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규제 완화 시동…지역 골목상권 불안감 고조

권영진 기자 2026. 2. 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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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만에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 완화 논의가 본격화되자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의무휴업이 완화될 경우 소비가 다시 대형유통업체와 대형 식자재마트로 집중되면서 골목상권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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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휴업제 14년 만에 재논의…상인들 “규제 풀리면 골목상권 설 자리 더 좁아져”
대형마트 의무휴업제가 도입된 지 14년이 흐른 가운데 4일 오전 홈플러스 칠곡점에 영업시간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권영진 기자

14년 만에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 완화 논의가 본격화되자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발의되면서 규제 완화가 골목상권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제가 도입된 지 10년이 넘으면서 국내 유통 환경은 크게 바뀌었다. 심야영업 제한과 월 2회 의무휴업이 장기화되자 대형마트 점포 수는 줄어든 반면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식자재마트는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에 따르면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의 총 점포 수는 2020년 412개에서 지난해 386개로 5년 새 6.3% 감소했다. 특히 홈플러스는 140개 점포 중 23곳이 문 닫았다. 대구에서도 2021년 대구스타디움점 폐점 이후 내당점과 동촌점이 잇따라 영업을 종료하면서 지역 대형마트 매장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반면 식자재마트는 대형마트와 유사한 영업 형태를 갖추고 빠르게 확산됐다. 매장 면적을 3천㎡ 미만으로 유지하면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을 받지 않아 연중무휴·24시간 영업이 가능하고 전통시장 반경 1㎞ 이내 출점 제한 규제도 적용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식자재마트가 사실상 대형 유통기업과 비슷한 규모와 영향력을 갖추고도 규제에서는 제외돼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같은 변화로 일부 지역에서는 대형마트 공백을 식자재마트가 대체하고 있다. 지난해 문을 닫은 대구 서구 홈플러스 내당점 자리에도 지역 식자재마트 입점이 예정돼 있다. 유통시장의 중심축이 대형마트에서 식자재마트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러나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들 입장에서는 대형마트와 식자재마트 모두 사실상 대기업형 유통채널로 인식되고 있다. 골목상권의 경쟁 상대가 하나에서 둘로 늘어난 셈인데 여기에 대형마트 규제까지 완화되면 이중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런 흐름 속에서 지난 3일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가맹점주가 운영하는 기업형 슈퍼마켓(SSM)을 영업시간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대형마트의 온라인 주문·배송에 대해서는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내용이 담겼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대형마트는 점포를 온라인 물류 거점으로 활용해 새벽배송과 24시간 주문 처리에 나설 수 있게 된다. 사실상 대형마트 규제의 상당 부분이 완화되는 셈이다.

이때문에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들은 제도 완화가 가져올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의무휴업이 완화될 경우 소비가 다시 대형유통업체와 대형 식자재마트로 집중되면서 골목상권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지역 소상공인단체 관계자는 "식자재마트도 규모와 영업 형태를 보면 사실상 대기업 유통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이미 두 대형 유통 채널 사이에서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대형마트 규제까지 완화되면 골목상권은 설 자리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영진 기자 b0127kyj@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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