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꾸’ 열풍에 핫플로 떠오른 부산진시장
동대문시장서 부산으로 확산
액세서리 매장에 젊은 층 몰려

부산 동구 부산진시장이 ‘볼꾸’(볼펜 꾸미기) 열풍을 타고 젊은 층 사이에서 새로운 핫플로 떠오르고 있다. SNS를 중심으로 확산한 DIY 취향 소비가 오프라인 시장으로 번진 결과다.
볼꾸는 볼펜 몸통에 파츠와 비즈, 참 등을 끼워 자신만의 볼펜을 완성하는 방식이다. 짧은 시간 안에 결과물을 만들 수 있고, 비용 부담도 크지 않아 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4일 오후 부산진시장 3층 액세서리 매장에는 평일인데도 볼펜 꾸미기 재료를 고르는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주로 10대와 20대 여성이 많았지만, 30대 부부와 아이를 데리고 온 부모도 눈에 띄었다. 매대 앞에서는 볼펜 몸통에 장식을 하나씩 대어 보며 조합을 고민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휴대폰에 저장한 이미지를 참고하고, 친구끼리 의견을 나누며 재료를 고르는 장면도 자연스러웠다.
볼펜이 주인공이지만 이번 열풍의 무대는 문구점이 아니다. 부산진시장 3층을 중심으로 액세서리 매장 6~7곳의 매대가 볼꾸 용품으로 채워졌다. 체인과 링, 펜던트 등 기존 액세서리 부자재도 볼펜 장식으로 활용되며 상권의 쓰임이 달라지고 있다. 한 매장 직원은 “2주쯤 전부터 손님이 크게 늘었다”며 “주말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고 말했다.
이번 볼꾸 열풍은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먼저 시작된 뒤 부산으로 번졌다. 동대문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볼꾸 성지’ 분위기가 SNS를 통해 공유됐고, 부산에서도 ‘볼꾸 성지 부산진시장’ ‘부산 볼꾸 투어’ 등의 제목으로 후기와 정보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 배경에는 원하는 아이템을 즉석에서 비교하고 조합할 수 있다는 점이 있다. 가격 부담이 낮은 점도 한 요인이다. 볼펜 몸통과 파츠는 대부분 1000~2000원대이며, 볼펜 하나를 3000~4000원 선에서 완성할 수 있다.
인천대 소비자학과 이영애 교수는 “요즘 취향 소비가 빠르게 확산하는 가장 큰 배경은 SNS를 통한 실시간 정보 공유”라며 “젊은 세대는 ‘나’를 중심에 두고 직접 체험하는 소비에 더 큰 의미를 둔다”고 설명했다. 이어 “완제품을 사는 것보다 정보 탐색부터 비교·선택·구매까지 전 과정을 경험하는 것을 하나의 보상으로 인식하는 특징도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김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