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의리’ 충분히 지켰는데, 아직 대답 없는 손아섭… 한화도 더는 양보 없다, 어떤 결말 기다릴까

김태우 기자 2026. 2. 5.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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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O리그 역대 최다 안타 1위에 빛나는 베테랑 외야수 손아섭의 경력 세 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 행사는 위기에 위기를 거듭한 끝에 결국 2월 초에도 아직 미해결 상태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 역대 최다 안타 1위에 빛나는 베테랑 외야수 손아섭(38)의 경력 세 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 행사는 위기에 위기를 거듭하고 있다. 자신감을 가지고 호기롭게 시장에 나왔지만 불러주는 팀은 없었다. 원 소속 구단인 한화의 반응도 미지근했던 가운데 선수에게는 쉽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손아섭은 KBO리그 통산 1군 2169경기에 나가 타율 0.319, 2618안타를 기록한 레전드 선수다. 훗날 KBO리그에 명예의 전당이 생긴다면 입성이 유력한 선수이기도 하다. 경력 내내 자신의 장점을 앞세워 성공적인 선수 생활을 했고, 이미 두 차례 FA 자격 행사를 통해 많은 돈도 벌었다. 그러나 상당수 구단들은 이 업적을 ‘과거의 영역’으로 생각하고 있다. 시장 반응이 차가운 이유다.

손아섭은 최근 두 시즌 동안 모두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만한 3할 달성에 실패했다. 2024년에는 타율 0.285, 2025년에는 타율 0.288에 그쳤다. 손아섭은 안타를 쳐서 나가는 유형의 선수다. 여기에 근래 들어서는 장타력도 뚝 떨어졌다. 타율이 떨어지면서 모든 득점 생산력이 같이 곤두박질쳤다. 손아섭은 자신의 반등을 호언장담하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구단들은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보상금 규모가 7억5000만 원에 이른다는 점도 굉장한 부담이다. 30대 중반의 선수였다면 아직 선수 생활이 3~4년은 남아 있다고 판단하기에 7억5000만 원을 부담하고 데려올 팀이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제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라 얼마나 더 활용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게다가 상당수 구단들은 손아섭의 수비력을 회의적으로 본다. 지명타자에 가까운 선수인데 장타가 많지 않다 보니 지난해 OPS(출루율+장타율)는 0.723까지 처졌다. 풀타임 지명타자를 주기에는 모자라는 OPS다.

▲ 손아섭은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라 얼마나 더 활용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게다가 상당수 구단들은 손아섭의 수비력을 회의적으로 본다. 이런 상황에서 보상금 7억5000만 원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수치다 ⓒ곽혜미 기자

일반적인 조건에서는 손아섭 영입에 나설 팀이 없다는 게 지난 두 달간 적나라하게 확인됐다. 그나마 가장 유력한 후보로 뽑혔던 키움은 손아섭보다 줘야 할 대가가 훨씬 더 적고, 자신의 전성기를 키움에서 보내 팬들에게도 환영받을 만한 서건창을 영입하며 이 전선에서 철수했다.

원 소속팀 한화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지만, 한화 또한 지금 손아섭이 당장 급하지 않다. 한화는 오프시즌이 시작되자마자 강백호와 4년 총액 100억 원(보장 80억 원·인센티브 20억 원)에 계약하며 손아섭의 대안을 찾았다. 강백호 또한 수비력이 좋은 선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젊은 나이에 반등 여지가 있고, 무엇보다 장타력에서는 손아섭을 크게 앞지른다. 손아섭은 지금 한화에서도 ‘보험’ 신세인 셈이다.

한화도 일반적인 FA 시장 조건에서 타 구단의 관심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사실 느긋하게 시장 상황을 지켜봐도 될 법하다. 어쨌든 현재 협상 전선에서는 구단이 ‘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화도 ‘의리’를 지키고 있다. 각론에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겠으나 총론에서는 어떻게든 손아섭의 앞길을 터주려는 방향으로 이번 오프시즌이 흘러가고 있다. 이미 상당 부분을 양보한 것은 분명하다.

▲ 한화도 ‘의리’를 지키고 있다. 각론에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겠으나 총론에서는 어떻게든 손아섭의 앞길을 터주려는 방향으로 이번 오프시즌이 흘러가고 있다. “이제 더 양보할 것도 없다”는 시선도 나온다. ⓒ곽혜미 기자

일단 사인 앤드 트레이드 가능성을 열어줬다. 한화가 꼭 해줄 필요는 없는 일인데 운신의 폭을 조금은 넓혀줬다고 볼 수 있다. 손아섭 측은 현재 시장이 얼어붙어 있는 결정적인 이유로 ‘보상금 규모’를 뽑고 있다. 손아섭 영입에 관심이 있는 구단들은 일부 있었으나 7억5000만 원의 보상금을 주고 손아섭을 데려가는 데 난색을 표했기 때문이다. 이를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은 사인 앤드 트레이드가 사실상 유일하다.

일단 매수자와 손아섭의 연봉을 합의한 뒤, 트레이드 방식을 통해 보상금 장벽을 허무는 방법이다. 이 경우 한화는 현금·선수·지명권 등 여러 가지 대가를 받을 수 있는데 이 요구 조건을 상당 부분 낮춰줬다. 계속된 협상을 통해 꼭 선수나 지명권이 아니더라도 소정의 현금이면 트레이드가 가능하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그 원하는 현금 규모 또한 협상을 통해 낮아지는 추세다. “이제 더 양보할 것도 없다”는 시선도 나온다.

만약 사인 앤드 트레이드가 되지 않을 경우 한화와 단년 계약을 하는 방안도 제시한 상태다. 전체 규모는 보잘 것 없는 사실상의 연봉 계약이지만, 그래도 손아섭이 원하면 적어도 무적 상태가 되는 일은 피할 수 있다. 한화는 최종적인 제안을 던지고 손아섭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 한화는 계속된 협상을 통해 꼭 선수나 지명권이 아니더라도 소정의 현금이면 트레이드가 가능하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사인 앤드 트레이드가 되지 않을 경우 한화와 단년 계약을 하는 방안도 제시한 상태다. ⓒ곽혜미 기자

한화가 너무 착하게 ‘퍼주는’ 그림으로 보일 수 있지만, 한화 또한 손아섭 이슈가 계속 진행되는 것이 부담스러운 만큼 되도록 어떤 방식으로든 빨리 이 문제를 털고 싶어 할 수 있다. 손아섭 측의 요구 사항을 어느 정도 반영해 최종 제안을 한 이유다. 한화의 요구 조건이 낮아지면서 그간 손아섭 영입에 별 생각이 없었던 팀들이 관심을 보일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다만 내부에서도 더 이상 조건 수정을 하기는 어렵다는 기류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는 양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더 양보하면 거의 무상 트레이드 수준이 된다. 한화도 손아섭을 영입할 당시 NC에 지불한 지명권과 현금 3억 원이 있다. 지명권은 살리지 못하더라도, 당시 지불한 현금의 일정 수준은 회수를 해야 최소한의 명분을 가지고 시장에서 철수할 수 있다.

한화가 어느 정도 양보를 하면서 손아섭으로서도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고 볼 수 있다. 사인 앤드 트레이드 파트너를 찾아보면서, 만약 안 될 경우 한화에 남아 재기를 도모하는 방법도 있기 때문이다. 원 소속팀이 아예 계약을 제시하지 않거나 이적 길까지 막아버리는 ‘미아 사태’까지는 아니다. 일단 어차피 시일이 늦었기 때문에 더 많은 기회를 받을 수 있는 다른 팀들을 최대한 물색하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 협상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 한화로 돌아갈 전망이다. 한화도 최종적인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 손아섭은 사인 앤드 트레이드 파트너를 찾아보면서, 만약 안 될 경우 한화에 남아 재기를 도모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원 소속팀이 아예 계약을 제시하지 않거나 이적 길까지 막아버리는 ‘미아 사태’까지는 아니다.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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