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본회의 고작 18번…‘유명무실’ 양성평등위 개편

김효실 기자 2026. 2. 4.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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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양성평등위원회'(양평위) 개편에 나섰다.

양평위는 양성평등기본법에 따라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범정부 성평등 정책 심의·조정 기구다.

앞서 성평등부는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인 '성평등 거버넌스 강화'의 일환으로 양평위 개편 작업을 한다고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밝힌 바 있다.

양평위가 2023년 1월 심의·의결한 제3차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2023~2027)은 '그간 양평위의 권한·자원이 충분히 배분되지 못해 (역할이) 제한적이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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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 역할 하는 방향
일부 “사무국 설치 필요”
성평등가족부는 지난달 29일 ‘양성평등위원회 개편 관련 현장 전문가 회의’를 열고 전문가 의견 수렴을 했다. 성평등가족부 제공

정부가 ‘양성평등위원회’(양평위) 개편에 나섰다. 양평위는 양성평등기본법에 따라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범정부 성평등 정책 심의·조정 기구다. 출범 10년을 넘겼으나 “그런 게 있었나?” 반응이 나올 정도로 존재감이 약해, 그동안의 형식적 운영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성평등 거버넌스’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성평등가족부 관계자는 한겨레에 “지난해 12월부터 양평위 개편 관련 전문가 회의를 2차례 거치는 등 개편 방향을 정리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안에 양평위를 열어 개편안에 대해 논의하려고 국무조정실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성평등부는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인 ‘성평등 거버넌스 강화’의 일환으로 양평위 개편 작업을 한다고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밝힌 바 있다.

양평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지적돼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대통령 직속기구로 전환이 검토됐지만 실행되진 않았다. 실제 한겨레가 성평등부 자료를 종합해보니, 양성평등기본법에 따라 2015년 7월 출범 뒤 10년여 동안 본회의는 18차례 열렸다(2025년 12월 기준). 1년에 1~2회꼴이다. 이 중 12차례(67%)는 서면 회의여서 대면 회의는 6차례에 그쳤다. 같은 기간 61차례 열린 실무·분과위원회 회의도 53번(87%)이 서면으로 열렸다.

과거 민간 위원으로 위촉돼 참여한 이들도 “형식적 운영에 그친다”, “유명무실하다”고 비판했다. “참여자 20여명이 돌아가며 인사말하고 식사하며 1시간가량 채우는 게 전부”(ㄱ 전 위원)이며 “의견을 내더라도 반영 여부를 알 수 없다”(ㄴ 전 위원)는 것이다. ‘셀프 진단’도 비슷하다. 양평위가 2023년 1월 심의·의결한 제3차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2023~2027)은 ‘그간 양평위의 권한·자원이 충분히 배분되지 못해 (역할이) 제한적이었다’고 짚었다.

일각에선 양평위 권한의 한계를 지적하며 ‘국무총리 소속’에서 ‘대통령 직속’으로, 정책의 ‘심의·조정’에서 ‘권고’ 및 ‘후속조치 이행 여부 관리’로 바꿔야 한다는 제안을 해왔다. 성평등 정책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는 부차적이며, 개편의 핵심 목표가 ‘운영 내실화’여야 한다고 본다. 양평위 산하에 실무행정조직(사무국)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차인순 국회의정연수원 겸임교수는 “각 부처마다 우선순위가 달라 일회적 회의만으로 범부처 성평등 의제를 정책화하고 집행·점검하기 어렵다”며 “전문위원을 포함한 사무국을 상설화해 국가적 의제를 스크리닝할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지금도 양평위 심의 안건을 미리 연구·검토할 수 있는 실무·분과위원회를 두고 있으나, 본회의처럼 형식적 운영에 그친다는 평가다. 현재 양평위 실무는 성평등부 공무원 1~2명이 다른 업무와 병행한다. 성평등부가 부처 간 정책 조정 업무를 일부 맡아오긴 했으나, 수평적인 행정부처 간 조정의 어려움을 극복하진 못했다. 정부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에도 미치지 않는 ‘미니 부처’이자 ‘존폐 위기’까지 몰렸던 성평등부의 취약성이 커서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2.6배인 성별 임금격차 등 지표는 이러한 범부처 성평등 의제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가 약한 결과”라고 짚었다. 양평위 개편이 만능 해결책은 아니지만, 최소한 부처 간 협업과 책임을 담보하는 행정체계로서 양평위 개편은 필요하다는 뜻이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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