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자녀 미 명문대 보낸 배우 남궁원 “저녁 식사만은 가족과 함께”
2024년 2월 5일 90세

배우 남궁원(본명 홍경일·1934~2024)은 1970년과 1971년 한국을 대표하는 남자 배우 ‘베스트 3’에 잇달아 꼽혔다. 나머지 둘은 신성일·신영균이었다.
남궁원은 1970년 제7회 청룡영화상 인기상 투표에서 배우 김진규를 제치고 ‘베스트 3’에 처음 들었다.
“제2회 청룡영화상 인기상부터 지난해의 제6회까지 남우 부문의 단골 스타였던 김진규가 출연 편수의 감소로 탈락, 지난 1년동안 눈부신 진출을 보인 남궁원과 그 자리를 바꾸었다는 것…”(1970년 3월 7일 자 6면)

1971년 남우 인기 베스트 3도 남궁원·신성일·신영균이었다. 여배우는 1970년엔 남정임·문희·윤정희, 1971년엔 김지미·문희·윤정희였다.
남궁원은 한양대 화학공학과를 다니다 유학 준비 중이던 1958년 영화 ‘그 밤이 다시 오면’에 시골 교사로 출연했다. 암 진단을 받은 어머니 병원비 마련 때문이었다.
“영화가 개봉하자 충무로에서는 ‘한국의 그레고리 펙’이 나왔다고 떠들썩했다. 못살고 못 먹던 전후 시대, 180㎝ 키에 남성적 이목구비는 그 자체로 화제였다.”(2024년 2월 6일 자 A21면)
이후 ‘로맨스 빠빠’ ‘간첩 작전’ ‘풍운의 검객’ ‘내시’ ‘쇠사슬을 끊어라’ 등 영화 300여 편에 출연했다.

“그의 필모그래피(출연작) 중 1980년대 목록에는 상업적 멜로물이 적잖다. 1981년 정비석 소설을 영화화한 ‘자유부인’ 등이 그렇다. 그 이유를 TV조선 ‘인생 다큐 마이웨이’에서 밝힌 적이 있다. “1980년대 그런 영화를 많이 촬영하게 된 것은 아이들 학비 때문이었다.” 홍정욱 전 의원(올가니카 회장), 성아, 나리 등 세 자녀는 하버드, 컬럼비아, 스탠퍼드 등 명문 대학을 졸업했다.”(2024년 2월 6일 자 A21면)
1990년대엔 자녀를 미국 명문대에 보낸 부모로서 교육 비결 등에 대해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영화배우라는 제 직업 때문에 자식교육에 지장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저의 평생 결심이었습니다.” 남궁원씨는 영화촬영이다, 사업이다 해서 바쁜 생활 속에서도 저녁 식사만은 가족과 함께한다는 원칙을 철저히 지켜왔다. 정욱군과 두 딸들이 학교에서 즐거웠던 일, 기분상했던 일을 귀담아 들어 주는 대화의 과정에서 자연스레 가정교육이 되더라는 것이 남궁원씨의 오랜 경험이다.”(1993년 6월 2일 자 29면)
77세 때인 2011년 데뷔 52년 만에 처음으로 TV 드라마에 출연했다. SBS 주말극 ‘여인의 향기’에서 재벌 회장 역을 맡아 딸을 받아들이지 않는 남자 주인공을 철저히 응징하는 연기를 했다. 2002년 영화 ‘싸울아비’ 이후 9년 만의 연기 재개이기도 했다.

“제작사로부터 출연 제의를 받고 수락하기까지 우여곡절도 있었다. 가족회의를 열어 논의했는데 특히 홍정욱 의원이 말렸다고 한다. “아들 녀석은 ‘TV는 영화보다 촬영 템포도 빠르고 낯설 텐데 적응할까요’ 하고 걱정했어요. 하지만 날 평생 지켜봐 준 집사람이 격려해줬어요.”(중략) “연기 재개를 결정하면서 ‘내 나이에서 30을 빼고 행동하자’고 스스로 다짐했어요. 마흔일곱! 열정과 패기가 있으면서 경륜이 쌓이는 나이잖아요. 마음뿐 아니라 몸도 40대라는 것을 연기로 보여 드리죠.””(2011년 7월 18일 자 A31면)
남궁원은 선거철이면 여러 차례 정치권의 영입 제안을 받았지만 그때마다 거절했다. 아들 홍정욱은 영결식 추모사를 통해 그 이유를 밝혔다.

“어제 배우 남궁원의 영결식이 있었다. 아들 홍정욱이 추모사를 했다. ‘선거철이면 출마 종용을 받으셨을 텐데 왜 응하지 않았느냐’고 아버지께 여쭌 적이 있다고 했다. “아버지께선 ‘내가 국회의원을 열 번을 해도 사람들은 나를 영원히 배우로 기억할 것이다. 한번 배우는 영원한 배우다’라고 답하셨다”고 했다. “동료들로부터 존경받는 영화배우, 자식과 아내의 사랑을 받는 가장”, 사실 이보다 값진 ‘인생 훈장’은 없을 것이다.”(2024년 2월 9일 자 A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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