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개 캐릭터 와르르… 블록버스터급 상상력 ‘대륙의 애니’

중국에서 관객 수 3억명을 돌파하며, 역사상 가장 흥행한 애니메이션이 된 ‘너자2’가 25일 국내 극장에서도 개봉한다. 주인공 너자는 악한 본성을 품고 태어났지만, 부모의 사랑으로 타고난 운명을 극복한 악동이다. 팬더를 닮은 짙은 다크서클과 돼지 코가 특징인 개성파 캐릭터로, 중국 현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너자2’는 신선·용·요괴들이 얽힌 거대한 전쟁 속에서, 너자가 가족과 친구를 지키기 위해 맞서 싸우는 모험담을 그린다. 16세기 명나라 시대 고전소설 ‘봉신연의’를 현대적으로 각색했다. 선과 악의 이분법에서 벗어나, 악하게 태어난 영웅이 가족과 친구, 자유 의지를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한계 없는 상상력과 장대한 액션이 펼쳐지는 블록버스터급 애니메이션으로, 이른바 ‘대륙의 스케일’을 체감할 수 있다.

제작비 8000만 달러(약 1160억원), 제작 기간은 5년. 중국 전역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138곳에서 인력 4000명 이상이 참여했다. 용의 발톱이 하늘을 가르자 용암이 쏟아지고, 바다가 갈라지며 용궁이 솟아오르는 등 이제껏 본 적 없는 장관이 이어진다. 신·요괴·인간이 뒤엉켜 맞붙는 후반부 전투 장면에는 2억개의 캐릭터가 쏟아지면서, 메뚜기 떼를 연상시키는 인해전술을 펼친다.
소위 말하는 ‘중국판 국뽕’ 요소가 없지는 않지만, ‘장진호’나 ‘난징사진관’처럼 노골적인 애국 영화와는 결이 다르다. 반미(反美) 코드는 은근히 숨겨져 있다. 최종 빌런인 무량신선이 사는 ‘옥허궁’은 백악관처럼 새하얗고, 적을 가두는 무기에는 달러 문양(弗)을 닮은 무늬가 새겨져 있다. 무량신선은 스스로를 정의라 포장하면서, 뒤로는 약자를 짓밟는 위선적인 존재로 그려진다. 다만, 의식적으로 들여다보지 않으면 지나칠 만한 수준으로 영미권에서도 “중국 애니메이션 산업의 예술적 성취를 보여준다”(뉴욕타임스)는 호평을 받았다.

무협지에서 볼 법한 시원하고 호쾌한 액션은 강점인 반면, 한국 정서와는 거리가 먼 배설 유머(화장실 유머)는 눈살이 찌푸려진다. 중국 고전과 신화를 모티브로 한 만큼 중국색이 강하지만, 한국 배우들의 더빙이 문화적 장벽을 낮춘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송혜교의 아역으로 출연했던 정지소가 너자 역을 맡아 장난기 넘치는 목소리부터 선이 굵은 감정 연기까지 너끈히 소화한다. 미워할 수 없는 악역 무량신선과 너자의 스승을 연기한 손현주·고규필의 재치 있는 목소리 연기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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