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없는 올림픽에 대한 공포? IOC 화두는 미래 적응

황민국 기자 2026. 2. 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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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스티 코번트리 IOC 위원장 | EPA연합뉴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새 화두는 ‘미래를 위한 준비’다.

지구촌 축제인 올림픽이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지만 시대의 요구에 따라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지난 4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막을 내린 제145회 IOC 총회에선 다양한 분야에 걸쳐 논의가 벌어진 가운데 올림픽과 관련해 두 가지 방안이 제시됐다. 동계 올림픽 1월 개최다. 카를 슈토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올림픽 프로그램 워킹 그룹 위원장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동계 올림픽을 1월에 개최하는 방안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계 올림픽이 1월에 개막한 것은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열린 1964년 대회가 마지막이다. 이후에는 모든 대회가 2월에 개막했다.

IOC는 기후 온난화에 대응하기 위해 동계 올림픽의 전통도 깰 각오를 했다. 올림픽이 2월에 열릴 경우 패럴림픽은 3월에 열리는데, 이 시기에는 눈이 녹기 쉽다.

실제로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은 충분한 눈이 내리지 않으면서 100대 이상의 제설기와 300대의 인공설 분사 장비가 동원돼 100% 인공눈으로 설상 경기를 치렀다. 이번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도 개막 주간인 1일부터 줄곧 비가 내리면서 기상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일이 벌어졌다.

IOC 연구에 따르면 2040년에는 동계 올림픽과 패럴림픽 설상 종목을 개최할 수 있는 국가가 전 세계에서 10여개국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눈 없는 동계 올림픽이 현실로 다가온 IOC는 동계 올림픽 전반에 대한 고민도 시작했다. 동계 올림픽은 눈과 얼음의 축제였다. 올림픽 헌장 제6조 2항에도 눈이나 얼음 위에서 행하는 스포츠만 동계 스포츠라 정의했다. 그러나 IOC는 동계 올림픽의 유연성 확보를 위해 올림픽 헌장 개정 논의에 착수한 상태다.

지난해 6월 취임한 커스티 코번트리 IOC 위원장은 한 발 나아가 하계 종목의 변형이나 실내 종목을 동계 올림픽에 포함하길 원하고 있다. 먼저 하계 올림픽은 스케이트보드와 3대3 농구, 브레이크 댄스 등을 정식 종목으로 도입했다.

코번트리 위원장은 “세상은 엄청난 속도로 진화했다.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스포츠 종목과 경기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시대의 흐름에 맞게 발전해야 한다. 이런 논의가 불편할 수 있는 점을 알고 있지만, 여러 세대에 걸쳐 올림픽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선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크로스컨트리와 사이클로크로스, 스노 발리볼 등 기존 하계 종목을 절충한 새로운 스포츠들이 도입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 종목들이 북미와 유럽 위주인 동계 올림픽에 다양성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호평과 함께 동계 올림픽의 정체성을 희석시킨다는 반발이 엇갈리고 있다.

IOC는 오는 6월 집행위원회까지 두 가지 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뒤 최종 결론을 내릴 전망이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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