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빅테크, 설 앞두고 ‘현금 살포’ 전쟁… AI 주도권 선점 사활

베이징=이은영 특파원 2026. 2. 4.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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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생성AI 이용자 15억명↑ 보급률 36%
진화하는 AI 서비스 속 주도권 경쟁 치열
“이용자 잡아라” 수천억원 홍바오 뿌려

중국에서 설을 앞두고 생성 AI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엔 챗봇 경쟁에 머물렀다면, 최근엔 플랫폼 주도권 쟁탈전으로 번지고 있다. 중국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들은 ‘현금 살포’ 등 경쟁적으로 설 기념 프로모션에 나서며 기술 과시를 넘어 사용자의 일상 모든 접점에 인공지능(AI) 접점을 늘리려는 모양새다.

4일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 등에 따르면, 설 프로모션 대전의 포문은 텐센트(腾讯)와 바이두(百度)가 열었다. 텐센트의 AI 서비스 ‘위안바오(元宝)’는 지난 1일부터 총 10억위안(약 2095억원) 규모의 현금 ‘홍바오(红包)’ 이벤트를 시작했다. 이는 기존보다 확대된 것으로, 1만위안(약 209만원)짜리 홍바오도 100개 한정으로 마련됐다.

텐센트가 선보인 AI 서비스 '위안바오'. /바이두 캡처

홍바오는 중국에서 명절이나 경사에 복을 기원하며 붉은 봉투(홍바오)에 돈을 넣어 주는 관습을 말한다. 현재는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현금을 주고받는 형식으로 자리 잡았으며, 기업이 신규 이용자를 유입시키는 강력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된다.

중국 ‘국민 메신저’인 ‘위챗(微信)’을 운영하는 텐센트의 마화텅 회장은 “경쟁사가 방송사에 쓸 마케팅 비용을 사용자 홍바오로 전환했다”며 11년 전 위챗페이의 성공을 이끌었던 ‘위챗 홍바오’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바이두 역시 자사 AI 제품인 ‘원신(文心)’ 사용자를 대상으로 5억위안(약 1047억원)의 홍바오를 배포했다. 최고 금액은 1만위안이다. 또한 설 특별 방송인 ‘춘완(春晚)’의 ‘수석 AI 파트너’ 자리를 꿰차며 브랜드 각인에 나섰다. 또 하나의 빅테크 공룡인 바이트댄스는 춘완의 독점 AI 클라우드 파트너로서 인공지능 비서 ‘더우바오(豆包)’를 방송 전반에 접목할 계획이다.

88위안(약 1만8000원) 홍바오에 당첨된 모습. /바이두 캡처

빅테크가 현금 살포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더 많은 이용자를 끌어들여 AI 서비스 산업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중국인터넷네트워크정보센터(CNNIC) 발표에 따르면 중국 내 생성형 AI 이용자는 지난해 6월 5억1500만명에 달해, 보급률 36.5%를 기록했다. 이에 기업들은 단순 챗봇 기능을 넘어 더욱 다양화된 AI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으며, 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중국 최대 플랫폼 기업인 알리바바는 AI에 명령 한 마디로 쇼핑부터 예약까지 한 번에 해결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추구한다. 쇼핑(타오바오 등), 결제(알리페이), 지도(가오더) 등 그룹 내 모든 서비스를 AI 어시스턴트 ‘첸원(千问)’에 연결해 AI가 대화로 도와주는 것을 넘어 실생활에서 직접 예약, 결제까지 수행할 수 있게 했다. AI와 인터넷 서비스를 긴밀하게 결합한 알리바바만의 ‘AI 생태계’를 구축한 것이다.

텐센트는 ‘AI 소셜’로 승부수를 띄웠다. 자사 AI 서비스 위안바오 내에 단체 채팅 기능인 ‘파이(派)’를 개발해 자사 메신저 앱인 위챗과 QQ 등의 친구를 초대해 AI와 함께 노는 문화를 조성하려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AI를 호출해 문제에 답을 얻거나 사진 보정, 영화 감상, 음악 듣기 등 기능을 서비스할 예정이다. 곧 베타 테스트가 시작된다.

반면 바이트댄스는 하드웨어에 집중하고 있다. AI 녹음기를 출시하고 최근엔 더우바오 어시스턴트가 탑재된 휴대폰도 선보이며 스마트폰 운영체제(OS) 단계에서부터 사용자를 만나는 전략을 노리는 중이다.

제일재경은 이러한 변화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PC를 직접 제어하는 AI 에이전트 ‘클로드봇(ClawdBot)’을 사례로 들며 “해당 프로젝트는 공개 며칠 만에 오픈소스 플랫폼 깃허브(GitHub)에서 3만 개 이상의 ‘즐겨찾기(Star)’를 획득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내 춘제 프로모션 대전과 전 세계적으로 풍부해지는 AI 서비스의 등장은, 새해에 AI가 일상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을 투영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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