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민주당 최고위원 감사위원 임명, 이게 감사원 개혁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임선숙 변호사를 지난 3일 신임 감사위원으로 재가했다. 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때 지명직 최고위원이었던 임 변호사는 지난 대선 때 배우자실장을 맡아 김혜경 여사를 보좌했고, 그의 배우자는 정진욱 민주당 의원이다. 독립성과 중립성이 요구되는 국가 최고 감찰기관 감사위원에 여당 지도부 출신의 대통령 측근 인사를 임명한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감사원을 바로잡겠다고 한 이재명 정부가 공정성을 의심받는 인사를 강행한 것은 감사원 개혁을 기대했던 국민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감사원은 4일 임 변호사에 대해 “감사원의 당면 과제를 완수을 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김호철 감사원장은 인사청문회와 취임식에서 “직무상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감사원의 당면 과제로 꼽았다.
하지만 임 변호사 이력은 감사원 존재 이유와 김 원장 각오와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다. 감사위원 자격을 규정한 감사원법은 정치적 편향성을 경계하기 위해 당적 이탈 후 3년이 지나야 임용할 수 있다고 했다. 임 변호사가 법적 기한은 넘겼지만, 이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최고위원으로 지명하고 대통령 부인의 손발 역할을 했던 인사라는 점에서 ‘정치적 중립’을 강조한 법 정신은 훼손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의 배우자가 당대표 정무특보를 지낸 여당 국회의원이란 사실도 감사 결과의 객관성을 의심받게 할 것이다.
가뜩이나 감사원은 윤석열 정부 때 권력 입맛에 맞춘 감사로 헌법기관 권위를 스스로 무너뜨렸다. 최재해 전 원장과 유병호 전 사무총장은 전 정권 인사 축출을 위해 국민권익위원회·방송통신위원회 표적·하명 감사를 주도했고, 이 과정에서 감사위원회 의결을 생략하는 전횡을 일삼았다. 특히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감사 과정에서 군사기밀이 담긴 자료를 배포하고, 대통령실 수석에게 문자로 보고한 장면은 ‘정권 친위대’로 변질된 감사원의 실체를 드러냈다. 유 전 총장이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받는 현 상황은 감사원이 치러야 할 당연한 업보이자 뼈아픈 교훈이다.
이런 독단과 전횡을 바로잡겠다던 처방전이 고작 최측근 인사 임명이라니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이번 인사는 감사원 개혁에 역행하고 또다시 감사원을 정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을 뿐이다. 이 대통령은 임 변호사 재가를 철회하고 감사원을 ‘국민의 기구로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실천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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