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서 '검찰 수사 성과' 띄워준 이 대통령… 여권 강경파와 온도 차

우태경 2026. 2. 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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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3일 국무회의에서 민생 수사 성과를 보고했다.

검찰총장의 국무회의 참석에 이어 검찰의 수사 성과 보고는 이례적인 모습이다.

구 직무대행은 이날 청와대에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설탕·밀가루 업체의 가격 담합 및 전력업체의 한국전력공사 입찰 담합을 적발한 수사 성과를 보고했다.

2주 전 구 직무대행이 국무회의에 참석한 데 이어, 이날은 검찰이 성과 홍보를 위한 판을 마련해 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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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한 건 잘했다 칭찬해주자" 이어
검찰 민생수사 성과 홍보판 깔아줘
'검찰 악마화' 여권 강경파와 인식차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 국민에 줘야"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4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3일 국무회의에서 민생 수사 성과를 보고했다. 검찰총장의 국무회의 참석에 이어 검찰의 수사 성과 보고는 이례적인 모습이다. 검찰 조직 자체를 강하게 비판해 온 여권 강경파와 인식을 달리해 온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담겼다는 해석이 나왔다.

구 직무대행은 이날 청와대에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설탕·밀가루 업체의 가격 담합 및 전력업체의 한국전력공사 입찰 담합을 적발한 수사 성과를 보고했다. 총 9조9,404억 원 규모의 불법 담합 행위를 적발한 검찰의 대대적 성과가 국무회의 생중계를 통해 전파됐다. 이 대통령이 전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검찰이 큰 성과를 냈다. 잘한 건 잘했다고 칭찬해 주시기 바란다"고 소개한 사례이기도 하다.

2주 전 구 직무대행이 국무회의에 참석한 데 이어, 이날은 검찰이 성과 홍보를 위한 판을 마련해 준 셈이다. 발언 기회가 없었던 지난번 회의와도 성격을 달리하는 지점이다. 민생 범죄 적발 사례를 통해 검찰에 씌워진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평소 인식과도 무관치 않다. 검찰의 권한 남용을 억제하기 위한 제도 손질은 필요하지만, 모든 검사들을 악마화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는 검찰에 대한 노골적인 거부감을 드러내며 최근 보완수사권 논의도 원천 차단해 온 여권 강경파와 인식 차이가 드러난다. 이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검사들이)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면서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예외적으로 인정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검찰을 향한 뼈 있는 농담도 잊지 않았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국무회의에서 기업이나 기관들이 자발적으로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기부에 동참할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장관이 세상 험한 걸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 (그렇게 할 경우) 현재 검찰 입장은 제3자 뇌물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 업무와 관계있는 기업들에 정부 이름으로 기부를 받는다면 제3자 뇌물죄로 감방에 가게 된다"며 "이재명 사례에 의하면 다 제3자 뇌물 기소"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북 송금 사건과 성남FC 사건에서 제3자 뇌물죄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담합 수사 보고 과정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권한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공정위 고발을 통해서만 독점 및 불공정거래를 수사할 수 있도록 한 '전속고발권'이 자칫 선택적 기소 등 권한 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것이다. 이어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든지 아니면 일정 숫자 이상의 국민들에게 고발권을 주든지 그렇게라도 (권한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이지원 인턴 기자 jiwon1225@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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