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삼립 시화공장 화재 현장 합동 감식…“오븐 근처 발화 추정”
불이 난 건물,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 제외
SPC삼립 “현장 수습과 안전 점검 적극 협조할 것”

"갑자기 불이 났다고 빨리 나오라고 해서 건물 밖으로 나왔습니다. 다친 사람이 별로 없어서 다행입니다. 불이 1층에서 시작됐다면 많은 사람이 다쳤을 수도 있습니다."
지난 3일 발생한 SPC삼립 시화공장 화재 당시 옆 건물에서 근무하던 A씨는 위험했던 당시 순간을 이렇게 전달했다.
4일 오전 10시쯤 찾은 시흥시 정왕동 SPC삼립 시화공장 R동 건물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건물 외부 바닥에도 자재들이 탄 흔적과 잿더미가 가득했다.

이날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와 시흥소방서 등 유관기관들은 약 25명을 투입해 약 2시간 현장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감식 결과 R동 3층 식빵 생산라인 내 빵 정형기과 오븐 근처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어떤 요인에 의해 불이 붙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오는 5일 오전 10시30분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2차 합동 감식을 진행해 구체적인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불이 난 R동을 포함한 시화공장 전체는 가동 중지됐다. 이날 일부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물품들을 가지러 공장에 찾아오기도 했다.
화재 당시 불이 난 R동에는 62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시화공장 전체에는 544명이 출근해 근무하고 있었다.
경찰은 현재까지 공장 관계자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관계자들은 화재 당시 폭발음이 들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화재가 난 R동에 스프링클러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은 공장의 경우 6층 이상일 때, 혹은 바닥 면적이 1000㎡를 초과하는 4층 이상 층에만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화공장 R동은 4층 규모 건물인데다가 불이 난 3층의 경우 1000㎡를 초과하지만 4층 이하이기 때문에 설치 의무가 없다.
스프링클러 부재로 완진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오후 2시59분쯤 시작된 불은 약 8시간만인 오후 10시49분쯤 완전히 꺼졌다. 근로자 3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번에 불이 난 SPC삼립 시화공장은 지난해 5월 크림빵 생산라인에서 노동자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곳이다.
SPC삼립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식빵과 햄버거 번 등 주요 제품은 성남, 대구 등 생산시설과 외부 파트너사 등을 활용해 공급이 가능하도록 진행할 계획"이라며 "현장 수습과 관계 당국의 안전 점검에 적극 협조하고 완료되는 대로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생산과 공급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추정현 기자 chu363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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