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역겹다”던 콜롬비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마약 단속 협의

윤연정 기자 2026. 2. 4.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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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각) 미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페트로 대통령을 "코카인을 만들어 미국에 파는 것을 좋아하는 역겨운 남자"이라고 비난하며 군사적 위협까지 언급한 지 불과 몇 주 만에 이뤄졌다.

회담에서 페트로 대통령은 미국 정부에 콜롬비아 외부에 거주하는 주요 마약 밀매업자들을 검거하는 데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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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각)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회동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각) 미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이 대면 회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이피(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이날 두 시간여 동안 진행된 정상회담에서 마약 단속 등 지역 안보 협력에 대한 논의를 중점적으로 했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페트로 대통령을 “코카인을 만들어 미국에 파는 것을 좋아하는 역겨운 남자”이라고 비난하며 군사적 위협까지 언급한 지 불과 몇 주 만에 이뤄졌다. 페트로 대통령도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등과 관련한 미국의 작전을 지속적으로 비판해 왔다.

양국 간의 분위기가 급반전한 건 지난달 7일 두 정상이 통화한 이후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페트로 대통령과 통화한 뒤 “그의 전화 말투에 감사한다. 가까운 시일 안에 만나기를 기대한다”며 페트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페트로 대통령의 방문 전날 기자들한테 “어찌된 일인지 베네수엘라 급습 이후에 그가 아주 고분고분해졌다”며 “태도가 아주 많이 바뀌었다”고도 말했다.

회담에서 페트로 대통령은 미국 정부에 콜롬비아 외부에 거주하는 주요 마약 밀매업자들을 검거하는 데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회담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콜롬비아 내 조직들을 지배하며 미국을 포함한 해외에 거주하는 두목들의 명단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여줬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페트로 대통령은 미국에 이웃 나라인 에콰도르와의 외교적 갈등도 중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에콰도르는 콜롬비아에 마약 관련 범죄를 문제 제기하며 관세를 무기로 한 무역전쟁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회담 종료 후 백악관에서 “나는 그를 전혀 알지 못했지만, 우리는 아주 잘 지냈다”고 말하며 양국이 마약 밀매 대응 협력과 함께 자신이 공화당 대통령으로서 남미 국가에 부과했던 미국의 제재를 해제하는 문제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회담 후 양국 정상 간에는 우호적인 분위기가 연출됐다. 페트로 대통령은 회담 이후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의 저서인 ‘거래의 기술’ 사진을 올렸는데 여기에는 “당신은 위대하다”라는 트럼프의 친필 서명이 적혀 있다. 페트로 대통령은 스페인어로 “트럼프가 이 헌사를 통해 내게 말하고자 한 의미가 무엇일까? 나는 영어를 아주 잘하지는 못한다”고 언급했다.

콜롬비아는 전통적으로 남미에서 미국과 가장 가까운 우방으로 꼽힌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중남미 전역에서 대대적인 마약 차단 작전을 벌이면서 양국 간 긴장 관계가 이어졌다. 특히 콜롬비아 최초의 좌파 대통령인 페트로 대통령하고의 이념적 차이와 상대를 향해 거침없는 표현으로 비난을 쏟아내는 두 정상의 성향까지 겹치며 갈등은 공개적으로 이어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페트로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뉴욕 친 팔레스타인 시위에 참여해 미국을 규탄하는 연설을 하자 그의 비자를 취소했고, 마약 밀매 방조 등을 이유로 페트로 대통령과 그의 가족, 측근들을 제재 명단에 올리기도 했다. 그에 대한 비자 제재는 이번 정상회담을 위해 일시적으로 유예됐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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