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통증·발열 불구 퇴원…결국 4일 뒤 ‘재입원’ 뭔 일?

김찬우 기자 2026. 2. 5. 08:1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독자의소리] “문제없을 거라더니 생활 망가져”…병원 측 “서비스 개선 노력”

제주의소리 독자와 함께하는 [독자의소리]입니다. 

제주도민 강민호(가명, 50대) 씨는 지난해 12월 4일 제주대학교병원에서 복강경 충수절제술, 흔히 말하는 '맹장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는 구토를 동반한 원인 모를 복부 통증으로 제주대병원 응급실을 찾았고 고름을 동반한 급성 충수염으로 응급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에 따라 같은 날 오전 10시쯤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은 큰 문제없이 잘 마쳤지만, 이후 강씨는 열과 통증에 시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병원 측은 강씨의 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괜찮다며 퇴원을 시켰습니다.

이후 강씨는 집에서 계속해서 발열과 통증으로 고통받다 결국 동네 의원을 찾았고 제주대병원으로 얼른 가보라는 말을 듣고 응급실을 통해 다시 제주대병원에 내원하게 됐습니다. 

이때 강씨는 '수술 후 복강 내 농양' 진단을 받고 다시 입원 치료를 받는 등 약 일주일이 지난 뒤에야 겨우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긴 시간 고통을 겪은 강씨는 보름 남짓 기간 10kg 가까이 살이 빠지는 등 생활이 무너졌다고 했습니다. 

강씨는 "수술 이후 열도 나고 통증도 있는데 병원에서는 퇴원을 종용했다"며 "별다른 설명 없이 100명 중 1명도 문제가 있었던 적은 없다며 호언장담한 채 퇴원시키더니 계속 아팠고 결국 또 입원해서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퇴원 이후 내원할 때는 체력이 안 좋아서 그렇다거나 과거에 자전거 타다 다친 것을 언급하는 등 엉뚱한 소리만 했다"며 "수술 이후 있었던 일에 대한 자세한 설명 없이 환자를 탓하는 태도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평소 한라산을 일주일에 3~4번도 오를 정도로 건강했다"며 "퇴원 당시 그간 고생했다는 말도 한마디 없었다. 열이 나고 아플 때 퇴원시킨 것도 황당한데 끝까지 실망스러운 태도였다. 이렇게 한다면 누가 병원을 신뢰하곘나"라고 지적했습니다.
수술 중인 모습.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픽사베이.

관련해 [제주의소리]는 강씨의 의무기록지와 간호일지를 확인해 치료 경과를 살펴봤습니다. 강씨는 수술 이틀 뒤인 6일 저녁부터 38.3도로 발열이 시작됐고 약물을 투여한 뒤 다음 날 오전, 조금 나아졌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체온은 37.7도로 발열 중이었습니다. 

이에 담당의는 퇴원 예정일을 미루고 상태를 살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인 8일 오전 강씨는 전날보다 높은 38.1도로 열이 났고 간호사는 예정보다 시간을 당겨 약을 복용토록 했습니다. 

그러나 의사는 환자가 퇴원을 원하지 않았고 통증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발열까지 있었지만 퇴원시켰습니다. 이때 의무기록지에는 활력징후가 안정적이며 전반적인 상태가 괜찮고 환자와 보호자 참여하에 퇴원을 결정했다고 적혀있습니다.

간호일지상 퇴원 당일 아침까지 통증과 38.1도에 이르는 발열이 있었다고 기록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강씨는 퇴원 이후 계속해서 열과 통증에 시달렸으며, 해열제를 복용해도 상태가 나아지지 않자 12일 또다시 제주대병원 응급실을 찾게 됩니다. 

이때 강씨는 38.1도로 열이 있는 상태로 염증 수치가 상당히 높은 '수술 후 복강 내 농양 진단'을 받고 재입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이후 항생제 치료를 받은 강씨는 다시 병원을 찾은 지 약 일주일 만에 퇴원했습니다. 

발열과 통증이 있는 상태에서 환자 의사와 상관없이 퇴원시킨 것에 대해 수도권의 한 의료진은 수술 후 발열의 경우 상대적으로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라 주치의가 퇴원을 결정할 수는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수도권 병원의 한 의료진은 발열의 경우 염증 증상일 수 있기 때문에 건강과 안전을 위해 퇴원시키지 않고 경과를 지켜보는 등 보수적으로 대응했어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제주지역 모 의료진은 섣부른 결정이었다고도 꼬집었습니다.
제주대병원 전경.

강씨는 발열과 통증을 호소한 뒤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지만, 예정대로 퇴원하게 됐고 예상대로 문제가 생겨 또다시 병원 신세를 지게 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강씨의 걱정은 '기우'로 취급됐고 실제 문제가 생겼지만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점은 문제입니다.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시도할 만큼 지역 대표 의료기관으로 언급되는 제주대병원이지만, 질 좋은 의료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면 결국 도민 신뢰를 얻지 못한 허울뿐인 병원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강씨는 "그나마 지역에서 가장 크다는 제주대병원을 믿고 치료를 받았는데 이렇게 되니 믿을 수가 없다"며 "의료진들이 신뢰받을 수 있도록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의료진은 "수술 수 회복 경과는 일반적인 범주에 해당한다고 판단, 예정된 퇴원이 이뤄졌다. 퇴원 당시 추가적인 입원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되지는 않았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관련해 제주대병원 측은 "진료 과정 중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려 유감"이라며 "의료진의 응대 및 설명 과정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느꼈을 때의 당혹감과 불편감에 대해 충분히 공감한다"고 사과했습니다. 

이어 의료진 입장을 설명한 뒤 "진료 과정에서 의료진의 설명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다고 느꼈거나 표현 및 응대 태도로 인해 불편함을 겪은 부분에 대해 엄중히 인식한다"며 "해당 내용을 의료진에게 전달하고 서비스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답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