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남아도는데 또 짓는다…광주 주택 수급 불안

정상아 기자 2026. 2. 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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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부동산 정책 지방 소외
지역 미분양 아파트 1200세대
공공주택 1만7천호 공급 예정
市 "LH와 공급 협의 나설 것"
광주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수도권과 지방 간 부동산 양극화가 고착화되는 가운데, 정부의 공공주택 확대 정책이 지방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분양이 누적되고 있는 광주에서는 공공임대주택 사업까지 동시에 추진되면서 주택 시장 수급 불균형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4일 광주시와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는 6·27 대출 규제와 9·7 공급 대책, 10·15 부동산 대책 등을 잇달아 내놓았지만, 정책 초점이 수도권 집값 안정과 공급 확대에 맞춰져 있어 지방 부동산 침체를 완화할 대책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광주 주택시장은 이미 공급 부담이 현실화된 상태다. 인구 감소 속에 준공 이후에도 주인을 찾지 못한 아파트가 늘고 있지만, 도심 곳곳에서는 공공임대주택 공사가 동시에 진행되며 공급 확대 기조와 위축된 수요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대형 브랜드 아파트 단지들이 '10년 임대'로 방향을 틀어 임차인 모집에 나서고 있고, 법정관리 사업장들은 헐값 매물에도 매수자를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준공 후 미분양, 이른바 '악성 미분양'은 건설사 유동성을 압박하며 연쇄 부실 우려를 키우고 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광주 지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781가구로, 전월보다 64.8% 급증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광주 전체 미분양 1천403가구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미 준공된 아파트다. 전남 역시 전체 미분양이 2천700가구를 웃돈다.

수요 기반도 약해지고 있다. 통계청 인구동향에 따르면 광주 인구는 지난해 말 139만 명으로 140만 선이 무너졌다.

반면 공급 물량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광주시 주거 종합 계획과 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올해부터 2030년까지 광주에서 준공 예정인 아파트는 약 3만4000세대에 달한다.

공공주택 공급도 속도를 내고 있다. 광주에는 공공임대 1만2천호, 공공분양 4100호 등 모두 1만7000호 공급이 예정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LH는 공공임대 공급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광주시는 광산구 산정·장수동 일대에 2030년까지 1만4000세대를 공급하는 산정지구 공공주택지구 개발이 추진되자, 대규모 동시 공급에 따른 수급 불균형을 우려하며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광주상공회의소도 정부에 산정지구 주택 공급 계획 전면 재조정을 건의했다.

주택 경기 침체는 지역 건설업계로도 번지고 있다. 지난해 유탑건설과 계열사, 삼일건설 등이 잇따라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건설업계 줄도산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LH는 신축매입임대 방식으로 미분양 해소에 나서고 있지만, 낮은 매입 상한가로 인해 건설사들이 매각을 꺼리면서 광주에서는 제한적인 사례에 그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미분양 적체와 수요 위축이 동시에 나타나는 구조적 어려움에 놓여 있다"며 "LH와 협의하며 지역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 수단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