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교산&그너머] <1449> 경남 양산 원동 매봉

글·사진=이창우 산행대장 2026. 2. 4.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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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영축지맥 끝자락…‘닭봉’ 발아래 두고 매 노닐던 봉우리

- 밀양과 경계 이룬 양산의 오지
- 어영마을 북쪽에서 감싸 ‘포근’
- 물고기도, 사람도 머무는 명당

- 배내골 입구 배태고개서 출발
- 급경사에 무릎까지 쌓인 낙엽
- 정상 지나 하산길에 멋진 조망
- 김해·양산·밀양 명산 한 눈에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사람을 만나기 힘든 한적한 산길을 걷고, 요즘 한창 제철인 미나리도 먹는 경남 양산시 원동면 ‘매봉(754.8m)’을 소개한다.

조망이 잘 열리지 않는 경남 양산시 원동면 매봉 산행에서 시원하게 열리는 전망대는 770봉을 내려서면서 만난다. 취재팀이 로프를 잡고 올라가 바위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서쪽으로 정면에 금오산에서 가래봉을 잇는 능선 뒤로 밀양 땅의 구천산 만어산 천지봉이 보인다. 발 아래 깊은 골짜기는 밀양시 단장면 국전리이다.


매봉은 28년 전인 1998년 4월 30일 자 ‘다시 찾는 근교산 <103> 삼랑진 금오·매봉산’편에서 알렸다. 당시 근교산 취재팀의 텃밭이었던 영남알프스 언저리 지대인 밀양 양산 청도의 숨은 산을 한창 개척할 때였다. 금오산(766.1m)도 그중 한 산이었다. 금오산은 양산과 밀양을 경계 짓는다. 양산의 3대 악산인 천태산(630.9m)과 함께 종주 산행을 할 수 있으며, 정상에서 남쪽으로 흘러 내린 바위 능선은 시원한 조망을 품어 매력적인 산행 코스로 알려져 있었다.

▮스님이 들려준 이름 ‘매봉’

취재팀이 매봉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에서 무릎까지 빠지는 낙엽을 뚫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금오산 산행을 하면서 건너편에 보이는 암봉인 770봉을 눈여겨보았고, 금오산과 연결하면 괜찮은 코스가 나오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뒤 밀양 삼랑진 안촌마을에서 금오산을 거쳐 770봉에서 배태고개를 잇는 능선을 답사해 국제신문 1998년 4월 30일 자 근교산 지면에 실었다. 답사할 때만 해도 취재팀은 ‘매봉’이란 산 이름은 전혀 알지 못했다. 당시 산행 코스가 금오산에서 약수암을 거쳤는데, 우연히 암자의 주지스님을 만났다.

필자는 건너편 산봉우리를 가리키며 “혹시 옛날부터 부르는 이름이 있습니까?”하고 여쭈었다. 스님은 “저 끝에 보이는 봉우리가 매봉이며, 항상 여러 마리 매가 배회하며 날아다닌다”고 했다. ‘닭 잡는 매’라고, 어영마을 뒤편인 도득골(도둑골)에 닭봉(580m)이 있는 것을 보면 매봉이란 명칭은 지금 와서 더 잘 이해가 된다.

배내골 시작지점인 배태고개는 현재 2차로 도로에 포장이 깔끔하게 되어 있으나, 1970년 이전에는 영포리 배태마을에서 배내골 대리 고점마을까지 고개를 넘는 길이 좁고 험해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서 원동면에서 군수사령부의 지원을 받아 배태고개 넘는 길을 정비했고, 이를 기리는 공적비가 배태고개 주차장 안쪽에 있다.

어영마을은 400~700m 높이 능선이 마을을 포근히 감싸고 있어 꼭 호리병 안에 들어앉은 모습을 하고 있다. 어영(魚泳)은 ‘물고기가 헤엄쳐 논다’는 뜻인데 이곳에 들어온 물고기가 부족한 것이 없이 잘살다 보니 바깥으로 나가지 않는다는 데서 유래했다. 마을에는 대나무 닥나무 배나무가 많아 ‘삼천 냥 마을’로도 불린다. 이를 가지고 죽제품 한지 청실배를 생산해 내다 팔아 부자마을로 통할 정도로 살기 좋아 주민 또한 마을을 떠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어영마을에는 10년 전보다 외지인이 들어와 지은 집이 많이 보였다.

양산 매봉 산행 경로는 다음과 같다. 배태고개~임도 4번 합류~주능선 삼거리~ 676봉~매봉 정상~746봉~760봉 폐헬기장~770봉 직전 갈림길~770봉~(770봉 직전 갈림길)~전망대 두 곳~임도 합류~당고개(임도 이탈)~어영마을 버스정류장에 도착한다. 산행거리는 약 8㎞이며, 4시간 안팎 걸린다. 산행 중 산길을 알리는 이정표가 없는 데다, 능선에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곳도 있어 산길 찾는 데 주의해야 한다.

배내골로 가는 도시형 8번 버스를 타고 양산 원동면 영포리 배태고개에서 내린다. 배내골 표석이 있다. 도로를 건너 바로 산길에 들어서고, 매봉을 향해 영축지맥 능선을 걷는다. 영축지맥은 낙동정맥인 양산 영축산에서 분기해 오룡산 배태고개 금오산 만어산을 돌아 낙동강과 밀양강이 만나는 밀양시 삼랑진읍 삼랑리 상부마을에서 끝맺는 45.8㎞ 산줄기이다. 잠시 가파르게 산길을 치고 오른다. 산불이 났는지 아름드리 소나무 밑둥치마다 불에 그을린 흔적이 있다. 소나무는 불향만 맡아도 죽는다는데 그래도 용케 살아남아 푸르름을 잃지 않았다.

▮산행 뒤 원동 미나리도 시식

배내골 표지석이 선 산행 출발지 배태고개.


약 10분이면 볼록거울이 있는 임도가 나온다. 직진해 능선을 탄다. 6, 7분이면 다시 임도와 만난다. 여기서 취재팀은 맞은편 절개지를 거쳐 능선을 곧장 치고 올라 작은 봉우리를 넘었다. 뒤에 두 번 더 안부에서 지나가는 임도와 만났다. 굳이 희미한 능선을 안 타고, 절개지에서 왼쪽 임도를 따라가도 되었다는 뜻이다. 두 번째 안부 임도에서 오른쪽으로 능선을 치고 오른다. 임도를 계속 따라가면 매봉 정상을 거치지 않고 770봉에서 내려오는 산길과 만나 어영 마을로 바로 간다. 중간중간 급경사에다 카키색 낙엽이 수북하게 깔려 산길이 미끄럽다.

임도를 벗어나 약 30분 용쓰고 오르면 능선 삼거리에 닿는다. 매봉은 왼쪽으로 튼다. 오른쪽은 밀양댐에서 오는 길이지만, 산길은 보이지 않는다. 이제부터 능선길이 완만하게 이어져 산행은 그리 힘들지 않다. 진달래나무가 많아 꽃 피는 봄에 찾아도 괜찮겠다. 676봉을 거쳐 능선 삼거리에서 35분 남짓이면 소 삼각점이 있는 매봉 정상에 선다. ‘754.9m 매봉, 영축지맥’을 알리는 국제신문 근교산 2대 산행대장 최남준 씨의 팻말(준·희)이 정상석을 대신한다. 산행은 오른쪽 능선으로 이어진다. 왼쪽은 도득골에서 올라오는 길.

정면에 천태산과 금오산이 보인다. 참나무 능선에 드문드문 산죽밭이 나오고, 746봉에 올라선다. 왼쪽은 닭봉 안부를 거쳐 어영마을로 내려가는 길이다. 오른쪽으로 틀어 완만한 능선을 오르면 흰색 바위가 눈에 띄고 봉우리에서 오른쪽으로 나가면 펑퍼짐한 능선에 잘라 놓은 나무가 자빠져 길을 막고 있다. 능선을 벗어나지 않고 요리조리 빠져나간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한 그루 선 능선을 거쳐 폐헬기장과 만난다. 뚜렷한 지형지물이 없지만 ‘영축지맥 H.P 760m’ 팻말이 나무에 달려 있어 중요한 길잡이가 된다.

매봉 능선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770봉이 건너편에 보인다. 산길은 잠시 안부로 내려섰다 다시 살짝 된비알을 치고 올라 매봉에서 60분이면 770봉 직전 갈림길에 닿는다. 여기서 산악회 산행 리본이 여러 개 달린 왼쪽으로 내려가야 하나, 이번 산행에서 최고점인 매봉 상봉을 찍고 되돌아온다. 하산은 바위벼랑 옆을 타고 가는 만큼 길이 안 좋다. 오른쪽 바위에 로프가 걸려 있다. 매봉 능선에서 처음으로 조망이 열리는 전망대가 있어 갔다 온다.

정면에 높은 산은 금오산이며, 시계반대방향으로 천태산 무척산 토곡산과 신선봉에 풍력 발전기가 돌아간다. 금오산 오른쪽은 구천산 만어산 천지봉 등 김해 양산 밀양의 산이 펼쳐지며 발아래 날머리인 어영마을이 산속에 파묻혀 외부와 단절된 모습을 하고 있다. 2, 3m 높이 절벽에 밧줄이 묶여 있으나 낡아 중간에 끊어져 있다. 오른쪽 참나무를 붙잡고 바위를 내려선다. 소나무 한 그루가 허리가 꺾여 분재 같은 모습을 한 바위 전망대 한 곳을 더 거쳐 낙엽이 깊은 데는 허벅지까지 빠지는 뚜렷한 길을 따라 770봉에서 40분 남짓이면 임도와 만난다.

이 지점에서 출발했던 배태고개 원점 산행을 한다면 왼쪽으로 임도를 따라가면 된다. 취재팀은 금오산 약수암 방향인 오른쪽으로 향했다. 이내 최저점 안부인 당고개에서 왼쪽 어영 마을로 가는 산길이 열려 있다. 입구에 산악회 리본이 달려 있다. 금오산과 약수암에서 오는 산길에서 왼쪽으로 꺾는다. 통행이 없어서 그런지 산길이 사라져 끊어진 곳도 중간에 더러 나온다. 물 마른 작은 폭포 위를 지나 넘어진 큰 나무 아래를 통과하면 임도에 내려선다. 어영마을은 왼쪽이다. 당고개 갈림길에서 약 35분이면 어영마을 정류장에 도착한다.

# 교통편

- 열차·버스 이용 편리…원동 미나리 수확 한창

비닐하우스에서 수확을 기다리는 미나리.


원점 회귀 코스가 아니라서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편이다. 취재팀은 승용차로 이동해 경남 양산 원동면 내포리 내포마을회관 앞 도로변 주차공간에 차를 두고 도시형 8번 버스를 탔다. 도시형 8번과 7번 버스 환승 시간을 잘 맞춘다면 승용차도 괜찮다. 원동역에서 출발한 도시형 8번 버스는 6분, 7분이면 내포마을정류장과 어영다리정류장을 지나가니 미리 기다렸다가 탄다.

원동은 부산역·부전역에서 열차로 가는 게 편하다. 부전역에서 무궁화가 오전 6시12분(약 45분 소요)에, 부산역에서 itx와 무궁화가 오전 7시31분 8시54분(약 33분 소요)에 출발하며 원동역에서 내린다. 원동역을 나와 도시형 8번 배내골행은 오전 7시10분 8시30분 10시 등에 떠나며 배태고개 정류장에서 내린다.

산행 뒤 어영마을에서 내포마을을 거쳐 원동역으로 나가는 도시형 7번 버스는 정상 운행과 콜 예약 버스가 있다. 어영마을에서 오후 2시15분 4시5분에 출발하는 버스는 정상 운행하며, 오후 3시20분 4시40분 5시35분 6시 버스는 출발 시간 40분 전에 반드시 어영마을에서 승객이 탄다고 7번 버스 기사(010-4821-8513)에게 콜 예약을 해야 버스가 어영마을에 들어간다. 콜 예약을 안 하면 어영마을에 타는 승객이 없다고 생각해 내포마을에서 원동역으로 버스가 되돌아가니 주의해야 한다.

원동역에서 부전역으로 출발하는 열차는 오후 5시48분 7시50분 무궁화가 있으며 부산역행은 itx와 무궁화가 오후 3시42분 6시29분에 있다.

원동에는 입맛을 돋구는 청정 미나리가 한창이다. 해마다 열리던 미나리축제는 올해 열리지 않으나 원동면 원리 내포리 영포리 등 식당에서 삼겹살과 곁들인 싱싱한 미나리를 맛볼 수 있으며 재배 농가에서 따로 구입도 가능하다. 미나리 1㎏ 1만3000원.

문의=문화체육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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