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세입자 낀 다주택자, 어떻게 '탈출'하란 말인가

2026. 2. 4.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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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강경한 부동산 메시지를 발신하는 이재명 대통령은 3일에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내란조차 극복한 위대한 대한민국인데 명백한 부조리인 부동산 투기를 못 잡겠느냐"고 했다.

문제는 집을 팔고 싶어도 팔 수 없는 '세입자를 낀 수도권 다주택자'다.

하지만 다주택자가 보유한 매물 상당수는 세입자를 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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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및 보완 방안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연일 강경한 부동산 메시지를 발신하는 이재명 대통령은 3일에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내란조차 극복한 위대한 대한민국인데 명백한 부조리인 부동산 투기를 못 잡겠느냐"고 했다. 특히 다주택자를 향해 "이번이 마지막 탈출 기회"라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선 구윤철 경제부총리에게 "언젠가는 또 풀어줄 거라는 기대가 0.1%도 없도록 원천 봉쇄하라"고 거듭 주문했다. 다주택자가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는 5월 9일까지 집을 팔지 않으면 나중에 큰 손실을 볼 거라는 뜻이다.

모든 다주택자를 악마화하는 건 적절치 않지만, 정부 의도대로 수도권 130만 다주택자들이 너도나도 집을 내놓아 시장이 안정될 수만 있다면 박수 받을 일이다. 문제는 집을 팔고 싶어도 팔 수 없는 '세입자를 낀 수도권 다주택자'다. 작년 10·15 대책으로 기존 강남3구와 용산구에 더해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이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묶였다. 토허구역 내에서 집을 사려면 2년간 반드시 실거주를 해야 한다.

하지만 다주택자가 보유한 매물 상당수는 세입자를 끼고 있다. 임대차 계약이 남아 있다면 실거주를 위해 세입자와 퇴거 협의가 이뤄져야 매매가 가능하다. 세입자가 거부하거나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면 거래 자체가 불가능하다. 중과가 임박했는데 퇴로가 꽁꽁 막혀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안일하게 방치해 온 다주택자 탓이 크지만, 시장에서 재연장 기대감이 높다는 걸 알면서도 불과 보름 전까지도 확실한 중단 메시지를 내지 않은 정부 책임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작년 10월 갑자기 조정대상지역과 토허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에 집을 가진 다주택자는 대비할 시간조차 없었다.

호통과 윽박만으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킬 순 없다. '실용 정부'의 모습을 부동산 대책에서도 보여줘야 한다. 구 부총리가 국무회의에서 "세입자가 있어 매도가 어려운 매물의 예외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고한 건 늦었지만 다행스럽다. 한시적으로라도 1주택자에 한해 실거주 규제를 풀어주는 등 퇴로를 열어주는 게 마땅하다. 팔 수 없는데 팔라고 다그치면 어쩌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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