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자 문턱 높이자…빅테크도 인재 찾아 ‘글로벌 사우스’로

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인도로 달려갔다고 보도했다. 알파벳이 인도의 기술 중심지인 벵갈루루 화이트필드 기술 지구 내 ‘알렘빅 시티’ 개발 단지에 오피스타워 1개 동을 임차하고 추가 2개 동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 계약의 전체 규모는 약 22만1488㎡(약 6만7000평)에 달한다. 1개 동에는 수 개월 안에 직원들이 입주해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며, 나머지 2개 동은 2027년 완공 예정이다. 3개 동을 모두 활용하게 되면 최대 2만 명이 이곳에서 근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알파벳이 인도에서의 사업 규모를 두 배 이상 늘릴 수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알파벳이 인도 내 사업장의 규모를 늘리는 것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비자 제한 조치로 외국 인재를 미국으로 데려오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문직 취업 비자(H-1B)의 수수료를 대폭 올려 신청 건당 최대 10만 달러까지 부과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미국 기업들이 비싼 비자 비용을 지불해 가며 해외 엔지니어들을 미국으로 데려오기 부담스러워지자 아예 IT 인력의 현지 채용을 확대하고 나섰다는 얘기다.
특히 글로벌 사우스의 대표 국가인 인도는 매력적인 대안이다. 전통적으로 우수하고 젊은 IT 인력이 많이 배출되는 국가이면서도 아직 낮은 임금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력 컨설팅 기업 엑스페노에 따르면 메타와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넷플릭스, 구글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지난해 인도에서만 3만2000명을 신규 채용해 인도 내 인력을 21만4000명까지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이들 기업은 미국 내에서 약 12만7000명을 감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빅테크 기업에 있어 중국을 제치고 인구 1위 대국으로 올라선 인도는 AI 주도권 경쟁을 위한 중요 거점이기도 하다. 앱 마켓 시장조사 업체 센서타워의 챗GPT 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인도는 챗GPT 1위 사용국인 것으로 집계됐다. 인도에서의 챗GPT 다운로드가 전체 다운로드의 15.7%를 차지했다. 오픈AI는 인도 사용자들의 요구를 수용해 일반 요금제보다 저렴한 버전인 ‘챗GPT GO’를 인도에서 가장 먼저 출시하기도 했다. 인도 사용자들에게만 첫 1년 동안 챗GPT 유료 버전의 사용료를 받지 않는 파격적인 유치 정책도 펴고 있다.
앤스로픽도 올해부터 인도 벵갈루루에 현지 사무소를 개설하고 인도 정부가 주도하는 AI 생태계 구축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아마존도 지난해 말 인도 AI·클라우드 분야에 2030년까지 350억 달러(약 50조 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인도 내 주요 외국인 투자가로 자리매김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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