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어선만 웃는 ‘꽃게잡이 규제’ [차별받는 인천 어민·(3)]

조경욱 2026. 2. 3.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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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바다’ 두고 이득 하나 없어… 자원량 파악없는 TAC 멈춰야
FAO 기준 中 어획량 ‘4.1%’ 수준
우리나라 EEZ서조차 덜 잡히는 등
회유성 어종 두고 어긋난 ‘보호’ 취지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우리나라의 꽃게 어획량은 1만8천975t으로 중국(46만1천683t) 어획량의 4.1% 수준이었다. 사진은 인천 옹진군 연평도 인근 NLL(북방한계선)에서 조업을 하고 있는 중국어선 모습. /경인일보DB

인천 어민들을 옥죄고 있는 꽃게 TAC(총허용어획량) 제도가 중국어선만 득을 보게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해(황해) 먼 바다와 동중국해까지 활동하는 회유성 어종인 꽃게에 대한 우리나라의 일방적 TAC 적용이 어족자원 보호라는 본연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옹진군 연평도에서 40년 가까이 꽃게 조업을 이어온 박태원(65)씨는 해양수산부의 TAC(총허용어획량)에 대해 “중국어선만 어획량을 늘려주는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2000년대 초부터 우리나라 어장에 불법 중국어선 출몰이 급증하기 시작했는데, 비슷한 시기 시작된 꽃게 어획량 규제는 우리나라 어민에 한정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씨는 “중국어선이 잡는 꽃게와 우리가 잡는 꽃게가 다르지 않다. 그런데 같은 바다에서 우리만 어획량을 제한받고 야간 조업도 불가능한 기형적 구조”라며 “중국어선은 어법도 가리지 않아 밤낮 없이 ‘쌍끌이’로 바닥까지 꽃게를 싹쓸이한다”고 했다.

인천 어민들에게 중국 어선 출몰은 익숙한 풍경이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중국어선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지난해 하루 평균 97척(하루 최대 287척)이 출현했다. 연도별로는 하루 평균 2020년 51척(〃172척), 2021년 68척(〃235척), 2022년 75척(〃183척), 2023년 94척(〃267척), 2024년 89척(〃264척) 등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중국어선의 조업이 허가되는 우리나라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도 지난해 하루 평균 160척(하루 최대 701척)이 관측됐다.

이 중국어선들은 모두 TAC 적용을 받지 않는다. 중국어선이 잡아가는 꽃게 양은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국가별 수산통계자료로 가늠할 수 있다. 2023년 기준 북서태평양(FAO 61해구)에서 중국 꽃게 어획량은 46만1천683t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1만8천975t으로, 중국의 4.1% 수준에 그쳤다. → 그래프·표 참조


북서태평양에서 꽃게가 주로 잡히는 해역은 서해와 동중국해에 한정된다. 꽃게는 동중국해에서 겨울을 난 후 우리나라 앞바다로 회유하는 어종이다. 꽃게는 양쪽 해역을 오가는데 해수부가 꽃게 자원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유독 인천 어민들에게만 TAC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바다를 공유하는 중국과 일본이 함께 어족 자원량을 파악하지 않는 이상 회유성 어종에 대한 해수부의 TAC 규제는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심지어 우리나라 EEZ 안에서도 중국이 꽃게를 더 많이 잡는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서호주대학교의 연구 프로젝트인 ‘씨어라운드어스’(SeaAroundUs)가 FAO 통계를 기반으로 추정한 한국 EEZ 내 어획량을 보면 2018년 꽃게 어획량은 중국이 2만1천83t으로 우리나라(1만3천33t)의 1.6배에 달했다. 2014~2017년에도 우리나라 EEZ에서 중국 어획량이 1.2배에서 1.7배까지 많았다.

정석근 제주대 해양생명과학과 교수는 “우리 어종 대부분은 기후변화에 따라 개체군 변동이 커 적정 어획량을 산정하기 어렵다”며 “주변국 EEZ로 자유롭게 다니는 회유성 어종을 대상으로 국제 공조 없이 우리나라만 하는 수산자원 평가와 이를 토대로 산출하는 TAC가 얼마나 신뢰받을 수 있겠느냐”고 했다. 그는 또 “서해와 동중국해 등에 꽃게가 얼마나 있는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어획활동으로 어류 자원이 사망하는 비율도 모르면서 TAC를 하는 것은 ‘난센스’”라며 “꽃게 TAC로 인천과 타 지역 어민 간 갈등을 부추기는 해수부 관행도 없어져야 한다. TAC를 중단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해법”이라고 말했다.

/조경욱 기자 imj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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