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재명 조폭 연루 편지 조작’ 감정결과 묵살해 감찰받던 검사 퇴임
‘수원고검 일반 검사 전보’ 인사 발표 뒤 사직서
“일반 공무원이었으면 의원면직 엄두도 못 냈을 것”

‘이재명 대통령의 조직폭력배 연루 의혹 편지’가 조작됐다는 감정결과를 묵살한 의혹으로 감찰조사를 받던 검사가 퇴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는 최근 박주성 서울고검 공판부장의 사직서를 받았다. 박 부장검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조폭과 연루됐다는 의혹의 근거가 된 편지가 조작됐다는 실무자의 감정 결과를 묵살한 의혹을 받아 지난해 12월 말부터 감찰을 받아왔다. 이어 지난 2일 검찰 내부 전산망에 박 부장검사가 명예퇴직한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법무부는 지난달 29일 발표한 인사에서 박 부장검사를 4일자로 수원고검 일반 검사로 전보했다. 인사가 발표된 뒤 박 부장검사는 사직서를 냈다고 한다.
박 부장검사는 오세원 대검찰청 과학수사부 법과학분석과 공업연구사의 신고로 지난해 12월 말 감찰 대상에 올랐다. 오 연구사는 2022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조직폭력배 연루 의혹이 담긴 편지를 감정한 후 ‘조작 가능성’ 의견을 냈다. 그러나 당시 대검 법과학분석과장이던 박 부장검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비슷한 일이 반복되자 오 연구사는 지난해 10월 외부에 이를 알렸다. 그러면서 박 부장검사를 포함해 선임 연구관, 대검 과학수사부장이었던 정진우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 4명을 감찰해달라고 법무부에 신고했다. 정 전 지검장은 감찰 착수 전에 대장동 항소포기 사태로 사임해 나머지 3명 등에 대한 감찰이 진행 중이었다.
국가공무원법은 감사부서 등에서 비위와 관련해 내부 감사 또는 조사가 중이면 의원면직(자발적인 퇴사)을 제한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규정상 감찰이 진행 중이더라도 중징계 사유에 해당하는 게 아니라면 의원면직까지는 가능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대통령 훈령인 ‘공무원비위사건 처리규정’은 의원면직 제한을 ‘중징계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는 경우로 한정한다’고 명시했다.
‘중징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무부의 판단은 사실상 감찰 결과를 미리 전제하고 내린 셈이라 ‘제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감찰 대상자들에 대해선 여전히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진행 중인 감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앞서 법무부는 이 감찰 사건을 당초 대검에 맡겼다가 ‘셀프 감찰’ 논란이 불거졌고, ‘자체 감찰’하겠다고 번복했다.
오 연구사를 대리하는 최정규 변호사(법무법인 원곡)는 “일반 공무원이었으면 감찰 중에 의원면직할 엄두도 못 냈을 것”이라며 “검찰 내 시스템이 무너진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법무부에 이 사건 진실규명을 맡겨 둬도 되는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개별 판단이기 때문에 (다른 감찰조사에) 꼭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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