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지방에 270조 투자”…AI·반도체 등 첨단산업 집중
한경협 “최대 525조원 생산유발효과 예상”
AI·반도체·청정에너지 등 첨단 산업 중심
李대통령 “수도권 벗어나면 큰일난 줄” 지적
재계 “배임죄 등 정부 규제개선도 병행돼야”
![이재명(오른쪽 네번째)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 일자리와 지방투자 확대를 위한 기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05/ned/20260205112546959mutb.jpg)

경제계가 정부의 지역균형 발전 전략에 발맞춰 300조원 규모의 투자에 나선다. 인공지능(AI)·반도체·청정에너지 등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생산시설과 청년 일자리를 늘려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10대 그룹은 지난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 일자리와 지방투자 확대를 위한 기업간담회’에서 이 같은 지역 투자계획을 내놨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 이후 줄곧 지역 균형성장 기조를 내세우며 수도권 바깥에 신규 투자를 강조하는 가운데 경제계도 적극 보조를 맞추는 분위기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최창원 SK그룹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그리고 류진 한국경제인협 회장이 참석했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주요 10대 그룹은 5년 간 약 270조원 규모의 지방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이외 기업들까지 합하면 300조원 정도를 투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삼성을 비롯해 SK, 현대차, LG, 롯데, 포스코, 한화, HD현대, GS, 한진 등 10대 그룹은 ▷반도체 설비 증설 ▷배터리 생산·R&D 역량 확장 ▷AI 전환 및 탄소중립 인프라 등 주로 첨단·전략 산업 분야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최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호남 이전론’으로 홍역을 앓았던 만큼 호남 지역을 겨냥한 기업들의 투자 계획에 특히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수한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 독일 플랙트그룹의 국내 첫 생산라인을 올해 광주광역시에 구축하기로 했다.
삼성SDS는 컨소시엄을 통해 전남 해남 솔라시도의 국가 AI컴퓨팅센터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2029년 개소를 목표로 하는 이 센터는 총 사업비가 2조원을 넘는 대형 프로젝트다. 이준희 삼성SDS 대표이사는 지난달 CES 2026 현장에서 오는 4월 특수목적법인(SPC) 출범, 7월 착공 계획을 밝혔다.
SK의 경우 SK이노베이션 E&S가 전남 신안에 국내 최대 민간 주도의 해상풍력단지를 조성 중이다. 한화오션도 지난해 12월 전남 신안우이 해상풍력사업 설계·조달·시공(EPC) 도급계약을 맺고 390㎿(메가와트) 규모의 해상풍력단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현대차는 서남권에 1GW(기가와트) 규모 수전해 플랜트를 건설하고, 인근에 수소 출하센터 및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약 1000억원을 투자해 올해 12월까지 광주광역시에 차량용 반도체 부품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차량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모듈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HD현대는 7조원을 투입해 조선해양 산업 클러스터인 전남 영암 대불산업단지에 AI 기반 조선기술 실증센터와 스마트 조선소를 짓기로 했다.
아울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남 순천 율촌산단에 약 500억원을 투자해 우주발사체 제작센터를 구축했으며 GS는 전남 여수 묘도에 액화천연가스(LNG) 허브터미널을 조성하고 있다.
영남권에는 AI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공장 등이 들어선다. 삼성SDS는 지난달 CES 2026 현장에서 경북 구미와 60㎿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울산에 하이퍼스케일급(100㎿) AI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이다. 2027년 상업 가동에 들어가면 동북아 AI 허브로 기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도 울산에 연간 2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고 있다. 2027년 가동 목표로 울산 수소연료전지 신공장도 건설 중이다.
LG이노텍은 경북 구미에 올해 말까지 6000억원을 투입해 고성능 반도체 기판인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양산라인과 고부가 카메라모듈 생산설비를 갖출 계획이다.
포스코그룹은 올해 포항과 광양 지역을 중심으로 철강, 2차전지 소재, LNG 등에 약 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포항에는 수소환원제철 시험설비를 구축하고, 광양에서는 하이니켈 양극재 공장 증설에 나선다.
충청권에서는 SK하이닉스가 이미 지난달 충북 청주에 총 19조원 규모의 AI 메모리용 첨단 패키징 팹(fab)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청주에 기존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시설이 위치한 만큼 전·후공정을 효율적으로 연계할 최적의 입지로 보고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한경협은 10대 그룹의 지방 투자계획이 모두 예정대로 집행되면 5년간 우리 경제에 최대 525조원의 생산유발 효과, 221조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내다봤다.
이 대통령은 전날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국토가 좁은데 수도권과 지방 격차가 너무 크다”며 “고속철도로 달리면 2시간 30분 이내에 도달할 거리에 있는데 수도권을 벗어나면 큰 일 날 것처럼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많은 인프라와 기회가 모두 수도권 중심이다보니 지방에서는 사람 구하기 어렵고, 기업 활동이 어렵다보니 일자리가 없어서 사람들이 떠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악순환을 끊고 선순환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마침 기회가 왔다. 첨단기술, 재생에너지가 중요한 시대가 도래했다”며 “정부는 대대적으로 지방을 새로운 발전의 중심 축으로 만들기 위해 집중 투자할테니 기업 측도 보조를 맞춰달라”고 말했다.
경제계는 이번 지역투자 실행을 위해 정부의 산업육성 정책과 지원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경제계의 숙원인 배임죄 폐지 논의에 속도가 붙길 기대하고 있다. 김현일·서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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