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1표 관철에도 여전한 '반정청래 기류'... 더 거칠어진 합당 기싸움
'당원 뜻' 앞세워 조국혁신당 합당 강행 의지
정청래 직진 시사에 반발은 갈수록 세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조국혁신당 합당과 관련한 전 당원 여론조사 실시를 제안했다.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 관철에 이어 합당도 권리당원 뜻을 앞세워 강행하려는 모습이다. 정 대표의 정면 돌파 의지에 비당권파 반발은 한층 거세지고 있다. 합당 논의를 중단하지 않으면 '조직적 반대 행동'에 나서겠다는 공개 경고까지 나왔다. 전날 가결된 1인 1표제 찬성률이 지난해 12월 1차 투표에 비해 10%포인트 낮아진 것은 '정 대표를 향한 경고'라는 해석이 제기되는 등 합당을 둘러싼 내홍이 분출하는 모양새다.

'합당 반대' 의원 겨냥? "의원·당원은 똑같은 당원"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합당 여부는 전 당원 투표로 정하게 돼 있는데, 그 과정 전에라도 합당 여부에 대한 전 당원 여론조사를 해보는 건 어떤가"라고 말했다. 합당 관련 찬반이 첨예하니, 당원 의견 수렴을 위한 여론조사를 먼저 해보자는 것이다.
정 대표는 "국회의원과 당원은 똑같은 당원"이라며 "의원 간의 논란, 토론 등만 보도되는데 여기에 정작 당의 주인인 당원의 토론은 빠져 있다"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비당권파 일부 의원들의 합당 반대 목소리가 부각되고 있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의 경우 합당 찬성 여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된 만큼 당원 여론조사를 통해 합당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앞서 1인 1표제 추진 과정에서도 전 당원 여론조사를 두 차례 실시한 바 있다. 두 차례 조사 모두 찬성률이 80% 넘게 나온 것이 1인 1표제를 관철할 명분이 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합당에 반대하는 비당권파 최고위원들은 합당 논의 자체를 중단하라며 거듭 반발했다. 정 대표 면전에서 연일 날을 세우고 있는 이언주 최고위원은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 여당에서 왜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하다"고 또다시 직격했다.
이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란으로 번지고 있어 걱정"이라며 "마치 민주당을 (혁신당)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듯한 발언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정 대표를 바라보며 "합당 논의를 멈추는 결단을 촉구한다"고 했고,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이 시점에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합당 반대' 중진도 가세 "조직적 반대 행동 불사"
최고위원 반발이 거듭되자 정 대표 측은 일단 한 발 물러섰다. 당초 이날 합당 추진 절차를 논의하려던 계획을 보류했다. 다만 정 대표 측은 "당내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기 위한 속도조절은 있을 수 있으나 합당 추진 자체를 멈추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정 대표가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지방선거 전 합당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진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반발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원내대표를 지낸 4선 박홍근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지도부가 합당 논의를 정리하지 않은 채 전 당원 투표를 강행하는 선택을 결코 수용할 수 없다"며 즉각적인 합당 절차 중단을 요구했다. 박 의원은 특히 "당원 다수의 우려를 외면한 채 합당을 밀어붙인다면 보이콧을 포함한 조직적인 반대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최고위원을 지낸 한준호 의원도 정 대표의 전 당원 여론조사 제안에 대해 "지도자로서 비겁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당내에서는 전날 중앙위원회 1인 1표제 찬성률이 60.58%로 지난해 12월 1차 투표 당시 찬성률(72.65%)보다 10%포인트 넘게 낮아진 점을 들어 "정 대표의 일방통행식 당 운영에 경고를 보낸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정 대표 비토 정서가 확인된 만큼 합당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며 "무리하게 밀어붙여봐야 내홍만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언주 최고위원도 "재적 과반인 의결정족수를 겨우 16명 넘겨 재적 대비로는 52.88%로 통과됐다"며 "지도부가 겸허한 태도로 (이 숫자의) 의미를 곱씹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이지원 인턴 기자 jiwon1225@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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