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한국-캐나다, 벌써부터 신경전... 단지누 "메달 7개 목표" VS 임종언 "신인의 패기로"

강은영 2026. 2. 5.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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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강국, 한국과 캐나다 선수들이 같은 시간 같은 빙판 위에서 마주 섰다.

한국 선수들이 빙판을 돌며 속도를 끌어올리면, 캐나다 선수들이 옆에서 쉬며 지켜봤다.

한국 선수들의 눈길도 자연스레 캐나다 선수들로 향했다.

단지누의 '대항마'로는 한국의 신성, 대표팀 막내인 임종언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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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막강 라이벌 한국-캐나다
4일 같은 시간·장소서 훈련 돌입
서로 견제하며 시선 피했지만...
스피드 낼 때는 쳐다보며 의식도
캐나다 에이스 단지누·사로 주의보
'단지누 대항마' 임종언 "자신감 생겨"
캐나다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들이 4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훈련을 받고 있는 한국 대표팀의 스케이팅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밀라노=뉴시스

쇼트트랙 강국, 한국과 캐나다 선수들이 같은 시간 같은 빙판 위에서 마주 섰다. 아직 총성은 울리지 않았지만, 링크에는 이미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흐르며 묘한 긴장감을 연출했다.

한국 대표팀은 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공식 훈련에 돌입했다. 10일부터 금빛 레이스가 펼쳐지는 올림픽 무대다. 그러나 이 빙판은 한국팀만의 공간이 아니었다. 같은 시간에 훈련이 배정된 캐나다 대표팀도 링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세계 최강을 다투는 두 나라가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서로를 의식하며 훈련을 시작했다.

한국 선수들이 빙판을 돌며 속도를 끌어올리면, 캐나다 선수들이 옆에서 쉬며 지켜봤다. 최민정(28)과 김길리(22·이상 성남시청), 황대헌(27·강원도청), 임종언(19·고양시청) 등 한국의 간판들은 빙질을 점검하며 템포를 높였다. 캐나다 선수들은 애써 무심한 듯 고개를 돌렸지만, 코너에서 속도가 붙을 때마다 힐끗힐끗 시선이 따라왔다.

4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쇼트트랙 최민정(맨 왼쪽부터)과 임종언이 스케이팅 훈련하는 모습을 오른쪽 캐나다 대표팀 선수들이 지켜보고 있다. 밀라노=연합뉴스
캐나다 쇼트트랙 대표팀의 에이스 윌리엄 단지누가 4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 밀라노=연합뉴스

한국 선수들의 눈길도 자연스레 캐나다 선수들로 향했다. 시선의 중심은 단연 ‘남녀 에이스’ 윌리엄 단지누(25)와 코트니 사로(26)였다.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는 두 선수는 2025~26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1~4차 대회에서 나란히 남녀부 개인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단지누가 7개, 사로가 5개, 둘이 합작한 금메달만 12개다. 캐나다는 월드투어 기간 36개의 금메달 중 15개를 가져갔다. 한국은 9개였다.

특히 단지누는 현 쇼트트랙 판도를 뒤흔드는 '괴물'로 통한다. 지난해 5월 캐나다에서 열린 월드투어 2차 대회에서 남자 500m, 1,000m, 1,500m, 5,000m 계주 및 2,000m 혼성계주까지 5관왕에 올랐다. 한국의 전통적인 강세 종목인 1,500m는 물론, 단거리 500m에서도 압도적이다. 남자 1,500m와 500m 경기가 불과 한 시간 간격으로 열린 월드투어 3차 대회에서도 두 종목을 모두 제패했다. 쇼트트랙 선수로는 이례적인 191㎝ 장신인 단지누는 타고난 체력과 스피드, 노련한 경기 운영까지 겸비하며 2024년 이후 남자부 최강자로 자리 잡았다. 단지누는 한국 취재진 앞에서도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번 대회 우리 팀 목표는 메달 7개"라며 "한국은 훌륭한 선수들이 많고, 오랫동안 강팀이었지만, 우리가 꼭 목표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윌리엄 단지누가 지난해 3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ISU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 대회 남자 1,000m 8강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캐나다 쇼트트랙 대표팀의 에이스 윌리엄 단지누가 4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공식 훈련을 마치고 인터뷰하고 있다. 밀라노=연합뉴스

단지누의 '대항마'로는 한국의 신성, 대표팀 막내인 임종언이 꼽힌다. 임종언은 지난해 첫 시니어 국제대회 무대인 월드투어 1~4차 대회에서 금메달 5개를 쓸어 담으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단지누와 직접 맞붙은 1차 대회 1,500m에서는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조직위원회도 임종언을 '라이징 스타 10인’에 이름을 올리며 기대하고 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개막을 사흘 앞둔 3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쇼트트랙 임종언이 훈련을 하고 있다. 뉴스1

임종언의 표정은 이날 시종일관 밝았다. 긴장감 대신 여유가 묻어나는 모습에 오히려 취재진이 '떨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을 정도. 임종언은 "잃을 것이 없는 신인의 패기로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며 "첫 올림픽이지만,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경기 날 컨디션을 맞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종언의 시선도 캐나다를 향했다. 그는 "캐나다 대표팀이 계주에서 어떤 호흡을 보이는지 유심히 봤다”며 "우리는 매일 조직력이 좋아지는 것 같다. (금메달을 향한) 자신감이 생긴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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