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총회장이 직접 파기하시라"… 이만희, 로비 문건 보고·승인 정황

이유지 2026. 2. 4.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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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유착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 고검장)가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로부터 로비 관련 문건을 보고받고 승인한 단서를 포착했다.

합수본은 당시 이 총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수사와 재판을 받으면서 교단이 수세에 몰리자 이를 극복하려 전방위 로비에 나섰을 것으로 의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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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검사 출신 김모 변호사 '사법리스크' 관리
문건 주며 "로비로 볼 수 있으니…" 보안 당부
"이만희, 굉장히 좋아해… 이희자 일 시켜야"
2심 재판, 국힘 경선 전 '필라테스' 전개 시점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오른쪽) 총회장이 2020년 11월 보석으로 석방된 후 경기 의왕 자택에서 김모(가운데) 변호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독자 제공

정교유착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 고검장)가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로부터 로비 관련 문건을 보고받고 승인한 단서를 포착했다. 합수본은 당시 이 총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수사와 재판을 받으면서 교단이 수세에 몰리자 이를 극복하려 전방위 로비에 나섰을 것으로 의심한다.

3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합수본은 전직 신천지 청년회장 A씨와 김모 변호사가 2021년 6월 9일 나눈 통화 녹취 등을 확보해 사실관계를 재구성하는 중이다. 통화에서 김 변호사는 A씨에게 직전 만난 이 총회장 부부와의 대화 내용을 전달하면서 로비 계획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 보고가 이뤄진 정황을 일부 암시했다.

김 변호사는 통화에서 "(이 총회장이) 굉장히 흔쾌하게 보고받고 좋아하셨다"며 "'로비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문건은) 다른 사람 손에 들어가면 안 된다, 보여주면 안 된다'고 했더니 (이 총회장이) '알겠다'고 하더라"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로부터 보안 관련 주의를 받은 이 총회장이 즉시 해당 문건을 "백지가 보이는 방향으로 뒤집더라"는 전언도 이어진다. 아울러 김 변호사는 "보시고 나서 지금 필요 없으면 총회장님이 직접 파기하시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 총회장(가운데)이 2020년 11월 보석 석방 직후 이희자 한국근우회장과 면담하고 있다. 독자 제공

신천지와 정치권, 법조계 사이 가교 역할을 한 인물로 지목되는 이희자 한국근우회 회장에게 후속 임무가 주어진 것으로 의심되는 대화도 있다. A씨가 "장로님(김 변호사)이 보고드린 내용에 대해선 (이 총회장이) 전혀 이견이 없었던 것이냐"라고 묻자, 김 변호사는 없었다며 "'이 회장에게 전화하셔서 일을 시키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답했다. 이후 A씨는 이 회장에게 이 총회장이 전화하기 전 미리 언질을 해두겠다고 말한다. 한 전직 신천지 간부는 "이 회장이 법조계 인맥도 좋은 것으로 유명한데, 당시 '일을 시킨다'는 게 재판 로비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합수본은 이들 통화가 이뤄진 시점에 주목한다. 이 총회장이 감염병예방법 위반, 횡령, 업무방해 등 혐의 2심 재판을 준비하던 때로, 김 변호사는 정치권, 법조계 로비를 위해 조직된 '상하그룹' 일원으로 꼽힌다. 그는 2020년 11월 이 총회장 보석 석방에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총회장이 김 변호사에게 "재판부 접촉하고 애 많이 썼다"고 말했다는 녹취도 존재한다. 본보는 김 변호사에게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모두 닿지 않았다.

또한 국민의힘 20대 대선 경선 전 교인들을 책임당원으로 가입시키려 2021년 5월부터 전개한 이른바 '필라테스 작전'과도 시점이 맞물린다. 이 총회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 관련 "압수수색을 막아준 은혜를 갚아야 한다"고 말했다는 관계자 진술도 나왔다. 합수본은 우선 정당법 위반, 업무방해 혐의로 지난달 30일 신천지 총회 본부, 평화연수원과 총회 법무부장을 비롯한 관련자 휴대폰 등을 압수수색했다. 향후 정치권, 법조계 대가성 청탁과 금품 여부도 살필 방침이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위용성 기자 up@hankookilbo.com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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