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세에 1억 모은 ‘절약의 달인’ 곽지현씨 [전원생활 I 덜 쓰고 잘 살기]
이 기사는 전원의 꿈 일구는 생활정보지 월간 ‘전원생활’ 2월호 기사입니다.

곽지현 씨의 이름이 널리 알려진 계기는 2022년 SBS 프로그램 <생활의 달인>에 ‘절약의 달인’으로 출연하면서다. 20대 초반의 평범한 직장인이 안 쓰고, 아끼며 이룬 1억 원이라는 성과는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남는 시간에 아르바이트를 해서 부수입을 올리고 다양한 짠테크(짜다와 재테크의 합성어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낭비를 최소화해 재물을 모으는 것) 노하우로 살림을 꾸려가는 모습은 큰 화제가 됐다.
‘궁상 맞다’는 반응이 나올까 걱정했지만 오히려 또래들은 롤 모델이 생겼다며 호응했고, 부모 세대들은 기특하다며 곽씨를 응원했다. 이에 힘입어 2024년엔 그의 절약에 대한 가치관과 경험담을 담은 책을 출간했다. 지난해 4월엔 tvN 인기 예능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짠테크의 고수’로 나오면서 전국에서 강의 문의가 쇄도하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유명세로 삶이 한순간에 바뀌나 싶었지만, 그는 여전히 월급쟁이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도 일상의 중심엔 절약과 저축이 단단히 뿌리내리고 있다.
우울증을 앓던 언니는 결국 곽씨가 중학교 2학년 때 스스로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이후에도 바뀐 건 없었다. 부모님의 다툼은 계속됐고, 형편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깜깜한 터널 같은 시간 속에서 곽씨는 고3이 됐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선생님의 말 한마디는 그의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너희는 이제 곧 법정 성인이고, 성인은 어떤 선택을 하든 모든 결과를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곽씨는 그 말을 곱씹으며 처음으로 자신의 삶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공부도 잘 못했고, 대학을 갈 형편도 아닌 데다 부모님께 기댈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결국 내 인생은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죠. 그러려면 어떻게든 부자가 돼야 하고 5년 안에 1억을 모아야겠다고 결심했어요.”
대학을 포기하고 중소기업에 경리로 취직해 틈틈이 부업까지 했다. 부수입까지 합하면 월 200만 원 중후반의 수입을 올렸고, 이 중 80~90%를 저축했다. 일상생활을 철저히 절약에 초점을 맞추고, 불필요한 만남과 소비를 최대한 자제했기에 가능했다.
물론 지금은 그때보다 월급과 전체 수입이 훨씬 늘었고, 자산이 늘어난 만큼 안정적인 투자처를 활용해 목돈을 굴리기도 한다. 하지만 씀씀이를 키우지 않고 높은 저축률을 그대로 유지 중이다. 또 펫 시터 같은 부업도 수시로 하고, 일상 속 절약 습관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가계부를 쓰면 지출과 소비를 파악하고, 나도 모르게 새나가는 돈을 줄여나갈 수 있어요. 커피값 같은 소소한 지출이 대표적이죠. 또 ‘선저축 후지출’ 원칙을 적용해야 목표한 저축액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가계부 쓰기의 핵심은 ‘예산 짜기’다. 가령 이달에 50만 원을 지출하기로 했다면 그중 식비 20만 원, 교통비 10만 원 등으로 지출처를 분류하고 잔액에 맞춰 소비를 조정해나가는 것이다.
“예산을 짜지 않고 마구 쓰고 기록하는 건 가계부가 아니라 ‘지출 자랑부’에 불과해요. 귀찮더라도 꼭 실천해보면 소비를 줄일 수 있을 거예요.”
궁극적 목표 설정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여기서 말하는 목표는 단순히 금액이 아니라 ‘내 집 마련’ ‘새로운 사업 시작’ 등 삶의 방향성과 연결된 구체적인 계획이다. ‘얼마를 모을 것인가’보다 ‘왜 모으는가’에 집중해야 절약을 오래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목표 달성을 위한 도구로는 ‘만다라트’를 추천했다. 만다라트는 핵심 목표를 중심에 두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 실천 항목을 주변에 배치하는 계획표다. 이룬 것과 그렇지 못한 것들을 확인해가면서 인생의 새로운 목표를 정하게 도와준다.

마지막으로는 ‘절제’를 꼽았고, 실천을 위한 세 단계 질문을 소개했다. 첫 번째는 정말 필요한 물건인가, 두 번째는 우리 집에 비슷한 물건이 없는가, 세 번째는 오래 사용할 수 있는가다.
그런데 이렇게 아끼고만 살다 보면 소위 ‘현타’라는 게 올 수 있지 않을까.곽씨 역시 이런 우려를 알기에, 가끔은 ‘셀프 보상’도 한다. 목표를 이뤘을 때 맛있는 디저트를 사 먹거나, 여행을 떠나 힐링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또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주는 동기부여 장치도 마련해두고 있다. 바로 ‘해피저금통’이다. 일상 속에서 기쁜 일이 있거나, 성취감을 느꼈을 때, 위안을 받았을 때와 같이 잊지 못할 순간들을 메모지에 적어 차곡차곡 모아두는 통이다. 쪽지 한 장을 펼쳐보니 ‘이웃집에 사과 나눔. 항상 받기만 했는데 드디어!’라는 작은 기쁨의 순간이 기록돼 있다.
“가끔 이 쪽지들을 꺼내보면서 이런 행복이 있었구나, 나름 잘 살아왔구나 깨닫게 돼요. 그러고 나면 다시 앞으로 전진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답니다.”

이렇게 하면 버려지는 식재료가 거의 없고 남은 재료를 조합해 새로운 메뉴를 구상하기도 좋다. 책상 위에 있는 꽃병 안에는 플라스틱 병뚜껑이 한가득이다. 병뚜껑을 제로웨이스트숍에 가져다주면 양이나 개수만큼 물건과 교환할 수 있는 쿠폰을 주거나 현금으로 바꿔준단다.
옷장은 단출했다. 작은 코너형 행어 하나에 사계절 옷 전부가 여유 있게 걸려 있을 정도. 과거 옷이 많았을 때 자주 입는 옷, 가끔 입는 옷, 2년 동안 입지 않는 옷으로 분류해 차곡차곡 정리해온 것이 지금의 결과다.
매일 쓰는 생활용품에서도 절약을 위한 노력이 엿보였다. 그가 쓰고 있는 머리끈은 마스크에 달린 끈을 재활용해 만든 것으로, 별도의 고무줄은 사본 지 오래라고 했다. 부엌에서 자주 쓰는 양념통 역시 유리병과 페트병을 재활용하고 있었다.
그가 보여 줄 게 있다며 자랑스럽게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그런데 자랑의 대상은 휴대폰이 아니라 사용 중인 요금제였다. 그는 알뜰폰을 사용 중이다. 알뜰폰은 요금이 저렴하고 약정 부담이 없으며, 특히 시장경쟁이 치열해 다양한 할인 상품을 제공한다. 곽씨는 현재 한 통신사의 프로모션을 이용해 통신비로 월 80원만 쓴다. 물론 이같은 혜택은 기간이 짧아 통신사를 자주 옮겨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부지런한 그에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런 제 삶을 보고 ‘티끌 모아봤자 티끌’이라고 하는 분들도 있어요. 근데 그 티끌을 모아서 제가 억대의 자산을 모았어요. 그런데도 계속 티끌이라고 무시할 수 있을까요? ”
현금·투자·대출 등 개인의 자산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금융 플랫폼이다. 무엇보다 편리한 가계부 기능이 절약에 큰 도움이 된다. 계좌·카드와 연동해 자동으로 지출·수입이 매일 기록되고, 주간·월간 단위로 소비 패턴을 분석해준다. 한 달 예산을 설정해두면 지출액 조절에도 효과적이다.
체리포인트
출석체크·설문조사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참여할 경우 포인트를 모을 수 있는 앱이다. 포인트로는 다양한 기프티콘을 구매할 수 있다. 특히 각종 사이트와 앱의 이벤트 소식을 한데 모아 알려준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다만 보험상품 상담 등 참여 조건이 번거로운 것은 피하는 게 좋다.
캐시워크
휴대폰에 깔아두고 걷기만 해도 돈이 쌓이는 만보기형 앱이다. 100걸음당 1포인트를 지급해주고 하루 최대 100포인트까지 적립 가능하다. 적립한 포인트는 다양한 제휴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고 기프티콘으로 교환 가능하다. 열심히 걸으면 매월 커피값 한 잔 정도는 아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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