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고 메말랐던 1월, 원인은 ‘북극 소용돌이’ 약화

신방실 2026. 2. 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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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1월)에는 평년보다 춥고 메마른 날씨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기상청이 오늘 발표한 '1월 기후 특성'을 보면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영하 1.6도로 평년보다 0.7도 낮았습니다. 지난해(2025년)와 비교하면 1.4도나 낮았는데, 최근 온난화 추세를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추운 1월이었습니다.

1월 기온을 끌어내린 건 지난달 하순에 찾아온 강추위였습니다. 열흘 넘게 이어진 한파에 지난달 하순 전국 평균기온은 영하 3.8도까지 떨어졌습니다. 최근 10년 사이 두 번째로 낮은 기록입니다.

반면 1월 중순에는 고온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15일 창원과 대구 등 남부지방의 최고기온이 20도 안팎까지 오르며 역대 1월 기온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중순에서 하순으로 넘어가며 기온의 변동 폭이 13도 이상 벌어진 셈입니다.

■기상청, 한파 원인은 '북극 소용돌이 약화'

긴 한파가 찾아온 원인으로 기상청은 성층권의 북극 소용돌이를 지목했습니다.


북극 상공 10~30km 높이의 성층권에는 '성층권 소용돌이'(Stratospheric Polar Vortex)라고 부르는 바람대가 존재합니다.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며 북극의 찬 공기를 북극권에 가둬두는 역할을 합니다. 이 소용돌이가 약해지거나 무너지면 북극의 찬 공기가 중위도로 둑이 터진 것처럼 쏟아지게 됩니다.

실제로 북극 소용돌이의 상태를 보여주는 '북극 진동'(AO) 지수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음의 값으로 내려가 최근 '-5'에 가깝게 떨어졌습니다. 북극의 소용돌이가 약해질수록 북극 진동이 음의 값으로 크게 내려가고 북극에 있던 한기가 중위도로 밀려오기 쉬운 상태가 됩니다.

북극 진동 지수(AO). 자료 :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


■공기 흐름 막는 '블로킹' 몰고 와… 얼어붙은 북반구

지난달 하순에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유럽과 북미, 러시아 캄차카반도 등 북반구 중위도 전역에 극심한 한파와 눈 폭풍이 잇따랐습니다. 북극 소용돌이가 약해지면서 북반구 곳곳에서 대기 흐름이 정체됐기 때문입니다.

북극 소용돌이 약화로 동아시아와 북미에 한기가 내려오고 베링해 부근에 블로킹이 발달했다. 자료 : 기상청


지난달 하순 성층권의 상황을 보면 북극 소용돌이가 약해지면서 파란색으로 표시된 한기가 동아시아와 북미 동부로 '8자' 모양처럼 구불구불하게 밀려 내려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때 베링해 부근에는 붉은색으로 보이는 기압능이 정체하며 '블로킹'(Blocking)이 발달했습니다. 대기 상층에서 밀려온 북극발 찬 공기가 설상가상으로 블로킹에 막혀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한파의 지속 시간이 열흘 넘게 길어진 겁니다. 평소 한파보다 더 길고 강력했던 이유입니다.

■역대 두 번째로 건조, 남부 일부 강수량 '0mm'

지난달 전국 평균 눈 일수는 6.6일로 평년(6.2일)과 비슷했습니다. 눈구름은 주로 서쪽 지역을 지났습니다. 찬 공기가 따뜻한 서해상을 지나며 강한 눈구름이 발달해 호남 해안에 폭설을 몰고 왔습니다. 목포의 1월 적설량은 42.1cm로 관측 이후 네 번째로 많았습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는 유례없이 메마른 1월이었습니다. 기상청은 1월 전국 평균 강수량이 4.3mm로 역대 두 번째로 적었다고 분석했습니다. 평년(26.2mm)과 비교하면 19.6%에 머물렀는데, 지난달 강수일수는 3.7일로 평년보다 2.8일 적었습니다.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며 지난달 전국의 상대습도는 53%로 역대 가장 낮았습니다. 특히 강원 영동과 영남지방은 건조특보 속에 상대습도가 50% 이하로 평년 대비 10%포인트 이상 떨어졌습니다. 서풍 계열의 바람이 태백산맥을 넘으면 더욱 고온 건조해지기 때문입니다.

전남 동부와 영남지방에선 1월 강수량이 0mm를 기록한 곳도 있습니다. 여수와 대구, 영천, 포항, 울산, 밀양, 산청, 진주, 통영, 남해 등 10개 지점입니다.

메마른 날씨 탓에 지난달 동해안과 영남지방을 중심으로 산불이 잇따랐습니다. 지난달 10일 경북 의성에서 난 산불은 피해 면적 93헥타르(ha)로, 대형 산불(100ha 이상) 기준에 가까웠습니다. 올해 이례적으로 산림청은 2월부터 시작하는 봄철 산불 조심 기간을 1월 20일로 당겼습니다. 강원 영동과 영남지방에는 사상 최초로 1월(27일)에 산불 재난 국가위기경보 '경계' 단계가 발령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건조한 날이 계속되고 있어 지속적인 주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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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방실 기자 (weez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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