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카페리에 나는 저가항공… 선박 고급화 전략으로 ‘활로’ [한중 교류 첨병 한중카페리·(3-2)]
새 도약 준비하는 카페리
“모텔 수준 커녕 도미토리 실망”
시간 단점 승선정원 줄여 ‘건조’
전자상거래 화물 특화 물류서비스
컨테이너보다 빠르지만 통관 막혀

한중카페리는 코로나19 이후 전자상거래 화물 유치와 관광 상품 다각화 등으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지만 최근 들어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저가 항공편이 확대되면서 또 다른 위기를 맞고 있다. 인천발 중국 노선이 증가하면서 항공 요금이 이전보다 저렴해진 데다 중국 내 공장들이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많이 이전하면서 물동량 확보도 수월치 않은 상황이다.
항만 업계는 한중카페리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소비자들이 항공편이 아닌 한중카페리를 선택할 수 있도록 선박을 고급화하고, 전자상거래 화물 등에 대한 통관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정책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 항공편과 경쟁 뒤처지는 한중카페리…고급화로 새로운 활로 모색
한중카페리는 쾌적한 환경에서 바다를 만끽하며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항공기보다 이동 시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다. 선박 노후화 등으로 선실 내외부 환경이 나빠질 경우 소비자들이 굳이 배를 선택해야 할 이유는 사라지게 된다.
지난달 인천에서 중국 칭다오로 가는 한중카페리에서 만난 한 승객은 “선박에 숙박 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적어도 한국 모텔 수준의 숙박 환경을 기대했다”며 “사실상 게스트하우스나 기숙사에서 사용하는 ‘도미토리’ 형태의 방이 많아 실망스러웠다”고 아쉬워했다.
한중카페리 선사들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해 새로 건조하는 선박의 경우 승선 정원을 대폭 줄이는 추세다. 10명 이상이 함께 쓰는 방을 없애고, 2~4명이 이용할 수 있는 객실을 늘려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위동항운 주앙 옌 부사장은 “인천과 칭다오를 오가는 항공기가 하루 20차례가 넘게 운항하는 상황에서 16시간이나 배를 타야 하는 한중카페리는 교통수단으로서의 매력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라며 “새로 건조하는 배는 승선인원을 기존 선박의 절반 이하인 300명 규모로 줄여 승객들에게 소규모 크루즈를 타는 것과 같은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중카페리 선사들의 선령 제한(30년) 시기가 도래하면서 선박 고급화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 한중카페리선은 관련법에 따라 건조된 지 30년이 지나면 운항할 수 없다. 이런 법령에 따라 현재 4개의 선사가 신규선 건조를 준비하고 있다.
선사들은 한중카페리가 한중 교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신규 선박 건조시 저리 대출 등의 정책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중카페리 협회 관계자는 “환경 규제에 맞는 새로운 선박을 건조하려면 수천억원의 비용이 들어 자금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에서 저리로 대출을 제공하는 등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화물은 하루 만에 오는데…길어지는 통관에 애먹는 업체들
한중카페리는 중국 내부에서 전자상거래 화물 운반에 특화된 물류 서비스로 인식되고 있다. 한중카페리 항로가 몰려 있는 산둥성 지역 뿐 아니라 광저우나 닝보, 선전 등 남중국 지역의 전자상거래 화물도 육로를 거쳐 웨이하이, 칭다오로 운반된 뒤 한중카페리에 실려 인천항으로 들어온다. 남중국 인접 항에서 컨테이너에 실어 한국으로 가는 것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지난해 인천항에서 처리된 전자상거래 화물은 2만6천27t으로 국내 항만 중 가장 많다.
하지만 전자상거래 화물을 처리하는 물류 업체들은 인천항의 통관 시간이 너무 길어, 한중카페리의 장점을 상쇄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중카페리를 이용하면 14~18시간 이내에 화물을 한국까지 운반할 수 있지만, 통관 과정에서 이틀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다는 게 이들 업체의 설명이다. 전자상거래 상품은 배송 시간이 중요한데, 통관 시간이 길어지면 그 만큼 물류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웨이하이의 한 전자상거래 물류 업체 관계자는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 등 중국 내 대형 C-커머스 업체는 제품 배송이 늦어지면 벌점을 부과하기 때문에 통관으로 인한 문제가 계속될 경우 물류 업체들은 다른 방안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며 “전자상거래 화물이 너무 많아 통관이 계속 지연되는 만큼, 관세 당국에서 추가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웨이하이/김주엽 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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