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 맞는 발란…막판 회생안 동의 ‘기대반 우려반’
부인권 인용에 변제율 5.9%→15.5% 가능성
셀러 채권자들도 회생안 동의 두고 ‘설왕설래’
실리콘투 결정 주목, 인가되더라도 ‘가시밭길’ 예고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의 운명이 5일 관계인집회에서 결정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발란은 관계인집회 하루 전까지 입점 판매자(셀러)들을 대상으로 동의서 확보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변제율 상향 가능성이 열렸지만, 발란을 향한 불신이 여전히 깊은 탓에 셀러들 사이에서도 혼란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인집회에서 심의할 발란의 수정 회생계획안은 인수예정자 AAK가 제안한 인수대금 22억원과 최근 법원이 부인권 인용한 35억원이 포함됐다. 기업회생 절차상 부인권은 기업이 회생이나 파산 직전에 한 불공정한 거래를 무효로 하고 되돌릴 수 있는 법적권리다. 앞서 발란은 회생 신청 전 대부업체에 35억원을 우선 상환했고 이를 변제 재원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이후 일부 채권자가 이의를 제기했고, 법원이 해당 부인권을 인용하면서 변제 제원이 늘어나게 됐다.
이에 따라 변제율도 기존 5.9%에서 15.5%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열렸다. 발란도 이 같은 내용을 전파하며 셀러 동의율을 끌어올리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일부 셀러들 사이에선 “발란 측으로부터 동의율이 부족하다고 들었다”며 동의 서류 접수를 독려하는 메시지까지 주고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발란의 채권자 중 한 명인 A셀러는 “대금을 아예 못 받는 것보다야 15%라도 받는 게 낫지 않겠느냐”며 “최형록 발란 대표는 괘씸하지만 조금이라도 돈을 받기 위해 동의 서류를 보냈다”고 말했다.
발란 회생계획안이 법원 인가를 받으려면 회생채권자의 3분의 2(66.7%)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현재 발란의 채권자 중 상당 수는 입점 셀러들이다. 하지만 셀러들 일부에선 여전히 발란에 대한 불신이 큰 상태여서 회생안 동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많다. 한 셀러는 “부인권이 인용된 35억원이 일단 반환돼야 변제율 상향도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며 “먼저 동의하기엔 발란에 대한 신뢰도가 너무 떨어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최 대표의 행보가 셀러들에게 깊은 불신을 남긴터라 감정적으로 동의를 하지 않겠다고 하는 의견도 나온다. 발란에 물린 대금 규모에 따라 셀러들의 선택도 각각 다른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최대 채권자인 실리콘투(257720)의 결정이다. 화장품(뷰티) 유통사 실리콘투는 발란의 회생 신청 전 75억원을 투자해 의결권 25%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실리콘투 관계자는 “발란 관련해서는 공식 의견을 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발란에 있어 5일은 운명의 날이 될 전망이다. 동의율을 확보하게 되면 발란은 AAK에 인수돼 경영 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게 된다. 반면, 채권자 동의율이 저조하면 회생안이 부결돼 회생절차가 폐지되고 파산 또는 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 업계에서는 발란의 기업 회생이 무산될 경우 채권 회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낮아질 수 있는 만큼 채권자들의 동의율이 이전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채권단 동의율을 확보하게 되더라도 발란의 앞길에는 가시밭길이 예고된다. AAK라는 인수 주체에 대한 신뢰도 문제는 물론, 지난해 오아시스에 인수된 티몬의 사례처럼 여전한 시장 불신으로 인해 제대로 된 사업재개가 힘들 것이란 전망에서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발란의 경우 최형록 대표의 초기 대응과 행보가 셀러 불신을 더 키운 것도 패착”이라며 “관계인집회에서 회생안이 인가되더라도 발란의 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유 (thec9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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