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메모리 반도체 전방위 공세…한국 ‘아성’ HBM도 넘보나

메모리 반도체 품귀 현상과 D램에 이은 낸드플래시 가격 폭등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의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범용 메모리 반도체 시장 선점에 공을 들이는 한편, HBM 관련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4일 대만 언론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와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역대 최대 규모의 생산 설비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중국 최대 D램 제조사 CXMT는 상하이 공장의 생산 역량을 허베이의 생산 거점보다 2~3배 이상 확장해 서버·컴퓨터·자동차용 D램을 양산하겠다는 계획이다. 낸드플래시 제조사 YMTC도 우한의 신규 제조시설 양산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구상이다. YMTC는 특히 낸드 외에 모바일용 D램인 LPDDR5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메모리 업체들이 과감한 증설을 통해 범용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선두 기업들과의 격차를 좁히려 하고 있는 것이다. CXMT·YMTC의 주요 고객사는 알리바바, 텐센트, 샤오미 등 자국 빅테크 기업으로, 중국 반도체 굴기 흐름을 타고 시장 점유율도 확대되는 추세이다.
한국 기업들이 우위를 보이는 HBM 분야에서도 중국 기업들의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CXMT는 상하이 공장에 HBM 생산 라인을 확대할 계획이고, YMTC는 중국 조립사와 함께 HBM도 생산하기로 했다. CXMT와 YMTC 모두 올해 내 상하이 증시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어 상장 시 추가 투자를 위한 자본금 확보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YMTC에 납품하는 회사의 한 관계자는 전날 닛케이아시아에 “YMTC는 기술적 토대와 시장을 갖췄다”면서 “그들이 고사양 D램과 HBM을 생산하는 건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도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물량 공세와 HBM 투자 확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AI용 반도체 HBM의 경우 안정성과 수율 면에서 중국이 아직 한국 기술력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중론이나, 중국의 빠른 추격세에 대한 위기의식도 자라나고 있다.
김용석 가천대 반도체대 석좌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중국과의 메모리 반도체 기술 격차가 향후 3~5년 내에 좁혀질 수 있다고 전망하며 “당장은 AI 반도체에서 가장 중요한 HBM은 물론 차세대 메모리 기술에서 ‘초격차’를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이어 “AI 슈퍼사이클을 타고 한국이 HBM에서 올린 성과가 파운드리 등 시스템반도체에 대한 투자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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