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제명' 역풍 맞은 장동혁, '재신임 승부수' 던지나[여의뷰]

유범열 2026. 2. 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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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과 미래', 이준석과 함께 장동혁 공개 비판
"張 멘탈 이해 안 돼…'장' 비우라는 말 무슨 뜻"
張, '지선 플랜' 하 韓 제명했지만 당 지지율 부침
'전당원 투표' 수용으로 선제적 돌파구 마련하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을 결정한 뒤 지방선거 채비에 나서려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암초에 부딪혔다. 초강수를 통해 장-한 갈등을 '강제 봉합'하려던 의도와 달리, 제명 결정 이후 내부 반발이 예상보다 거세게 분출되면서다. 장 대표 측은 내분 확산을 차단하려는 기류지만, 그를 향한 거취 압박까지 표면화하면서 당 안팎에선 장 대표가 '전당원 재신임 투표'를 수용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지난 2일 당 쇄신 그룹 '대안과 미래'가 지도부의 한 전 대표 제명 결정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며 소집된 의원총회가 당권파와 친한(친한동훈)계·쇄신파 간의 대립 속 별 결론없이 끝나면서 그 여진은 이튿날인 3일에도 이어졌다. 대안과 미래는 이날 과거 국민의힘 당대표를 지낸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위기의 한국 보수에 대한 진단과 해법' 세미나를 열었는데, 행사는 사실상 장 대표 리더십에 대한 공개 성토의 장으로 흘렀다.

조은희 의원은 이 대표에게 "장 대표의 멘탈이 뭐라고 보느냐"며 "저희들이 굳이 한동훈 제명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얘기를 했는데, 단식하고 오자마자 바로 제명하고 나에게 플랜이 있다는 얘기를 하니 그 멘탈이 잘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에 "황교안 전 대표 생각이랑 똑같을 것"이라며 "과거 황 전 대표가 (2020년 총선 앞) 유승민 전 의원에게 공천을 주지 않은 것처럼 선거가 있으면 낙천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장 대표를 윤석열 전 대통령에도 빗댔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처럼 장 대표 옆에도) '제명하면 어쩔 거냐'며 살살 구슬리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고동진·권영진·김건·김소희·김성원·김재섭·박정하·서범수·송석준·엄태영·우재준·유용원·이성권·이만희·조은희·조배숙·최형두 의원 등 17인이 참석했다. 참석 의원들은 '장 대표가 황교안과 같은 길을 가고 있다'는 이 대표의 진단에 별다른 반박 없이 "지도부가 뺄셈정치만 하고 있다"며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이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보수 혁신 개념을 고민하기 이전에 '장'을 비우는 단계가 제일 먼저"라고 했는데, 권영진 의원은 이 대표 말이 끝나자 "장을 비우라는 말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고 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부정선거론, 박정희식 경제개발에 대한 환상을 버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소장파 초·재선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 소속 의원들이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를 초청해 '위기의 한국 보수에 대한 진단과 해법!' 토론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야권에선 전날 의원총회를 기점으로 장 대표가 수세에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도부 안팎에선 한 전 대표 제명 결정 이후 당이 지선 준비 체제로 전환하며 지지율 반등을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여당과의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졌기 때문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9~30일 ARS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7.0%로, 민주당(43.9%)에 7%p 가량 뒤졌다. 민주당은 전주 대비 1.2%p 상승한 반면, 국민의힘은 2.5%p 하락했다. 이 조사는 전화면접조사에 비해 여당과의 지지율 격차가 적게 나타나 당권파들의 '장동혁 체제' 유지 근거로 활용되기도 한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 3.8%.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한 전 대표 제명이 확정된 지난 29일부터 주말까지 장 대표는 수석대변인들을 통해 "당헌·당규에 따른 절차를 거쳤다"며 제명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왔다. 그러나 장 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당원게시판 사건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을 지겠다"며 처음으로 '책임'을 언급했다. 이는 상황이 당초 계산과는 다르게 전개되는 데 따른 내부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전 대표 제명이 장 대표 지선 승리 구상에서 중요한 모멘텀이었을텐데, 지선은 코 앞에 다가오고 당 지지율은 그대로니 장 대표 입장에서도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전날 의총 내 장 대표 발언 이후에도 내부 반발이 수그러들기는커녕, 계파를 가리지 않고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의원 17인 이외에도 전날 윤한홍 의원이 경찰의 수사 결과를 보고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는 장 대표를 향해 "정치인이 아니라 판사"라며 씁쓸해한 것도 이런 기류를 보여준다.

이 때문에 장 대표가 더 상황을 관망하기보다 의원들의 거취 압박이 전면으로 치닫기 전 전격 전당원 재신임 투표 수용을 통해 선제적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장 대표는 전날 의총에서도 교섭단체 대표 연설 이후 거취 관련 입장표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앞의 당 관계자는 "제명을 최종 결정한 게 장 대표기 때문에, 이 사안을 아무 일 없이 넘기기는 어렵다는 점을 본인도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당원 재신임 투표는 당권파인 임이자 의원이 먼저 제안했을 정도로, 강경 지지층을 기반으로 한 장 대표로서도 승부를 걸어볼 만한 카드라는 평가다. 앞서 쇄신파 김용태 의원 역시 제명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같은 제안을 내놓은 바 있어, 원내 반발을 일정 부분 흡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재신임이 부결될 경우 장 대표는 곧바로 사퇴가 불가피해 부담 또한 적지 않다. 이와 별개로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르면 내일 장 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 후 의총을 다시 열어 '장동혁 체제' 전당원 재신임 투표 실시 여부를 의원들에게 묻는다는 방침이다.

'뷰'가 좋은 정치뉴스, 여의뷰!!! [사진=조은수 기자]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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