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제주 해안서 채취한 김 유전자 분석 착수···청곱창 ‘K-품종’ 길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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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제주시 이호동 현사포구 방파제.
그는 "제주 해안에서 자생하는 김류는 미등록 품종으로 분석 결과에서 단김과 하이타넨시스가 모두 검출될 수도 있다"며 "하이타넨시스 유전자가 소량이라도 포함돼 있으면 자연서식으로 인정될 수 있다. 그럴 경우 관련 절차를 거치면 신품종 등록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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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소량이라도 유전자 검출 시 자연서식 인정 가능”

지난 3일 제주시 이호동 현사포구 방파제. 파도가 들이치는 테트라포트 표면 곳곳에 짙은 녹갈색 김 엽체가 선명하게 붙어 있었다.
구조물 틈을 따라 길게 늘어진 김은 사람 손가락만 한 크기부터 파도에 몸을 맡긴 채 하늘거리는 것까지 다양했다.
현장에 동행한 고군산군도 어민들은 이 김을 육안으로 확인한 뒤, 논란의 중심에 선 하이타넨시스(일명 청곱창) 계열의 엽체라고 추정했다.
이튿날인 4일 찾은 함덕해수욕장과 탑동 해안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외해와 맞닿아 파도와 조류의 영향이 거센 곳마다 김 군락이 관찰됐다.
세 곳 모두 인근에서 김 양식 시설이나 인위적 종자 부착 흔적은 없었다.
현사포구에서 42년째 거주 중인 박말례 씨(69)는 “이런 김은 수십년 전부터 봐왔다”며 “예전에는 할머니들이 뜯어 국도 끓여 먹었고, 여름에 녹았다가 겨울이면 어김없이 다시 붙는다”고 전했다.
함덕어촌계 정미란 해녀(56)의 기억도 비슷했다.
“어릴 적부터 해마다 나오는 김이에요. 9월 말이나 10월 초쯤이면 보이기 시작해요”라며 “제주 해역에서는 김 양식이 안 된다. 여기 있는 건 전부 자연산”이라고 말했다.

해수부 관계자가 참관한 탑동 현장에서 논의의 초점은 ‘제주 연안에서 자생하는 김의 품종이 무엇이냐’에 맞춰졌다.
어민들은 제주 연안에서도 하이타넨시스로 추정되는 품종이 자연 상태로 생육하고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또한 해양수산부와 국립수산과학원이 고군산군도에서 양식 중인 하이타넨시스를 중국 단김으로 표현해 온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현장에서 채취된 엽체에 대한 유전자 분석 기준을 설명했다.
그는 “제주 해안에서 자생하는 김류는 미등록 품종으로 분석 결과에서 단김과 하이타넨시스가 모두 검출될 수도 있다”며 “하이타넨시스 유전자가 소량이라도 포함돼 있으면 자연서식으로 인정될 수 있다. 그럴 경우 관련 절차를 거치면 신품종 등록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설명은 기존 입장과는 결이 다른 대목이다.
그동안 해수부와 국립수산과학원은 2021~2022년 조사결과를 토대로 하이타넨시스와 이른바 중국 단김의 국내 자연 서식을 부정해 왔기 때문이다.
조사 과정에서는 유전자 분석을 위한 샘플 채취 방식과 수량을 두고도 논의도 이어졌다.
현장 참석자들은 “제주 연안에는 다양한 김 품종이 혼재돼 있어 채취지점과 샘플 수에 따라 분석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소량 샘플만으로는 자연상태의 다양성을 반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탑동방파제에서 채취된 김 엽체 샘플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국립수산과학원으로 보내져 유전자 분석을 받을 예정으로, 그 결과가 향후 청곱창 논란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군산=문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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