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부동산 시장 ‘태풍의 핵’이 되다

이세중 2026. 2. 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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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SNS에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어제(4일) 이 대통령은 "종료 예정됐던 것인데 대비 안 한 다주택자 책임 아닌가요?"라며 다주택자의 거래가 힘들다는 취지의 언론 보도를 올리는가 하면, 지난 3일에는 "'효과 없다, 매물 안 나온다' 이런 엉터리 보도도 많다"며, 강남 3구의 아파트 매물이 늘어났다는 언론 보도를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 자료를 보면, 대통령이 처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언급한 1월 23일 이후 이른바 '한강벨트'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물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이 지난 뒤 다주택자들은 확정 손실을 보면서 빨리 팔려고 아등바등할 이유가 없다"며 "매물이 다 팔릴 수는 없을 테니 그런 의미에서 매물 잠김 현상이 다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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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SNS에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어제(4일) 이 대통령은 "종료 예정됐던 것인데 대비 안 한 다주택자 책임 아닌가요?"라며 다주택자의 거래가 힘들다는 취지의 언론 보도를 올리는가 하면, 지난 3일에는 "'효과 없다, 매물 안 나온다' 이런 엉터리 보도도 많다"며, 강남 3구의 아파트 매물이 늘어났다는 언론 보도를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주택 시장은 어떤 상황일까요, 하나씩 짚어봤습니다.

■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못 박았더니 매물 쏟아졌나?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 자료를 보면, 대통령이 처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언급한 1월 23일 이후 이른바 '한강벨트'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물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1월 23일 기준 2월 4일까지 나온 물량을 보면 서울 송파구는 3,526건에서 3,997건으로 13.3% 늘었습니다. 이어 성동구, 광진구, 강남구 순으로 매물이 증가했습니다.


매물이 오히려 감소한 지역도 있습니다.
같은 기간 서울 성북구는 1,616건에서 1,547건으로 4.3% 줄었습니다. 이 외에도 강북구, 금천구, 구로구 등도 마찬가지 모습입니다.

당초 시장에선 이른바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더 강화될 것이기 때문에 다주택자들이 저렴한 매물부터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시장의 반응은 그와는 반대입니다.
집값이 많이 올라 양도 차익이 큰, 즉 양도세 중과 부담이 큰 고가 아파트 지역일수록 매물이 늘어나는 모습입니다.

다만, 이것을 다주택자 매물이라고 단언하기는 힘들다는 분석입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KB부동산에 따르면 1월 기준 강남구 아파트의 전세가 비율은 37.7%까지 떨어졌다. 전세가 비율이 낮다는 것은 주거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도 있지만, 이 지역의 경우에는 매매가격이 이례적으로 급등한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많이 오른 특성상 다주택자뿐 아니라 1주택자도 매물을 내놓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 가격 낮춘 다주택자 '급매' 얼마나 풀렸나?

이 기간 매매 물건이 가장 많이 늘어난 지역은 송파구입니다.
이중 눈에 띄게 매물이 증가한 곳은 9,500세대 규모의 헬리오시티입니다. 1월 23일 514건이던 매물이 2월 4일에는 721건으로 40%나 뛰었습니다.

그러면 실거래가보다 가격을 낮춘, 이른바 '급매'도 많이 나온 걸까, 이 단지 전용면적 84㎡(12층)가 1월 13일 30억 원에 팔렸습니다. 현재 네이버부동산에 등록된 매물을 보면, 가장 저렴한 건 28억 7,000만 원까지 내려와 있습니다. 이 외에도 29억 원대 매물이 종종 보이는데 대부분 저층입니다. 중~고층 매물은 주로 30~33억 원대에 등록돼 있습니다.

통상 시장에서는 직전 실거래가 대비 적어도 5% 이상 낮춰야 급매라고 평가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아직 급매가 대거 풀렸다고 보기는 어려운 수준입니다.

이 아파트 단지 공인중개사는 "다주택자 급매 물건이 늘었다기보다는 최근 고점이라고 판단한 분들, 갈아타기 위한 목적으로 내놓는 경우가 많다"며 "계속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격을 선뜻 낮추지는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실거래가보다 수억 원씩 내리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언론에서도 "호가 31억 아파트 29억에 내놨다", "7억 싸게 팔아요. 다주택자 절세 매물 쏟아지나" 등 관련한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보도를 보면 서초구의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84㎡ 매물은 10억 원, 강남구 '현대 1·2차' 전용면적 161㎡는 호가를 4억 원 낮췄습니다. 하지만 이들 아파트의 직전 실거래가를 확인해 보면, 70억~100억 사이입니다. 몇억을 내렸든, '급매'라고 볼 수 있을진 의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의 엄포로 거래량 자체가 늘었는지 지금은 정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일부 거래 사례가 언론에 나오지만, 서울 전역에서 다주택자 매물이 얼마만큼 소화가 되고 있는지는 평가하기 이릅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는 서울은 아파트 거래를 하려면 계약을 맺기 전 관할 구청에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 기간이 통상 2~3주 정도 소요됩니다. 이후 계약서를 작성하게 되는데 실거래가시스템에 즉시 등록되는 게 아니라 1개월 안에만 올리면 됩니다. 즉, 적어도 40~50일은 지나야 현재 거래가 얼마나 활성화됐는지 알 수 있는 겁니다.

다만,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 통계 자료를 보면, '10·15' 대책 이후 꺾였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2월 4,726건으로 전달(3,375건)보다 늘었습니다. 이 추세대로라면 1월 거래량도 이보다 소폭 늘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지침을 밝힌 지도 채 2주가 지나지 않았습니다. 아직 종료 시점까지 3개월 넘게 남은 만큼 어느 순간 눈치 보기가 끝나 본격적으로 매물이 풀리고, '급매' 역시 더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 5월 9일 이후 부동산 시장은?

정부는 5월 9일을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날까지 계약을 체결한 다주택자만 양도세 중과 유예를 받을 수 있습니다.

2024년 기준 전국 다주택자는 237만 명으로 이 중 2주택자가 191만 명입니다. 서울 다주택자는 37만 2,000명입니다. 팔려고 해도 5월 9일까지 이 많은 물량을 소화하기에는 분명 무리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팔지 못한 매물은 자취를 감출 수 있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이 지난 뒤 다주택자들은 확정 손실을 보면서 빨리 팔려고 아등바등할 이유가 없다"며 "매물이 다 팔릴 수는 없을 테니 그런 의미에서 매물 잠김 현상이 다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에 따라 새로 발생하는 기존 세입자 역시 문제입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의 거래 조건은 매수자의 '실거주'입니다. 통상 토지거래허가 승인이 난 4개월 안에 입주해야 합니다.

다주택자의 매물은 대부분 세를 주고 있습니다. 세입자에게 웃돈을 줘서 내보내든 계약 기간을 조정하든 어찌 됐든 거래가 된 매물의 세입자는 집을 비워야 합니다. 이렇게 새로 집을 구해야 하는 전세 수요가 늘어날수록 전셋값 인상 압박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2024년 기준 서울 전체 가구에서 자가 비율은 44.1%입니다. 절반이 넘는 53.4%(전세 25.4%·월세 28.0%)는 임차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전체 주택 가운데 공공임대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은 8.5%입니다. 공공 임대 비율이 높지 않고 기업형 임대 같은 제도 역시 활성화돼 있지 않은 우리나라는 현실적으로 개인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임대 시장의 공급을 그간 상당 부분 맡아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주택자의 매물마저 감소한다면, '전세난'은 더 가속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4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 1,674건입니다. 이미 1년 전(2만 7,424건)보다 20% 넘게 감소한 상태입니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현재로서 당장 입주를 늘릴 방안이 없기 때문에 기존의 매입 임대주택 등 정부에서 공공으로 추가 매입해서 제공하는 식의 방안밖에 없어 보인다"며 "결국은 선택의 문제다. 집값 상승 안정과 전월세 안정 중 현 정부는 집값 안정을 선행 과제라고 인식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 조만간 세부 지침 발표…어떤 내용 담길까?

정부는 3일 국무회의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는 5월 9일로 하되 잔금이나 등기는 수개월 여유를 주기로 했습니다.


강남 3구와 용산구 등 기존 규제 지역은 3개월, 그 외 '10·15 대책'으로 새롭게 편입된 곳은 6개월 더 여유를 주자는 겁니다. 그것보다 임차 기간이 더 남은 경우에도 세입자의 거주 기간을 보장해 주기로 했습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할지는 추후 실무 검토를 거쳐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때 세부 지침이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계약 기간이 2년 가까이 남은 세입자의 임차 기간마저 모두 인정해 줄지, 혹은 매수인의 실거주 의무 기간을 1년까지 유예하는 식으로 될지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어떤 예외 조항을 담을지 현재 국토교통부와 재정경제부는 함께 머리를 맞대 의논 중입니다.

박원갑 위원은 "매수자의 의무 거주 요건을 다소 유연하게 적용해 주는 건 결정된 것 같다"며 "집을 비워야 하는 세입자의 경우 살던 집을 매수하는 경우 대출 규제를 완화해 준다든지, 생애 최초 구매자들에게는 좀 더 여유를 주는 식의 대책도 가능해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은형 위원은 "세입자 관련 대책으로 공공임대 확대나 기업형 임대 민간 임대 사업자를 늘리겠다는 식의 방안이 나올 수도 있다"며 "이들은 현 정부에서 말하는 투기형 다주택자와는 성격이 다르다 보니 이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이 거론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픽: 반윤미, 조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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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중 기자 (cen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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