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아의 금쏭달쏭]하루에 20원씩 흔들리는 환율에…달러보험 지금 들어도 될까?

유진아 2026. 2. 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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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나이가 그린 이미지.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달러보험 상품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주변으로부터 “달러로 보험을 들어두면 나중에 유리할 수 있다”거나 “사망 보장을 달러로 준비해두는 것도 방법”이라는 조언을 잇따라 들으면서다. 장을 보러 갈 때마다 수입 식재료 가격이 오르는 걸 체감하다 보니 고환율이 더 이상 뉴스 속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일부 상품이 확정금리를 제공하고 환차익에 세금이 붙지 않는다는 설명 역시 A씨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환율이 높은 시점에 가입해도 괜찮은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서지 않았다. 환율이 하락세일 경우 보험료 부담이 커지거나 나중에 보험금을 받을 때 손해를 보는 건 아닌지도 걱정이었다. A씨는 “주변에서는 장기적으로 보면 괜찮다고 하지만 환율이 이렇게 출렁이는 상황에서 지금 가입하는 게 맞는 선택인지 헷갈린다”고 우려했다.

달러보험은 은행 창구나 보험사 설계사를 통해 가입하는 상품이다. 은행에서는 방카슈랑스 형태로 종신보험이나 연금보험 상품을 주로 판매하고 보험사에서는 달러 종신보험·달러 연금보험 등 다양한 상품을 취급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20원 안팎으로 오르내리며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자 A씨처럼 달러보험을 찾는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실제로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이 지난달 방카슈랑스(은행연계보험) 채널을 통해 판매한 달러보험은 1779억원으로 전년 동기(718억원) 대비 147.8% 증가했다. 지난해 달러보험 연간 판매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판매 증가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달러보험 판매가 급증하는 배경으로는 환율 변동성이 꼽힌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서 하루에 20원 안팎으로 오르내리는 등 단기 변동폭이 확대되면서 고환율 국면에서 달러 자산을 보유하려는 심리가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환율이 높은 시점을 활용해 달러 기반 보장을 준비하거나 장기적인 외화 자산 비중을 확대하려는 목적에서 달러보험을 선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상품 구조에 대한 인식도 수요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달러보험은 보험료 납입과 보험금 지급이 모두 달러로 이뤄지는 만큼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경우 보험금의 원화 가치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여기에 일부 상품이 가입 시점의 공시이율을 5년이나 10년간 확정해 주고 보험금 수령 시 발생하는 환차익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는 점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다만 달러보험은 본질적으로 ‘환테크’를 위한 상품은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달러보험은 원화 보험과 마찬가지로 보장을 전제로 한 보험 상품으로 납입한 보험료 전액이 투자되는 구조가 아니다. 사망 등 위험 보장을 위한 비용과 사업비를 제외한 일부만 적립된다.

환율 변동에 따른 부담도 가입자가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보험료 납입 기간 중 환율이 오르면 같은 달러 금액이라도 원화 기준 보험료 부담은 커진다. 반대로 보험금을 받을 때 환율이 하락하면 기대했던 것보다 적은 원화 금액을 수령할 수 있다. 특히 ‘몇 년만 납입하면 원금 이상을 보장한다’는 설명은 달러 기준일 뿐 원화 기준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오는지는 별도로 따져봐야 한다.

중도 해지 시 원금 손실 가능성도 있다. 달러보험은 장기 상품인 만큼 계약 초기에는 해지환급금이 납입 보험료에 못 미칠 수 있고 환율이 불리하게 움직일 경우 손실 폭이 더 커질 수 있다. 환율이 오르거나 내릴 때마다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특징이다.

금융당국도 이런 점을 문제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달러보험에 대해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고 환율 하락 위험이나 보험료 부담 증가 가능성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 불완전판매 사례가 있는지 점검하고 있다. 달러보험이 환차익을 노리는 투자 수단으로 오인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금융권 관계자는 “환율 변동성이 커질수록 달러보험이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는 환율이 한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가정에 기댄 판단일 수 있다”며 “달러보험은 환율 타이밍을 맞히는 상품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외화 자산을 보유하거나 달러 기준 보장을 원하는 경우에 적합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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