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문화관광재단, ‘밥 먹으러 가는 충남’ 해법 찾다

미식과 관광을 결합해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전략이 각 지자체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충남도 ‘밥 먹으러 가는 여행지’라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한 논의에 나섰다. 최근 소노벨 천안에서 열린 ‘2026 충남 미식관광 포럼’은 충남 미식관광의 현재와 2026년 전략을 점검하는 한편 질문과 해답의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치열하게 교차한 자리였다. 이 포럼은 충남 문화관광재단(대표 이기진)이 주최해 지난해 추진된 미식관광 사업 성과를 돌아보고, 앞으로 충남이 ‘밥을 먹기 위해 찾아오는 여행지’가 되기 위한 구체적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포럼 서두에서는 충남 문화관광재단이 2025년 추진한 주요 미식관광 사업 성과가 공유됐다. 재단은 노포 맛집과 양조장 84곳을 발굴해 가이드북과 미식 지도를 제작하고, 서해안 일몰과 지역 식재료를 결합한 선셋 다이닝, 금산 인삼을 주제로 한 미식 페스타와 투어, 서부 내륙권 미식 기획 상품 개발 등을 추진했다. 특히 서부 내륙권 미식 팝업 스토어는 서울 더현대 서울에서 7일간 운영되며 3만4000명의 방문객을 모았고, 미식 투어 상품에는 2700여 명이 참여했다.
충남 문화관광재단 측은 “지난해는 충남 미식관광의 존재를 알리는 데 의미가 있었지만, 브랜드 정체성을 분명히 세우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이번 포럼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2026년 추진 방향으로는 ‘맛있는 충남’ 사업을 중심으로 한 전략이 제시됐다. 선셋 다이닝은 5월 서해안에서 다시 추진하고, 충남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미식 콘텐츠를 연중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서부 내륙권 미식 기행 관광 상품과 ‘충청 양반 밥상’ 관광 상품화를 핵심 축으로 제시했다.
관광산업팀 담당자는 “서부 내륙권 미식 기행은 8개 시군의 식재료, 맛집, 체험 자원을 권역 단위 코스로 묶어 예약과 방문으로 이어지는 상품을 만드는 사업”이라며 “팝업 스토어, 미식 어워즈, 온·오프라인 홍보를 연계해 구조화된 미식 관광 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충청 양반 밥상은 종가 음식을 고증해 프리미엄 미식 브랜드로 키우는 사업으로, 충청 유교 문화권만의 차별성을 담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기희 핸드마인 대표(전 광주MBC 문화사업국장)는 남도 미식관광 사례를 언급하며 “지역마다 자기 색을 끌어내는 작업은 이미 하고 있다. 충청도답게 양반 밥상이라는 콘셉트가 보이는 만큼, 이를 얼마나 깊이 있게 다듬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오훈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방한 외국인의 주요 활동 중 하나가 음식 체험”이라며 “이제는 관광지를 보고 음식을 먹는 구조가 아니라, 음식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패턴이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충남이 이 변화를 어떻게 담아낼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심홍용 한국관광공사 대전충남지사장은 외부 시선에서 본 충남의 과제를 짚었다. 그는 “충남 하면 떠오르는 대표 이미지가 아직 약하다”며 “대전의 성심당처럼 ‘이것 때문에 온다’는 상징이 충남에도 필요하다. 미식 관광 참여층이 비교적 높은 연령대에 머물러 있는 만큼, 젊은 층을 겨냥한 접근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계자 천안시 관광과장은 “충남은 병천순대, 호두과자, 인삼 등 잠재력이 충분한 지역”이라며 “이번 포럼이 정책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미영 충남도청 충남방문의해 TF팀장은 “미식 관광은 체류 시간을 늘리고 재방문을 이끄는 강력한 동력”임을 강조하며 “충남형 미식 생태계를 구축해 ‘그 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는 한 그릇’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은 성과를 자랑하는 자리가 아니라, 부족함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방향을 재설정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참석자들은 공통으로 ‘충남 미식의 정의’, ‘대표 상징의 부재’, ‘젊은 세대와 외국인을 향한 텔링 전략’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나는 밥 먹으러 충남으로 간다’라는 슬로건이 선언을 넘어 실제 여행 동기가 될 수 있을지, 2026년 충남 미식관광의 실행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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