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선 한동훈, 멀어진 이준석, 벼르는 전한길…장동혁의 ‘딜레마’
의총에선 “내란동조 ‘윤 어게인’에 동조한 적 없어”
전당대회 당시 ‘張 공개 지지’ 선언했던 전한길
귀국 후 “장동혁, 누구와 갈지 선택해야” 압박
이준석 “장동혁, 황교안과 비슷” 연대론에 선 그어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12·3 계엄은 반국가세력에 맞서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라는 시대적 명령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은 이제 물 건너갔다."(2025년 3월22일, 세이브코리아 주최 강원 집회에서)
"2024년 12월3일 선포된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이었다. 과거의 잘못된 부분을 깊이 반성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2026년 1월7일, 기자회견에서)
"계엄옹호나 내란동조, 부정선거와 같은 '윤 어게인' 세력에 동조한 적 없다. 이런 부분 관련해서 말 한마디, 숨소리 하나 신중하게 선택해서 발언해왔다."(2026년 2월2일, 의원총회에서)
'장동혁의 진심'은 무엇일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본격적인 중원 공략에 나선 가운데, 12·3 불법 비상계엄에 대한 그의 판단과 과거 발언의 진의를 두고 친한(親한동훈)계뿐 아니라 그를 지지하는 친윤(親윤석열)계 지지층에서도 비판이 가열되는 모습이다. 장 대표가 정치적 유불리, 상황에 따라 자신의 정견을 쉽게 뒤바꾸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장 대표가 풀기 어려운 '딜레마'에 처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동훈 내친 張에 이준석도 '손절' 기류
최근 국민의힘은 극심한 내홍에 직면한 상황이다. 장동혁 지도부가 한 전 대표 제명을 의결하자 친한계는 물론 당 내부에서 '장동혁 퇴진론'이 분출되고 있다. 김용태 의원 등 당내 소장파 그룹이 장 대표의 재신임 여부를 '전 당원 투표'에 붙여야 한다고 주장한 가운데, 원외의 오세훈 서울시장은 "'장동혁 디스카운트'에 지방선거에서 패할까 속이 숯검댕이"라며 장 대표의 퇴진을 촉구했다.
한 전 대표 제명을 도화선 삼아 보수층의 대립이 극심해졌지만, 장 대표 측은 '반전의 자신감'을 잃지 않고 있다. 장 대표가 전날 의총에서 '윤 어게인 세력과의 단절'을 자신한 가운데, 친윤계 일각에선 '달라진 장동혁'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내전이 진압됐으니 이제 본격적인 대여 투쟁, 중원 공략에 나설 수 있게 됐단 주장이다.
국민의힘의 원내 한 관계자는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이 '뺄셈 정치'라고 하는데, 그랬으면 한 전 대표가 있을 때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 올랐어야 한다"며 "무엇보다 '한동훈보다 나은 대체제'는 정치권에 충분히 있다. 당장 이준석 대표와의 연대 카드가 살아있고, (중도 확장을 위한) 장 대표만의 '복주머니'가 앞으로 하나씩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장동혁이 한동훈 대신 이준석으로 개혁보수 표심을 잡을 것'이라던 정치권 일각의 전망, 국민의힘 일각의 기대는 일단 엇나간 모습이다. 이른바 '쌍특검'(공천헌금·통일교 특검)을 고리로 연대를 모색했던 개혁신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과 다시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 중심의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장 대표는 2022년 당시 총선을 앞두고 황교안 대표가 유승민을 주저앉히기 위해 한 것처럼 밖으로는 통합을 얘기하면서 자신의 잠재적 경쟁자를 다 빼고 통합할 것"이라며 "그것을 다 아는데 왜 내가 그 판에 들어가겠느냐"고 답했다. 선거 연대 가능성에 분명이 선을 그은 셈이다.

달라진 장동혁? 전한길이 내민 '尹어게인 청구서'
한동훈 전 대표 제명, 이준석 대표의 연대 거부로 장동혁 대표의 '산토끼 잡기'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보수 집토끼 사수'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전당대회 당시 그의 우군을 자처했던 '윤 어게인' 세력이 장 대표의 최근 행보를 문제 삼고 나서면서다. 이들은 장 대표가 최근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하고 윤 전 대통령과의 거리를 벌리려는 행보를 '배신'이라 규정했다.
당장 계엄 옹호 세력의 상징적 인물인 유튜버 전한길씨가 장 대표에게 '경고장'을 날렸다. 전당대회 당시 장 대표는 전씨를 "그 겨울 우리당을 지키자고 했던 사람"이라고 치켜세웠고, 그런 장 대표를 전씨는 공개 지지한 바 있다.
이날 귀국한 전씨는 장 대표를 향해 "대표가 되기까지 누구의 지지를 받았는지, 당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며 "장 대표는 누구와 갈지 분명히 선택해야 한다. 원칙을 버린다면 나 역시 장 대표를 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씨는 내란 선동 혐의 및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협박 등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장 대표가 사실상 '사면초가'에 몰렸다는 진단이 나온다. 지지 기반인 이른바 '윤 어게인' 세력과의 접촉면을 다시 넓힐 경우, 당내 친한계는 물론 중도층 민심에 촉각을 곤두세운 지방선거 출마 주자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당권 연임을 노리는 장 대표가 '절윤'(윤 전 대통령 세력과의 단절)을 선택하기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 측은 외부세력에 기대지 않는 '자강론'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셈법이다. 당명 개정과 외부 인재 영입, 청년을 위한 새 아젠다 발굴 등 대대적인 당 체질 개혁 작업에 착수,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장 대표는 4일 예정된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당이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 직접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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