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해병대 전역하자마자 '영창' 위기…'라스' 녹화가 부른 참사 [리폿-트]

정대진 2026. 2. 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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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정대진 기자] 방송인 그리(본명 김동현)가 지난달 28일 해병대 병장으로 만기 전역했다. 성실한 군복무를 마친 그에게 축하의 메시지가 전해지는 한편, 그의 방송 복귀 '시점'과 '방식'을 두고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4일 MBC 예능 '라디오스타'는 공식 채널을 통해 '그리, 전역 4시간 만에 라스 출석'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같은 날 방송될 951회의 선공개 분량으로 그리가 전역 당일 스튜디오로 향하는 것부터 아버지 김구라와 상봉하는 기쁨의 순간까지를 담았다. 앞서 지난 1월 30일에 공개된 그리의 '라디오스타' 출연 예고 영상은 조회수가 480만 회(4일 오후 2시 기준)를 넘길 정도로 높은 화제성이 돋보였다.

선공개 영상에서 보여진 그리의 모습은 입대 전과 비교했을 때 확연한 차이를 느낄 정도로 든든하고 다부진 체형으로 변해있었다. 그는 각잡힌 걸음걸이로 등장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귀신 잡는 해병대 청룡 병장 김동현은 2024년 7월 29일부터 2026년 1월 28일까지 549일간의 군복무를 마치고 사랑하는 부모님의 품으로 돌아가라는 명 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라고 전역 신고하며 출연진들의 축하를 한몸에 받았다.

그리가 전역 사실을 자랑스럽게 외치는 데에 아니꼬운 시선을 보낼 사람은 없다. 축하 받아 마땅하다. 다만, 누리꾼들은 '전역 당일' 녹화가 진행된 점을 지적하며 그리를 도마 위에 올렸다. 그 배경은 군 전역 시점 관련 법령 해석이 명확하지 않은 데에서 나온다. 현재 군형법은 '현역에 복무 중인 자'를 군인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부대를 나온 날'부터 민간인 신분을 취득할 수 있다. 그러나 민법 제159조에 따르면 '전역 당일 자정', 즉 28일 전역인 그리는 '29일 00시 00분'부터 민간인 신분을 갖게 된다.

만약 민법에 따라 그리가 '군인' 신분으로 '라스' 녹화에 참여한 것으로 해석한다면 그는 '영리 활동을 할 수 없다'는 군법을 어긴 것이 된다. 일반 병사의 경우 해당 법령 위반 시 영창에서 근신까지 처벌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많은 군인들이 전역 당일까지도 본인의 언행에 주의를 기울이며 조용히 복무를 마친다. 그리의 이번 녹화 참여를 두고 법적 위반 여부를 가리기는 어렵지만,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는 없었다는 것이 세간의 평가다.

그리의 '라스' 출연은 '부모 특혜' 관련 갑론을박의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지상파 최장수 토크쇼로, 수많은 연예인들이 섭외 전화를 기다리는 방송계의 '대감댁'이다. 뿐만 아니라 아버지 김구라가 18년째 고정으로 진행을 보는 예능이기에 그리의 출연은 손 하나 안 쓰고 코 푼다는 일명 '낙하산'으로 비춰질 우려가 있다. 더불어 예고편에 이어 선공개 영상까지 모두 그리에 초점이 맞춰진 점 역시 우려스럽다. 화제성을 감안하더라도 '라스' 무대를 밟아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많은 연예인들 사이에서 김구라를 등에 업은 채 독무대를 펼치는 그리의 행태가 시청자들은 그리 반갑지 않을 것이다.

더 나아가 선공개 영상 속 김구라와 그리가 만든 부자 상봉의 순간은 그와 함께 게스트로 출연한 조혜련, 한해, 김원준을 병풍 역할로 만들기 충분했다. 그리의 어린 시절을 지켜봐 온 조혜련은 눈물을 흘리며 카메라에 얼굴을 담았지만, 한해와 김원준은 '대감댁 잔치'에 놀러온 '하객'으로 자리한 듯 기계처럼 박수만 치는 모습을 보였다. 지상파 방송이 지켜야 할 '공영성'이 오로지 특정 출연자의 경사를 축하하기 위해 희생된 것이다.

그리는 독설가 이미지의 아버지와 상반되는 귀여운 이미지로 어린 시절부터 전국적인 사랑을 받아왔다. 지난 2024년 해병대 자원 입대로 많은 응원을 받은 그의 이번 선택은 평소 본인이 쌓아온 성실한 이미지를 희석시킬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정대진 기자 jdj@tvreport.co.kr / 사진= TV리포트 DB, MBC '라디오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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