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눈이 내리면 더욱 아름다운 ‘경기도 여행’

배한철 기자(hcbae@mk.co.kr) 2026. 2. 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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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관광공사 ‘눈꽃 여행지 5곳’ 선정

올해는 눈이 유난히 잦다. 눈이 펑펑 내리면 여전히 마음이 들뜬다. 갑자기 누군가에 전화하고 싶어지고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어진다.

길게만 느껴졌던 겨울도 어느새 끝자락에 다다랐다. 경기관광공사(사장 조원용)는 온세상이 하얀 눈으로 덮히면 더욱 아름다워지는 ‘경기도 눈꽃 여행지 5곳’을 선정했다.

설산 속에 안긴 ‘의정부 망월사’
망월사 적광전(비로자나부처를 모신 법당)과 낙가보전(관음보살을 모신 법당). [경기관광공사]
신라 선덕여왕때 창건된 망월사는 도봉산의 품에 아늑하게 안겨 있는 사찰이다. ‘망월사’라는 이름은 달을 바라보는 절이라는 뜻이다. 신라시대 이곳에서 경주(월성)를 바라보며 나라의 평화를 빌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 이름처럼 이곳은 높고 깊은 산속에 자리해 세상을 멀리 내려다보는 특별한 즐거움을 준다.

산 중턱에 세워진 사찰이라 전각 대부분이 계단들 사이를 오가며 세워져 있다. 덕분에 눈이 오는 날 조금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하얀 눈에 덮인 기와지붕을 감상할 수 있다. 범종각에서 바라보는 영산전 설경이 매우 아름답다. 아래로는 의정부 호원동 일대가 펼쳐지고 맞은 편에는 수락산의 설경도 함께 볼 수 있다. 도심 가까이에 있지만 잠시 별세상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망월사로 가는 길은 원도봉탐방지원센터에서 시작해 1.7㎞를 걸어야 한다. 초반 등반로는 완만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제법 가파르다. 조용히 걷고, 천천히 바라보기 좋은 설경 여행지다.

꽁꽁 언 계곡과 거대한 빙벽 ‘가평 어비계곡’
가평 어비계곡. [경기관광공사]
수도권 피서지로 유명한 어비계곡은 겨울이 되면 얼음 나라로 변한다. 더위를 식혀주던 계곡은 꽁꽁 얼어버리고 그 위로 하얀 눈이 내려앉아 눈부신 설경을 만들어낸다. 겨울에는 마을에서 운영하는 ‘어비계곡 겨울나라’ 행사가 열려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더욱 풍성해진다.

마을 주차장에서 행사장까지는 약 470m 거리. 계곡을 따라 데크길이 놓여 있어 걷는 내내 겨울 계곡을 감상할 수 있다. 행사장에는 회전눈썰매와 전통놀이존이 마련돼 있다. 회전눈썰매는 원형 튜브에 올라타면 기계가 알아서 회전을 시켜주는 놀이기구로 아이들이 가장 좋아한다.

전통놀이존은 팽이치기와 투호 등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도로 건너편에는 넓은 얼음썰매장도 있다. 어린 시절 논바닥에 물을 대어서 만든 썰매장을 연상케 하며 썰매를 탄 아이들이나 썰매를 끄는 어른들 모두 신나서 괴성을 지르게 된다.

행사장에서 약 800m 정도 더 올라가면 어비계곡을 유명하게 만든 빙벽을 만날 수 있다. 계곡 벽면에 물을 뿌려 인공적으로 만들었다. 자연과 사람이 힘을 합쳐 만든 신비로운 얼음 성벽 앞에 서면 누구나 입이 벌어진다. 풍경을 감상하다 보면 추위도 까맣게 잊게 되는 곳이 겨울의 어비계곡이다.

눈 덮인 이국적 사찰 ‘용인 와우정사’
용인와우정사의 황금불두. [경기관광공사]
와우정사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쌓여 있지만 주차장과 사찰이 바로 연결돼 있어 접근성이 좋다. 눈이 내린 날에도 부담없이 방문할 수 있다.

사찰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황금빛 부처님 얼굴, 대형 불두(佛頭)다. 황금빛 불두의 높이는 무려 8m. 전통 사찰에서는 거의 보기 어려운 풍경이 신비롭다. 불두를 뒤로하고 언덕을 오르자면 좌측으로 여러 개의 돌탑이 세워져 있으며 이 모습 또한 매우 독특하다. 돌을 쌓아서 만든 탑이라기보다는 돌을 붙여서 세운 탑처럼 보인다. 사용한 돌의 모양도 둥글둥글해서 이색적이지만 방향 역시 탑의 형태에 따라 가로와 세로로 쌓아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보인다.

그 위로 네팔 사원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전각도 보인다. 언덕 정상에는 황금빛 지붕의 건물 하나가 있으며 이곳에 12m 길이의 와불이 모셔져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가져온 통 향나무를 깎아서 만든 불상은 은은한 빛을 받으며 누워있다.

이곳에서 나와 우측 언덕을 오르면 사찰 경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산책 코스. 하얀 눈에 덮여 있는 이국적 사찰의 모습을 감상하기 매우 좋다. 와우정사가 세계 여러 나라 불교 단체와 교류를 이어가고 있는 사찰인 만큼 경내 곳곳에서 다른 사찰과는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순백의 천주교 성지 ‘안성 미리내성지’
안성 미리내성지. [경기관광공사]
미리내성지는 한국 천주교의 대표적인 순교 성지다. 미리내는 은하수를 뜻한다. 조선후기 천주교 박해를 피해 숨어서 살던 교우촌에서 나오는 불빛이 마치 밤하늘의 은하수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졌다. 이 곳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의 묘소와 이름을 알 수 없는 무명 순교자들의 묘역이 자리잡고 있다.

성지에 들어서면 작은 개울을 따라 언덕이 이어진다. 눈이 내린 날에는 주변이 온통 하얗게 덮여 말소리마저 조심스러워지고 마음도 차분해진다. 언덕을 모두 오르면 한국 천주교 성인으로 103명이 선포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한국 순교자 103위 시성 기념성당’이 모습을 드러낸다. 성당 내부 제대(祭臺) 앞에는 김대건 신부의 종아리뼈가 모셔져 있고 성당 아래층에는 천주교인들을 고문할 때 사용하던 형구의 모형들이 전시돼 있다.

성지 가장 깊숙한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김대건 신부와 이름 없는 순교자들이 잠든 묘역에 닿는다. 눈 덮인 묘역 앞에 서면 이곳이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믿음과 희생을 기리는 공간임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

한강의 설경 눈부신 ‘하남 검단산’
검단산 중턱의 팔각정에서 바라본 미사섬과 한강 모습. [경기관광공사]
해발 657m의 하남 검단산은 경기도를 대표하는 명산이다.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로는 여러 개가 있다. 그중에 현충탑 등산로는 비교적 완만한 코스로 이뤄져 있으며 주차장과도 가까워 겨울산행지로 제격이다. 눈 오는 날 가볍게 오르기 좋다.

현충탑을 지나면 곧바로 등반로가 시작된다. 경사도 완만하고 등반로가 잘 정비돼 있어 정상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꽁꽁 얼어버린 계곡을 건너기도 하고 울창한 숲 사이를 지나기도 한다. 1시간 남짓 오르면 곱돌광산 약수터를 만나게 된다. 검단산에는 미사동 일대의 경관을 내려다볼 수 있는 조망지가 많으며 약수터 옆 팔각정도 그 중 하나다.

이후 정상까지는 1시간 정도 더 올라야 하며 가파른 언덕이 계속된다. 숨이 차오를 즈음 정상에 서면 두 개의 전망대가 기다리고 있다. 하나는 한강 하류를 감상할 수 있고 다른 하나는 한강 상류와 더불어 남한강과 북한강까지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다. 하얀 눈에 덮여 있는 강 풍경은 그야말로 설국의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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