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AI 데이터센터’ 본격화…머스크의 1820兆 초기업 탄생
스페이스X, xAI 인수합병 공식 발표…전문미문의 혁신적 도전 생태계 구축

[대한경제=김태형 기자]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머스크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를 전격 인수하며 ‘우주 기반 AI 컴퓨팅’이라는 전대미문의 도전에 나선다. 이는 단순한 기업 합병을 넘어 지상의 전력 및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인류의 의식을 우주로 확장하려는 머스크의 거대 전략이 본격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2일(현지시간) 머스크 CEO는 스페이스X의 xAI 인수 소식을 공식 발표하며 “지구와 우주를 아우르는 가장 야심 차고 수직 통합된 혁신 엔진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를 통해 xAI는 스페이스X의 완전 자회사가 되며, 합병 법인의 기업가치는 약 1조2500억 달러(약 182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머스크는 이번 합병에 대해 “스페이스X와 xAI의 사명(使命)에서 단순히 다음 장(章)이 아니라 다음 책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사의 합병 전 기업가치는 스페이스X가 8000억 달러, xAI가 2300억 달러 수준이었으나, 우주와 AI의 결합이 만들어낼 시너지가 반영되며 몸값은 더욱 치솟았다. 주당 가격은 약 527달러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스페이스X의 독보적인 발사체 기술과 xAI의 고도화된 지능이 결합함으로써 테슬라, 스타링크 등 머스크의 다른 사업군과 연계된 거대 생태계가 탄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상은 좁다”… 궤도 위 ‘지각 있는 태양’ 구축 본격화
스페이스X와 xAI의 결합은 이제 단순한 비즈니스 차원을 넘어 우주 시대의 주도권을 결정지을 거대 프로젝트로 급부상했다.
머스크가 양사간 합병을 추진하는 핵심 명분은 ‘전력’과 ‘확장성’이다. 그는 현재 지상 기반 데이터센터가 직면한 에너지 부족 문제를 지적하며, AI를 위한 전 세계 전력 수요는 지역사회와 환경에 큰 부담을 주지 않고서는 지상에서 충족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머스크가 제시한 해결책은 태양광 발전을 통해 구동되는 우주 데이터센터, 이른바 ‘지각 있는 태양(Sentient Sun)’이다. 그는 “우주가 인류의 거대한 ‘두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머스크는 2∼3년 내에 우주에서 AI 컴퓨팅을 생성하는 것이 가장 저렴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구체적으로는 연간 100만 톤의 위성을 발사해 매년 100GW(기가와트)의 연산 능력을 추가하고 궁극적으로 연간 1TW(테라와트)까지 용량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을 밝혔다. 실제로 스페이스X는 최근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최대 100만 기의 인공위성 발사 허가를 신청하며 우주 연산 망 구축을 위한 실무 작업에 돌입했다.
머스크는 이번 합병이 스페이스X의 사명인 ‘우주 탐험’과 xAI의 사명인 ‘우주 이해’의 결합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이를 통해 인류 문명이 구소련 천문학자 니콜라이 카르다쇼프가 정의한 1단계(행성급) 문명에서 2단계(항성급) 문명으로 진입하는 첫발을 내디딜 것이라고 선언했다.
우주 데이터센터를 통해 확보된 막대한 연산 능력과 자금은 향후 달 기지 및 화성 기지 건설, 그리고 인류의 우주 확장을 가속하는 동력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머스크는 SNS를 통해 “의식의 빛이 별들에까지 이르게 하겠다”며 우주 전체를 이해하는 지능형 시스템 구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합병 소식은 국내 증시에도 강한 파동을 일으켰다. 특히 2022~2023년 스페이스X에 2억7800만달러(약 4107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던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20∼30% 폭등했다.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벤처투자 등은 스페이스X의 가치 상승에 따른 막대한 평가 이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머스크가 테슬라, 엑스(X), 스페이스X 등 여러 기업의 CEO를 겸임하며 발생하는 기술 독점 문제와 이해충돌 가능성 때문에 규제 당국이 이번 인수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주와 AI라는 인류의 미래 핵심 기술이 한 개인의 손에 집중되는 것에 대한 국제적인 경계 심리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김태형 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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