전당했다. 켐바오가 심판진에게 파울을 어필했으나, 소노와 켐바오의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켐바오는 코트에서 물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켐바오의 실속은 나아지지 않았다. 켐바오의 턴오버가 동료들에게 전염됐다. 가장 믿음직한 이정현마저 KCC의 협력수비에 휘말렸다. 소노는 3쿼터 시작 4분 10초에 62-68로 더 크게 밀렸다.

소노를 향한 파도는 계속 거칠었다. 물론, 소노가 한 자리 점수 차와 두 자리 점수 차를 넘나들었고, 켐바오의 턴오버는 켐바오에서 끝나지 않는다. 소노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기싸움에서 졌다. 소노가 이기는 게 이상할 정도였다. 그리고 이를 자초한 이는 분명 ‘켐바오’였다.

# Part.4 : 천당행 열차

이정현이 소노의 멱살을 잡아끌었다. 그 결과, 소노는 4쿼터 시작 1분 15초 만에 동점(79-79)을 만들었다. 의미 있었다. 66-77까지 밀렸던 경기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켐바오가 볼을 쥐지 않았다. 또, 이재도(180cm, G)와 이정현이 함께 뛰었다. ‘켐바오의 턴오버’라는 변수는 사라졌다. 그렇기 때문에, 켐바오는 수비에 더 집중해야 했다.

하지만 켐바오는 송교창의 2대2를 또 한 번 놓쳤다. 숀 롱의 스크린과 송교창의 3점에 당한 것. 83-80으로 앞섰던 소노도 83-83을 기록했다. 남은 시간은 5분 48초였다.

켐바오가 송교창을 반 타이밍씩 늦게 찾았다. 하지만 용인될 수 있는 실수였다. 공격자가 원래 수비자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송교창의 순간 속도가 켐바오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켐바오의 늦은 반응 속도가 실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그런데 큰 악재가 터졌다. 나이트가 경기 종료 2분 35초 전 5반칙으로 물러난 것. 그것보다 더 큰 악재가 존재했다. 소노 선수들의 체력이 확 떨어진 것. 특히, 이정현과 켐바오 등 주축 자원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둔해졌다.

그렇지만 켐바오를 포함한 소노 선수들은 어떻게든 버텼다. 그 결과, 소노는 95-89로 KCC를 이겼다. ‘시즌 첫 홈 4연승’을 해냈다. 역경을 극복한 승리였기에, 소노의 승리는 더 달콤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간 켐바오는 더 그랬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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