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이번에도 '이번에는 다르다'는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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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한국일보>
극 중 1,000원도 안 되던 뉴데이터 테크놀로지 주식이 몇 달 만에 30만 원까지 상승했다가 폭락하면서 백화점 지분을 조카에게 넘겨야 했기 때문이다.
들뜬 분위기에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김영익 전 서강대 교수의 우려 메시지는 잊힌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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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넷플릭스를 통해 2022년 큰 인기를 얻은 ‘재벌집 막내아들’ 9화에는 순양그룹 창업자의 딸 진화영(김신록 분)이 주식투자로 몰락하는 장면이 나온다. 극 중 1,000원도 안 되던 뉴데이터 테크놀로지 주식이 몇 달 만에 30만 원까지 상승했다가 폭락하면서 백화점 지분을 조카에게 넘겨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는 작가가 억지로 그려낸 허구가 아니다. 1999년 여름부터 2000년 봄 사이에 새롬기술 주가는 실제로 150배나 상승했다가, 휴지조각으로 폭락했다.
□ 돌이켜보면 새롬기술의 몰락은 폭락이 시작될 때까지는 아무도 예견하지 못했다. 너무 오른 것은 맞지만, 인터넷이라는 신기술 때문에 “이번에는 다르다”는 주장이 많았다. 그리하여 내 주식을 더 비싼 가격에 매입할 ‘더 큰 바보’는 언제나 존재한다는 헛된 믿음에 기반한 공격 투자가 연쇄적으로 이뤄졌다. '상승장에서 나만 소외된다'는 포모(FOMO) 심리까지 가세하면서 코스닥 시장은 파국으로 향했다. 대부분 피해는 뒤늦게 뛰어든 개미투자자들에게 집중됐다.
□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취재현장에서 경험한 일련의 버블 형성과 버블 붕괴의 패턴은 비슷했다. 버블은 자산의 본질적 가치에 비해 시장 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하는 현상이지만, 처음에는 늘 그럴듯한 이유로 시작한다. 인터넷 혹은 서브프라임모기지 같은 신종 금융기법 등 전례 없는 혁신이 증시와 경기를 달궜다. 닷컴버블도, 2003년 카드사태도, 2007년 미국발 금융위기 때도 같은 패턴이 이어졌다.
□ 코스피 지수가 5,000선을 넘은 이번 활황기는 과거와 다를까. 인공지능(AI) 혁명과 로봇, 배터리 등이 장밋빛 미래를 얘기한다. 이번에도 “이번에는 정말 다르다”는 분석이 넘친다. 들뜬 분위기에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김영익 전 서강대 교수의 우려 메시지는 잊힌 지 오래다. 대학생과 가정주부까지 투자에 가담하면서, 대기 중인 예탁금이 100조 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쯤 되면 냉정한 대응을 당부하는 게 본업일 것 같은 금융당국마저 분위기에 휩쓸린 것 같아 의아하다.
조철환 오피니언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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