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칼럼] 특별법 없는 통합은 허상, 마창진 후유증 잊었나- 정쌍학 경남도의원(국민의힘, 창원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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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칭은 경남부산특별시로, 약칭은 부산특별시로 하자.
정부는 지역명칭만 이어 붙이면 통합이 저절로 되는 줄 아는가.
올해 경남도의 예산 규모가 14조2845억원임을 감안할 때, 연 2조5000억원은 결단코 통합의 모든 리스크를 상쇄하는 비용이 아니다.
경남도가 요구하는 통합 기본법을 제정하여 과감한 자치권을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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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칭은 경남부산특별시로, 약칭은 부산특별시로 하자. 타 지역에서 들려오는 소식에 나도 모르게 가정해 봤다. 정부는 지역명칭만 이어 붙이면 통합이 저절로 되는 줄 아는가. 경남의 고유성을 지우고 부산의 위성도시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도민의 우려는 안중에도 없다.
방방곡곡 광역단체의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정부는 4년간 최대 20조원 지원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숫자의 이면을 냉정하게 들여다보자. 4년간 나누어 지급되는 돈이다. 단순 계산하면 연간 5조원꼴이고, 경남과 부산이 나누면 각 지역에 돌아가는 혜택은 연간 2조5000억원 남짓이다. 올해 경남도의 예산 규모가 14조2845억원임을 감안할 때, 연 2조5000억원은 결단코 통합의 모든 리스크를 상쇄하는 비용이 아니다. 지원 기간이 끝나면 비대해진 통합 지자체의 운영 비용과 행정 수요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부담으로 전가된다. 영구적인 재정 분권 없이, 반짝이는 허상에 기대어 통합을 서두르는 것은 미래 세대에 사회갈등 비용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처사다.
경남도는 최근 확고한 입장을 표명했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경제산업수도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자치입법권 및 자치조직권 확대, 국세 대 지방세 비율 6:4 상향 조정 등 자주재정권 확립, 우주항공 복합도시 및 남해안권 개발 등 지역경제·산업 진흥 특례를 핵심 과제로 꼽았다.
방향은 옳다. 그런데 문제는 실행력이다. 경남도가 요구하는 이러한 특례들은 현행 법령 체계에서는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해답은 중앙정부에 있다. 정부는 20조를 빌미로 통합을 부추겨놓고 뒷짐만 져서는 안 된다. 경남도가 요구하는 통합 기본법을 제정하여 과감한 자치권을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특히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현행 7.5:2.5에서 6:4 수준으로 획기적으로 조정하지 않는다면, 통합 지자체는 무늬만 광역정부일 뿐 중앙의 교부금에 목을 매는 식물 지자체로 전락할 것이다.
과거로 잠시 돌아가자. 이미 15년 전, 전국 최초 자율 통합의 화려한 수사로 출범한 통합 창원시의 뼈아픈 교훈을 새겼다.
당시에도 시청사는 마산에, 상징물은 진해에 두겠다는 약속은 있었다. 15년이 지난 지금 남은 것은 무엇인가? 통합 시청사는 옛 창원에 남았고, 마산과 진해에는 자치권 없는 빈껍데기 구청만 남겨졌다. 지속되는 마산 제2청사 건립 논란과 창원NC파크 마산구장이라는 기괴한 명칭은 어그러진 약속과 무리한 통합이 낳은 슬픈 자화상이다.
지금 논의되는 발전기금이나 정부의 한시적 지원도 마찬가지다. 법적 구속력 없는 약속은 언제든 휴지 조각이 될 수 있다. 중앙정부는 통합 지자체가 스스로 성장 동력을 만들 수 있도록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그린벨트 관리계획 승인 권한 이양 등 실질적인 권한을 내려놓아야 한다. 이것이 전제되지 않은 통합은 속 빈 강정이다.
주민 없는 통합은 없다. 가장 중요한 대전제다. 마창진 통합 당시 주민투표 없이 밀어붙였던 과오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삶의 주체는 누구인가? 지역의 삶을 살아가는 주민만이 결정할 수 있다.
정쌍학 경남도의원(국민의힘, 창원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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