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습지에서 멸종위기종 9종 확인”

곽은영 기자 2026. 2. 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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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내 신규 습지 9곳 조사
멸종위기 야생생물 9종 서식 확인
민간 ESG 기금으로 정밀 조사 진행
태안해안 달산포습지 표범장지뱀. (사진 국립공원공단)/뉴스펭귄
국립공원 깊숙한 곳. 지도에는 표시돼 있지만 어떤 생명이 살고 있는지 아무도 몰랐던 습지에서 수달, 삵, 담비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9종의 서식이 확인됐다. 이번 발견은 해당 지역이 다양한 생물의 서식지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다. 
오대산 조개동아랫습지 구렁이. (사진 국립공원공단)/뉴스펭귄

국립공원 습지 9곳, 멸종위기종의 요람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이 무등산을 포함한 국립공원 내 신규 습지 9곳을 조사한 결과, 수달과 삵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9종을 포함해 총 660종의 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조사된 습지는 그동안 위치만 알려졌을 뿐 생물상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던 지역으로 국립공원공단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약 1년간 식물, 식생, 조류, 포유류 등 8개 분야에 대해 정밀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확인된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Ⅰ급 수달과 Ⅱ급 삵, 담비, 구렁이, 하늘다람쥐, 금개구리, 표범장지뱀, 참매, 새매 등 모두 9종이다.

이들 가운데 수달·삵·담비는 최상위 포식자이자 생태계 건강성을 가늠하는 지표종이다. 수달은 깨끗한 물과 풍부한 먹이가 없으면 살 수 없고, 삵과 담비는 숲과 습지가 끊기지 않고 연결돼 있어야 생존한다. 금개구리는 농약과 개발이 없는 습지에서만 번식한다. 이들이 살고 있다는 것은 해당 지역이 먹이, 물, 은신처, 번식 공간을 제대로 갖춘 완성형 생태계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립공원공단은 이 같은 결과가 해당 습지들이 다양한 생물의 서식지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최우정 국립공원공단 계장은 "멸종위기종이 확인된 것은 해당 지역이 여러 생물이 함께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라며 "해당 습지들은 생물다양성의 보고"라고 말했다.
계룡산 먹뱅이골습지 담비. (사진 국립공원공단)/뉴스펭귄
태안해안 안뫼골습지 금개구리. (사진 국립공원공단)/뉴스펭귄

식물·조류·파충류 등 총 660종 생물 기록

이들 습지에서는 식물 444종과 조류 79종을 포함해 총 660종의 생물이 기록됐다. 습지 유형은 인공호습지 4곳과 저층습원 5곳으로 구성돼 있다. 크기로 보면 크지 않지만 숲·물·초지·곤충·조류·포식자가 연결된 작은 생태계 우주가 형성돼 있는 셈이다.

국립공원공단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립공원 내 전체 습지 83곳에 대해 보전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보호 가치가 높은 습지에 대해서는 정기적인 조사와 함께 물막이 등 보호시설 설치를 포함한 관리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일부 습지는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로 인정받는 람사르 습지 등재도 검토하고 있다. 람사르 습지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희귀한 습지이거나 멸종위기종을 비롯한 중요한 생물 개체군이 안정적으로 서식하는 지역 등을 기준으로 지정된다. 현재 국내에는 26곳이 람사르 습지로 등록돼 있다.

이번 조사는 두산이 지원한 약 2억 원 규모의 ESG 기금으로 진행됐다. 민간 자금을 활용해 국립공원 내 미조사 습지의 생물다양성을 파악한 사례로 단순 기업 사회공헌이 아니라 기업-정부가 연결된 생태계 협력 모델로 평가된다. 

주대영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그동안 자료가 부족했던 습지의 생태적 가치를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조사 결과를 토대로 습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보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안해안 마검포습지 새매. (사진 국립공원공단)/뉴스펭귄
오대산 매봉습지 참매.  (사진 국립공원공단)/뉴스펭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