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리모델링 덮친 ‘오티에르’ 딜레마…포스코이앤씨, 수주 실리냐 브랜드 원칙이냐

김선호 기자 2026. 2. 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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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반포청구아파트’ 내부에 서울시 사전자문 통과를 축하하는 플랜카드가 걸려있다. (네이버지도 제공)

포스코이앤씨가 신반포 19·25차 재건축 사업에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 (HAUTERRE)’ 적용을 확정한 가운데 , 인근 리모델링 추진 단지인 ‘신반포청구 ’에서도 브랜드 적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조합 측은 최근 건축심의를 통과하며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만큼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희망하고 있지만 , 시공사 측은 브랜드 희소성 유지와 상품성 확보를 위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3일 신반포 19·25차 재건축정비사업 입찰에 참여를 공식화하며 ‘오티에르 ’ 적용을 확정했다 . 서울 서초구 잠원동 61-1번지 일대에 최고 49층 , 614가구 규모 단지를 짓는 이 사업을 위해 포스코이앤씨는 네덜란드의 글로벌 건축 설계사 ‘UN스튜디오 ’와 협업을 선언했다 .

특히 인근에서 준공을 앞둔 ‘신반포 21차 (오티에르 반포 )’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 반포 일대에 ‘오티에르 브랜드 타운 ’을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 신반포 21차에는 고급 석재와 디자인형 태양광 발전 시스템 (BIPV), 대형 커뮤니티 등 포스코만의 특화 설계가 대거 적용됐다 .

이러한 가운데 바로 인근에 위치한 ‘신반포청구 아파트 (잠원동 63-2)’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이 단지는 지난해 12월 23일 서울시 건축위원회 심의를 ‘조건부 의결 ’로 통과하며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

해당 사업은 지하 2층 ~지상 18층인 기존 단지를 수평 ·별동 증축해 지하 6층 ~지상 18층으로 탈바꿈하는 프로젝트다 .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입지가 우수하고 최근 설계 변경을 통해 상품성을 높인 만큼 , 재건축 단지와 동등한 ‘오티에르 ’ 브랜드 적용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주민들 입장에서는 주변 단지들이 다 ‘오티에르’로 가는데 혼자 더샵’을 달면 아쉬울 수밖에 없다”면서도 “냉정하게 볼 때 리모델링은 재건축보다 사업성이 낮아 건설사가 하이엔드 브랜드를 선뜻 내주기는 쉽지 않은 구조”라고 설명했다.

포스코이앤씨는 리모델링 단지에도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이 가능하지만 여러 면에서 검토가 필요한 부분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 중이라는 입장이다 .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리모델링 단지라고 해서 무조건 ‘더샵 ’을 달아야 한다는 규칙은 없지만 , ‘오티에르 ’를 적용하려면 내부 심의와 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며 “이름에 걸맞은 고급 자재와 시설이 들어가야 하는데 , 이는 필연적으로 공사비 상승과 분담금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조합원들과의 충분한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 ”고 설명했다 .

업계에서는 신반포청구의 사례가 포스코이앤씨가 수주한 강남권 내 다른 리모델링 단지의 브랜드 적용 기준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만약 이곳에 리모델링 단지 최초로 하이엔드 브랜드가 적용될 경우, 잠원훼미리나 문정시영 등 다른 사업장으로도 확산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포스코이앤씨는 신반포청구 외에도 서초구 잠원훼미리 (310가구 ), 송파구 문정시영 (1316가구 ) 등 강남 3구 핵심 입지에서 리모델링 사업 시공권을 확보하고 있다 . 이들 단지 역시 입지적 강점을 갖춘 만큼 , 향후 본계약 및 착공 단계에서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

다만 전문가들은 리모델링 사업의 특성상 하이엔드 기준을 충족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 내력벽을 유지해야 하는 리모델링은 재건축에 비해 층고 확보나 평면 구성 , 커뮤니티 시설 배치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건설사 경영진 입장에서는 단기적인 수주 실적을 위해 브랜드를 달아줄 수도 있겠지만 ,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평판 관리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며 “소비자들이 ‘오티에르인데 왜 평면이나 구조가 다르냐 ’고 느끼게 되면 브랜드 전체의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 ”이라고 분석했다 . 

김선호 기자 okcompute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