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 탈석탄 앞두고 발전공기업 통폐합 논의…‘발전원별 분리’ 갈등

옥기원 기자 2026. 2. 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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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발전원별 분리’ 검토, 노조는 반대
이재명 정부가 한국전력공사의 발전자회사 통폐합 작업의 논의에 착수했다. 사진은 보령발전본부 내 발전소 전경. 한국중부발전 제공

정부가 2040년 석탄발전소 폐쇄에 발맞춰 한국전력공사가 거느린 발전자회사(발전5사) ‘통폐합’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주력 사업이던 석탄·가스 발전과 최근 비중이 늘어난 재생에너지 부문을 분리하는 안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발전자회사 노동조합이 “발전원별로 기관을 분리할 경우 강력한 저지 행동에 나서겠다”고 맞섰다.

4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최근 ‘에너지 전환기 전력 공기업의 새로운 역할 연구’에 대한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본격적인 발전5사 통폐합 방향성 및 실행 방안 검토에 착수했다. 우리나라가 국제 탈석탄동맹(PPCA)에 가입해 ‘2040년까지 석탄발전 폐지’ 의지를 밝히면서 석탄발전소를 운영해 온 발전공기업들의 사업 구조조정 등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수립될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발표 이후 발전5사(동서, 중부, 서부, 남동, 남부) 통폐합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12차 전기본에 포함될 석탄발전소 폐쇄 시기에 맞춰, 그간 석탄·가스(LNG) 발전소를 지역별로 나눠 운영하던 발전5사를 어떻게 재편할지 방안 등을 구체화할 계산으로 읽힌다.

이재명 대통령도 발전5사 통폐합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지난해 말 진행된 기후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같은 업무를 하는 발전자회사를 5개로 나눈 것과 관련해 “(공기업) 사장만 5명이 생겼다”며 비효율 문제를 지적한 게 대표적이다. 기후부가 지난달 에너지 분야 공공기관과 진행한 업무보고에서도 석탄발전 폐지에 따른 발전5사의 효율적인 조직 운영 방안 등이 주요하게 논의됐다.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2차관이 3일 열린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 정기대의원대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 제공

발전5사 체제는 2001년 추진된 전력산업 구조개편으로 등장했다. 당시 한국전력이 전력생산과 송배전, 전기 판매를 모두 수직 독점하는 구조를 바꾸기 위해 전력거래소와 발전5사를 자회사로 두는 방식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전력생산 부문을 발전5사로 쪼개 시장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이었지만, 실제로는 자회사 간 ‘나눠먹기식’ 운영에 머물렀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매번 정치인 출신 사장이 임명되는 ‘낙하산 인사’ 논란이 반복되다가, 석탄발전 폐쇄와 맞물려 또 한번의 구조조정 갈림길에 서게 됐다.

현재 주로 거론되는 통폐합안은 기존에 운영해 온 석탄·가스 등 화력발전 부문과 최근 비중이 늘고 있는 재생에너지 부문을 분리해 각각 재편하는 방식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국정감사 등에서 “정의로운 전환 차원에서 석탄발전을 축소하면서 재생에너지 공사를 따로 만드는 방법이 검토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이 같은 ‘발전원별 분리’ 안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발전자회사 노조 등은 화력발전과 재생에너지를 분리할 경우 화력발전만 고사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동서발전·중부발전·서부발전이 속한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전력연맹)은 3일 열린 정기대의원대회에서 화력발전과 재생에너지 부문을 분리하는 방식의 통폐합에 반대하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전력연맹은 “발전5사 통합에는 찬성하지만 각 발전원별 기관 분리는 반대한다”며 “폐쇄가 임박한 석탄발전 노동자를 고사시키는 방식으로 ‘정의로운 전환’이 이뤄질 수 없다”고 밝혔다. 최철호 위원장은 “기존 발전공기업이 축적한 전문성과 인프라를 결집해 새로운 재생에너지 사업까지 확장하는 게 에너지 공공성을 키우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전력연맹 등은 재생에너지 확대로 국외·민간 발전 비중이 점차 늘어나는 상황에서 에너지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 발전5사를 통합해 ‘한국발전공사’를 만드는 등 공공주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력연맹은 정부가 재생에너지를 화력발전과 분리하는 방식의 통폐합을 추진할 경우 강력한 반대 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해, 앞으로 통폐합 방향을 둘러싼 노·정 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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