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성폭행 했잖아" 세 자매 세뇌…교회 관계자들 무죄 확정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 2. 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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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아버지 등으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입은 것처럼 교회 여성 신도들의 기억을 왜곡시켜 허위 고소를 유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교회 관계자들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이들은 2019년 2~8월 같은 교회에 다니는 여성 신도 자매 3명에게 암시를 통해 '부친으로부터 어릴 때부터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는 거짓 기억을 주입해 믿도록 해 2019년 8월 부친인 B씨을 허위로 고소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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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사진=뉴시스


친아버지 등으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입은 것처럼 교회 여성 신도들의 기억을 왜곡시켜 허위 고소를 유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교회 관계자들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무고 혐의로 기소된 A교회 이모 장로와 이모 권사, 오모 집사에게 원심 판결을 받아들여 무죄를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이들은 2019년 2~8월 같은 교회에 다니는 여성 신도 자매 3명에게 암시를 통해 '부친으로부터 어릴 때부터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는 거짓 기억을 주입해 믿도록 해 2019년 8월 부친인 B씨을 허위로 고소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2013년 10월쯤 A교회를 다녔다. 이 장로는 검찰 수사관으로 약 30년간 일했고 오 집사는 성폭력상담소에서 상담 업무에 종사하던 경력이 있었다. 교인들 사이에서 이 장로와 오 집사는 병을 낫게 하고 문제의 근원을 찾아 해결해주는 영적인 능력이 있는 것으로 인식돼 교인들의 전폭적인 신뢰와 추종을 받았다.

이 권사와 오 집사는 2019년 초부터 주로 20, 30대 여성 교인 대상으로 교회에서 성 관련 상담을 시작했다. 2019년 2월부터 B씨의 자녀인 세 자매를 대상으로 교회에서 수차례 성 관련 상담을 했다. 그러면서 B씨가 성폭행 가해자라는 진술을 유도했다. 세 자매 중 둘째가 남자친구에게 성적 흥분을 느낀 적이 있다고 고백한 것을 계기로 영적인 문제가 있고 기억하지 못하는 성폭력 피해 사실이 있는 것처럼 말하며 기억을 떠올리라고 종용한 것이다.

그러나 B씨는 세 자매를 성폭행한 사실이 없었다. 검찰은 세 자매의 허위 고소 시점이 이들의 부친이 A교회에 대한 이단 의혹을 제기했을 시점이라고 조사했다.

재판에서 이 장로 등은 "피해자들인 세 자매의 진술이 허위 사실인지 알지 못했으며 무고를 당한 사람에게 형사처벌을 당하게 할 의도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1심 법원은 이 장로에게 징역 4년, 이 권사에게 징역 4년, 오 집사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 법원은 1심 법원의 판결을 뒤집고 이들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2심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미필적으로나마 이들이 피해 사실을 허위 사실로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2심 법원은 "피해 사실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 사실로 피고인들이 진행한 성 상담 과정에서 유도, 암시 등을 통해 허위 기억을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이 공모해 고의로 이 사건 고소인들에게 허위로 기억을 주입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허위 기억은 피고인들과 고소인들 간 공유되던 신념, 왜곡된 성 가치관, 부적절한 상담 방식 등으로 서로에게 기억을 잘못 유도하고 확대, 재생산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면서 "피고인들이 이 사건 피해 사실을 실제로 믿었거나 믿을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여러 정황이 존재하고 상담 전후 사정을 보면 피상담자들의 말을 전적으로 신뢰했던 것으로 확인된다"고 강조했다.

대법원 역시 이 판결을 받아들여 확정했다.

송민경 (변호사)기자 mk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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