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25시] 수상한 택배에서 시작된 공포…주거침입·스토킹 의심 신고 경찰 대응 논란
세 차례 112 신고 끝에 밤 10시 넘어 접수, 초동 수사 미흡 지적

주문한 적 없는 고가의 택배가 대량으로 배송된 일을 계기로 주거침입과 스토킹이 의심되는 상황이 발생했지만, 경찰은 제보자가 3차례 112 신고한 이후에야 사건을 접수해 초동 대응이 미흡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4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신고자 A씨는 최근 자택 앞으로 출처를 알 수 없는 고가의 택배가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반복적으로 배송되는 일을 겪었다. 지난 1일 1개의 택배가 도착한 뒤 다음날인 2일에 회수됐고, 이후 3일에 2차로 4개가 배송되고 3차로 다시 4개의 택배가 잇따라 발송됐다.
A씨는 해당 물품을 주문한 적이 없었고, 이를 수상히 여겨 경찰에 상황을 알린 뒤 경찰의 지시에 따라 택배사에 연락해 반송 처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같은 날 저녁 현관 인근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렸고, A씨는 아래층으로 내려가 주택 외부에 홀로 서 있던 남성에게 이 집에서 나온 사람이냐고 물었다.
남성은 처음에는 "아니다"라고 답했지만, 같은 질문을 두 차례 반복하자 "본 적 없다"고 했다가 "아래로 내려간 것을 봤다"고 진술을 바꿨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남성은 언성을 높이며 위협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이후 집주인을 통해 확인한 결과, 해당 남성은 해당 주택에 거주한 이력이 없는 인물로 확인됐다.
A씨는 같은 날 오후 6시37분쯤 해당 사실을 112에 신고했다. 문제는 이후 상황이다. A씨의 신고로 파주 관할 B지구대 소속 경찰관이 현장에 출동했지만, 별다른 증거확보에 나서지 않았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이웃 주민들이 차량 블랙박스라도 확인해달라 항의했고, 그제서야 경찰은 블랙박스 영상 2건을 증거물로 확보하고 사건을 주거침입으로 접수했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112 신고는 경기북부경찰청 지령실에서 먼저 접수돼 상황에 따라 관할 경찰서와 지구대로 하달되는 구조로, 최초 신고 당시에는 단순 오배송 문의로 판단돼 상담 종결됐다"며 "이후 재신고가 접수되자 파주 관할 B지구대 경찰관들이 현장에 출동해 택배 운송장 번호를 확인하고 택배사와 발송자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같은 날 밤 주거지 문을 두드린 뒤 차량으로 떠난 인물이 확인되면서 주거침입 혐의로 사건을 정식 접수했고, 차량 번호와 블랙박스 영상 등 관련 자료를 토대로 형사팀에 사건을 넘겨 수사에 착수했다"며 "절차상 대응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지만, 신고자가 불안을 느낀 만큼 신속하고 면밀하게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종태·최준희 기자 wsx3025@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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